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국무총리가 올해 12월께 독자신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단 열린우리당의 통합신당론과는 선을 그었으나, 고 전 총리의 독자신당은 범여권 통합의 주도권 싸움을 위한 전초기지 구축으로 풀이된다.
"기존 정당 통합에는 참여 안해"
고건 전 총리는 2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 미래희망포럼 창립기념식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대통합신당 창당은 국민의 요구이며 시대적 요청이다"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께 창당 작업을 본격화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내가 말하는 국민통합신당은 특정정당에서 논의되는 것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면서 "나는 기존 정당 간의 통합에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열린우리당 내의 통합신당론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정부여당의 잘못 때문에 나라가 어려워 현재 여당이 아닌 대안으로서 새로운 국민통합신당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 내 오픈 프라이머리 참여에 대해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 중심의 재창당이라든지 그런 정당에서의 오픈 프라이머리에는 관심이 없다"며 "(창당의 방식은)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광장에서 만나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방식이 좋다고 본다. '헤쳐모여' 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현역의원 여러 명과 의견을 교환한 결과 대부분 국난을 타개하기 위한 신당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신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며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동안은 비공식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겠지만 적절한 시점에서는 '국민통합신당 원탁회의' 같은 대화기구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신당의 범위에 대해 그는 "국가정통성을 부정하는 세력, 냉전 수구세력, 좌우 양극단 세력을 제외하고 합리적인 진보세력에서부터 개혁적 보수세력까지 아우른다"며 "중도개혁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는 인사들은 어느 정당에 속해 있든지 함께 신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지키겠다고 공언하신 바 있다"고 말해 노 대통령 및 여당 내의 친노 세력과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고 전 총리가 이날 독자신당을 창당해 향후 범여권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함으로써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정계개편 논의에도 일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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