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함에 따라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의 갈등도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도입 반대가 당론은 아니다"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일부 기자들과 만나 "오픈 프라이머리는 사실 현행법대로 해도 상관은 없지만 저쪽(여당)의 개정안이 정당 간 중복 투표의 가능성을 막아뒀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당이 전날 제출한 개정안은 당원은 반드시 소속한 정당의 경선에만 참여하도록 하고, 일반 유권자도 한 정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다른 정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항을 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서는 아직 당에서 깊이 논의하지 않았으니까 도입을 반대하는 것이 당론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강재섭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하루만에 당 지도부 내에서 파열음이 난 것.
당원으로 한정한 경선 방식 보다는 당원이 아닌 지지자들까지 포함시킨 경선방식이 보다 파급력이 크다는 게 이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당원보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크게 높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유리한 룰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한나라, 대여 공세로 눈돌리기?
반면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정치적 꼼수'로 규정하면서 당 내 논란의 차단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정계개편, 개헌, 선거법 개정 등 세 가지로 판을 흔들려고 하고 있다"며 "한 마디로 도덕적이지 못하고 정당하지도 못하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주영 의원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오픈 프라이머리는 정당이 책임을 지는 정치가 아니라 그저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한 무책임한 꼼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종국에는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내 여론에서마저 최근 이 전 시장에게 역전당한 박 전 대표가 '반전의 승부수'로 오픈 프라이머리를 수용하는 카드를 던져 자신의 장기인 '대중적 인기몰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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