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를 책정한 건설사와 분양 승인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가 분양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덕 테크노밸리에 건설되는 대우 푸르지오 2차 아파트에 대한 분양 승인권을 갖고 있는 유성구청이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 승인을 해주지 않자, 해당 건설 시행사인 솔렉스 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그동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높은 분양가는 자치단체가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도장을 찍어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자치단체의 분양가 검증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성구청과 건설사의 대치가 불거져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유성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건설업체 솔렉스는 48평형 132세대, 56평형 100세대, 61평형 70세대 등 모두 302세대를 분양하기로 하면서 유성구청에 평균 평당 분양가를 1055만 원으로 정해 분양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유성구 측은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분양가 하향조정을 솔렉스 측에 요구했고, 이에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시행사인 솔렉스는 협의 끝에 평당 분양가를 약 990만 원까지 낮췄다.
이에 유성구는 여전히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분양가를 더 낮출 것을 요구했지만 솔렉스 측이 더 이상은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유성구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올해 분양 승인된 한 아파트와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솔렉스 측은 100만 원 이상 높게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분양가 하향조정을 일부 받아들여 990만 원대까지 분양가를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 상태에서 분양 승인을 내주기는 힘들다는 것이 구청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유성구가 솔렉스가 책정한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올해 초 같은 지역에서 금실건설이 분양한 경남 아너스빌의 분양가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938만 원이었다. 즉 솔렉스 측이 지으려는 아파트의 적정 분양가도 930만 원대에서 책정돼야 한다는 것이 유성구의 입장인 것이다.
유성구의 한 관계자는 "솔렉스 측은 마감재를 고급으로 썼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남 아너스빌 아파트 역시 고급 마감재를 썼기 때문에 품질에서 별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솔렉스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구청과 분양가를 놓고 계속 협의를 벌이고 있다"면서 "분양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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