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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느끼기 그리고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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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느끼기 그리고 찍기

[고현주의 꿈꾸는 카메라]<20> 김소라

사진가 고현주씨는 2008년부터 안양소년원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연재는 그 아이들이 소년원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찍어낸 사진을 소개하고 그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는 시소(SEESAW)라는 지원센터를 통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아이들이 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편집자>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찍어보자고 했다.

가능할까?
선생님의 요구를 이해는 하고 있을까?
이번 작업들은 나에게도 그렇고
이 친구들에게도 낯선 작업들이다.

소라는 속도를 찍겠다고 했다.
빠름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빠름, 속도의 이미지,
그걸 어떻게 찍어낼까?
무척 궁금해졌다.

사진을 이론적으로 배우면 셔터스피드를 이용해서 그 느낌을 찍을 수 있겠지만
난 처음부터 이론보다는 이 친구들의 감각을 사용해서 사진을 만드는 방법에
수업의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그들이 감각을 어떻게 사용해서 사진을 만드는지
그 과정이 정말 궁금해져왔다.


▲ ⓒ김소라
▲ ⓒ김소라

'소라야! 어떻게 찍었니?'
'막 뛰었어요. 뛰면서 렌즈도 보지 않고 찍었는데 괜찮네요.ㅋㅋ'
내가 원하던 바였다.
그제서야 나는 셔터스피드를 이용하여 속도를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다시 셔터스피드를 이용해서 찍어봤다.

결과는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소라는 자신이 직접 몸으로 움직이면서 표현하는 느낌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는 친구들에게 렌즈와 눈을 합체하지 말고 해체해서 찍어 보기.
카메라를 눈으로 보지 말고 손으로 들고 다니다가
직감적으로 '툭'하는 느낌이 오는 순간, 그 순간을 찍어보는 것.
그 순간을 예민하게 느끼는 연습을 하는 것도 감각을 키우는데
중요하다.

친구들 사진이 훨씬 더 재미있어지고, 그들의 감각적인 요소들이
눈에 읽히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은 거다.
상처 찍기, 오감 찍기, 흔적 찍기,
대부분 이번학기의 커리큘럼들이 심리적인 상태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이 친구들에게 살아 있는 날것의 느낌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찬란하고 생생하게 살아있어야 될 그들.

그 친구들의 본능을 카메라를 통해 거리낌 없이 드러내 보이는 순간
그들은 스스로 또 하나의 별빛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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