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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와대와 각 세운 진영에게 "도리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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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와대와 각 세운 진영에게 "도리 저버렸다"

[오늘의 조중동] 실세 장관? 알고 보니 '왕따' 장관이었던 진영

<조선일보>가 '항명성' 사표를 낸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맹비난했다. 기초연금 문제로 청와대와 마찰음을 빚은 진 전 장관이 무책임하게 사표를 냈다는 주장이다.

<조선>은 1일 자 사설 '진영 장관 누구를 위해 사퇴하는 것인가'에서 "과거 정권에서도 정부 정책 변경에 대한 당사자들의 반발을 자신이 떠안고 물러가겠다는 장관이나 고위 책임자들의 사퇴는 몇 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물러나는 장관이 청와대, 더 직접적으론 대통령과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이유로 내세우며 사퇴한 케이스는 보기 드물다"고 주장했다.

<조선>은 "진 장관은 정부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기로 한 데 대해 '나는 계속 반대했다. (사퇴는) 양심의 문제'라고 했다"며 "하지만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오랜 지론이었고 대통령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친박계 출신이자 대선 당시 정책위의장과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을 지낸 진 장관이 이 사실을 모르고 복지부 장관직을 수락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은 "물론 대통령과 장관 사이에 다른 의견이 전혀 없다면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대통령의 선택에 응해서 내각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견해차를 좁히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다른 견해가 채택될 경우엔 그것을 자신이 참여한 정부의 최종 정책으로 보고 추진하는 것 또한 정상적인 정부의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은 진 전 장관이 '항명'으로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정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정부의 부담이 최소화되는 시기와 방식을 택해 조용히 물러나는 것이 옳다"며 "그것이 국무위원의 도리이자 상식이다. 진 장관은 최악의 시기에, 잘못된 방식으로 물러나면서 이런 상식적 도리조차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 진영 전 장관. ⓒ연합뉴스

진영, 기초연금 논의에서 배제?

한마디로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이 거센 시점에 주무부처 실세 장관이 불쑥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이 '무책임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진 전 장관이 기초연금의 주무부처장이었고, 거기에 정권의 실세 장관이었는지는 미지수다.

알려진 바로는 진 전 장관은 최근 발표된 정부 기초연금안 확정 과정에서 내각과 청와대에서 사실상 '왕따' 수준의 따돌림을 받았다.

진 전 장관은 기초연금 차등지급안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가 아닌 '소득수준 연계안'을 강력히 추진했다. 국민연금에 연계하거나 소득수준에 연계하거나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국민 설득이나 국민연금 가입자의 반발을 막으려면 소득구간 연계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주무부처 장관의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가입자의 반발을 부를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라는 정부안에 찬성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종안은 수령액을 20만 원까지 올려 공약 후퇴 논란을 최소화하자는 청와대와 세수 부족을 감안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가 뭉쳐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안으로 결정됐다.

이 논의 과정에서 진 전 장관은 기초연금의 주무부처 장관임에도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8월 초 최원영 전 복지부 차관이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임명된 뒤 최 수석은 복지부 실무자들로부터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 등 대선공약 이행 방안을 직접 보고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진 전 장관은 최 수석과의 면담조차 거부당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진 장관은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이 들었다"면서 "해 보고 싶은 건 많은데 예산은 기재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행부가 꽉 쥐고 있어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에둘러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근혜 비위 거스르면 아무 것도 못 하는 내각

실세 장관도 아니었다. 새누리당조차 진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그는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박 대통령과 동고동락해온 친박(親朴) 가신그룹과는 달리 박 대통령이 개인적인 능력을 인정한 케이스라는 게 중론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 등을 두고 '탈박' 얘기가 있었을 만큼 친박계 실세들과는 여전히 소원하다. 당 내에서도 진 전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진 전 장관이 항명성 사표를 내자 새누리당 내에서 일제히 진 전 장관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세 장관이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내각이다. 그것이 진영 전 장관 사표 건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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