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국무총리와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만나 '중도개혁연합세력 구축'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자리에서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이 외부인사 영입을 위해 추진 중인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건 "與 중도세력연합에 힘 보태겠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24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2일 지인의 주선으로 고 전 총리와 회동한 일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고 전 총리가 지난 1998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서 나라가 잘 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에 고 전 총리는 "힘을 보태겠다"고 긍정적인 화답을 했다고 한다. 또한 김 대표가 "중도개혁연합세력을 구축하는 데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제의하자 고 전 총리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특히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선후보 선정을 위해 진일보한 제도개선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래도 열린우리당의 기득권이 어느 정도는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경계심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완전 국민경선제는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라고 답했다.
개헌 문제도 화제에 올랐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다르고 선거시기가 매번 어긋나서 정치적, 사회적 안정에 문제가 있다는 데 기본적으로 생각이 같았다"면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는 최소한의 개헌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나는 크게 봐서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고 전 총리와의 저녁식사는 합의나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매우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와 고 전 총리의 회동은 김근태 당 의장에게도 사전보고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특히 김 의장이 지난 20일 정계개편의 시기를 12월 초로 명시한 점을 거론하며 "앞으로 예상되는 정치적 변화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종종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발언과 관련해 고 전 총리는 22일 "연말에 우리 정치질서에 구조조정 움직임이 태동할 것"이라고 화답했었다.
김 대표는 한편 고 전 총리와의 회동 이전에 서울대 정운찬 전 총장과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총장 퇴임 전 한 번 만났다. 비밀회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중도개혁세력연합에 대한 얘기도 없었고, 정치를 한다 안 한다는 얘기도 없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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