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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장기 가입자, 기초연금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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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 기초연금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정책쟁점 일문일답] 정부의 기초연금법안, 납득하기 어렵다

1. 2일 정부가 기초연금법안 입법 예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 내용이 정부가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표한 내용과 너무 달라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우선 2일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의 주요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연금 지급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소득 중하위 7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둘째, 노인 부부 모두 기초연금 수급자일 경우 기초연금액의 20%를 감액할 수 있다. 셋째, 기준연금액(2014년 20만 원)을 소비자 물가변동률에 연동시킨다. 넷째,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의 경우 기초연금이 0인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다섯째, 기초연금 비용 중 10~60%를 대통령령에 따라 지자체가 부담하게 한다.

2.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에 따르면 기준연금액(2014년 20만 원)을 소비자 물가변동률에 연동시킨다고 했는데요. 이것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원안과 어떻게 다릅니까?
⇨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원안에 따르면 A값, 즉 국민연금 가입자의 월평균소득(최근 3년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초연금으로 지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향후 10년간 개인 소득이 지난 10년처럼 70% 증가한다면 2023년이 되면 기초연금은 20만 원의 1.7배인 34만 원이 됩니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에 기초연금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A값 변동률을 적용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물가변동률을 적용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소비자 물가가 27% 상승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10년간 물가가 27%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2023년 기초연금은 20만 원의 1.27배인 25만4000원에 그치게 됩니다.

3. 과거 10년간의 소득‧물가 변화율이 미래 10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고 가정하고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원안에 따르면 10년 뒤 기초연금은 34만 원이다, 그런데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은 소비자 물가변동률을 적용했기 때문에 10년 뒤 기초 연금은 25만4000원에 그치게 된다, 이런 말이군요?
⇨ 그렇습니다.

4.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의 경우 기초연금이 0인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장기 가입자의 경우도 최소 10만 원은 보장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 정부는 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장기 가입자의 경우도 최소 10만 원은 보장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 제7조 2항을 보면 이와 전혀 다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제7조 2항의 골자는 이렇습니다. '기초연금 지급액은 기준연금액(2014년의 경우 20만 원)에서 A값에 조정계수를 곱하여 산출된 금액을 감액한 금액으로 한다. 다만 그 금액, 즉 기초연금 지급액이 0보다 작은 경우는 0으로 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장기 가입자의 기초연금을 최소 10만 원(2014년) 보장하려 했다면 이 단서 조항은 이렇게 바뀌어야 했을 겁니다. '다만 그 금액, 즉 기초연금 지급액이 10만 원(2014년)보다 작은 경우는 10만 원(2014년)으로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단서 조항이 이렇게 들어가야 합니다. '기초연금 지급액이 A값의 5%보다 작은 경우는 A값의 5%로 한다.'

5.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 따르면 10년 후 기초연금이 25만4000원에 그칠 것이라 했습니다. 이 법안에 담긴 수급액 규정을 현행법인 기초노령연금법과 비교하면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 현행 기초노령연금법 부칙 제4조의 2 제2항을 보면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을 2028년까지 A값의 10%까지 인상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10년 후가 되면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은 A값의 8.35%까지 인상되고 그 금액은 28만4000원이 됩니다. 즉 10년 후가 되면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은 28만4000원(34만 원의 83.5%)이 되어 이번에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안에 따른 기초연금 25만4000원보다 3만 원 더 많게 됩니다.

6. 현행 기초노령연금법에 따르면 15년 뒤인 2028년에는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이 A값의 10%가 된다고 했는데요. 그해에는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안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과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 15년 뒤인 2028년에는 기초노령연금 수급액이 A값의 10%가 되고, 또 박 대통령 공약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도 A값의 10%이기 때문에 두 제도상 최대 수급액 차이는 없어집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15년간 A값이 2배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박 대통령 공약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은 20만 원의 2배인 40만 원이 되고, 기초노령연금 수급액도 40만 원이 됩니다. 그러나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안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은 15년간의 물가상승률, 약 40%에 연동하기 때문에 20만 원의 1.4배인 28만 원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7. 이번에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안에 대한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에 대한 기초연금 삭감 부분인데요.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의 경우 기초연금이 어느 정도 삭감됩니까?
⇨ 입법 예고된 기초연금법안 제7조 2항에 그것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는데요. 이 법안에는 막연히 '기초연금 지급액은 기준연금액(2014년의 경우 20만 원)에서 A값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조정계수를 곱하여 산출된 금액을 감액한 금액으로 한다. 다만 그 금액, 즉 기초연금 지급액이 0보다 작은 경우는 0으로 한다'는 내용만 담고 있어 현재로서는 시뮬레이션이 불가능합니다. 법률이 조정계수를 명확히 규정해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데, 정부는 기초연금법안에서 이것을 대통령령에 위임했습니다.

8.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는 노인 부부 모두 기초노령연금 수급자일 경우 기초노령연금 부부 총액에서 20%를 삭감하여 지급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도 그 조항이 들어갔지요?
⇨ 내년 상반기에 소득 중하위 70% 계층에 해당하는 독신 노인의 경우 10만 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받게 됩니다. 반면 노인 부부 모두 기초노령연금 수급자일 경우 20만 원을 받는 게 아니라 그것의 80%인 16만 원을 받게 됩니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기초연금법안에도 그 조항이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에 국민연금 미가입자로서 소득 중하위 70% 계층에 해당하는 부부 노인의 경우 40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게 아니라 그것의 80%인 32만 원의 기초연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정부가 이런 조항을 넣은 것은 기초연금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9.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에 의하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이 달라집니다. 또 정부가 2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 조정계수는 2/3라고 합니다. 조정계수가 2/3일 경우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은 얼마나 됩니까?
⇨ 소득과 무관하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이면 16만 원 정도, 10년이면 10만 5000원 정도, 15년이면 4만2500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표]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에 따른 기초연금 수급액(단위 : 만 원/월)

▲ (주-1) 국민연금 균등 부분 급여는 가입자의 소득과 관계없이 동일함, 단 가입 기간에 따라 차이가 있음. (주-2) 국민연금 균등 부분 급여가 가입 기간에 정비례하지 않는 것은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이후 여러 차례 급여산식이 바뀌었기 때문. (출처) 국민연금관리공단 자료를 토대로 추정

10. 국민연금 수급액과 무관하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든다면 이것도 문제 아닙니까?
⇨ 정부는 국민연금 수급자의 생활 수준이 미가입자보다 높기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액과 무관하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을 줄인다고 하는데요. 매년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법안을 만들어도 되는 것인지 정말 걱정이 많이 됩니다. 아래 표를 보면 국민연금 수급자의 39%가 20만 원 이하의 연금을 받고 있고, 64%가 30만 원 이하의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막연히 국민연금 수급자의 생활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수급액과 무관하게 가입 기간에 따라 줄인다고 합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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