"언론재단은 조중동재단?" 지원비 몰아주기 '심각'

지역 언론 고사 우려… 정부, 일부 인터넷 언론사엔 '광고 몰빵'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이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조중동) 등 이른바 3개 '메이저' 신문사에 편중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집계된 조중동 지원액은 74억여 원으로, 지역신문 53개사에 지원금을 다 합친 45억여 원보다 30억여 원 가량 많은 액수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21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고, "언론재단이 조중동 지원재단이냐"며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언론진흥재단은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종합일간지와 지역신문, 전문지 등 총 85개 신문사에 218억 77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조선일보가 27억 5000만 원 가량으로 가장 많았고, 중앙일보가 23억 5200만 원, 동아일보가 23억 1100만 원이었다. 총 74억여 원, 전체 지원 금액의 33.9%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지역신문 53개사에 지원한 44억 9900만 원으로 총액의 20.6%에 그쳤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은 '신문수송비 지원' 사업이다.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조중동에 대한 수송비 지원액은 모두 36억 4300만 원이었다. 반면, 지역신문들에 대해선 15억 원 지원에 그쳤다.

배 의원이 이날 국감에서 지원금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준 언론재단 이사장은 "메이저 3사(조중동)가 신문수송비의 70%를 차지한다. (그만큼 지원을 안 하면) 오히려 메이저 신문사 측에서 역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한다"며 항변했다.

배 의원은 "언론재단은 언론 전체 생태계를 생각해서 지원비를 운영해야 하는데 (이 이사장은) 전혀 공감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이 고갈 위기에 있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입맛에 맞는 언론들에 '광고 몰빵'을 했다는 지적은 앞서 한 차례 제기된 바 있다. 보수 성향 언론에는 광고료를 높게 책정하고, 진보 성향 언론을 상대적으로 홀대했다는 것.(☞관련기사 : "[단독] MB정부, 조선일보 광고비 90% 올려줬다")

정부가 입맛에 따라 광고를 몰아주는 행태는 인터넷 언론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인터넷 광고는 '랭키닷컴'에서 나오는 (매체 영향력) 순위에 따라 정부 광고가 집행이 돼야 하는데 2011년, 2012년 모두 4대강 광고 등이 <뉴데일리>, <데일리안> 등 특정 업체에만 몰아주기를 했다"며 "몰아주기라는 의구심을 지우려면 기준이 뭔지 자료를 제출하라"며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