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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 대책, 기존 전세 대출보다 부담 더 큰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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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8.28 대책, 기존 전세 대출보다 부담 더 큰 '폭탄'

[정책쟁점 일문일답] <48> 8.28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 분석

1. 정부가 28일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주요 내용이 무엇입니까?
⇨ 정부가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8·28 대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수익 공유형 모기지, 손익 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겠다고 합니다. 둘째, 공공 분양 용지를 공공 임대 용지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합니다. 셋째, 월세 소득공제 등을 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월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합니다. 넷째, 중장기 추진 과제로 행복주택을 확대하고 주택 바우처를 도입하겠다고 합니다.

2.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 공유형 모기지, 손익 공유형 모기지를 도입한다는 것인데요. 먼저 수익 공유형 모기지의 개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 모기지(mortgage)란 금융기관 등이 주택을 담보로 저당증권을 발행하여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간단히 '주택담보대출'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이번에 정부가 도입한다고 하는 '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기금에서 집값의 최대 70%까지 1.5% 저금리로 모기지를 공급하고, 주택 매각 시 매각 차익의 일부를 주택기금에 귀속시키는 제도입니다.

3. 정부는 이 제도를 도입하면 서민들 주거 비용이 전세에 비해 1/4 정도 낮아질 것이라 하는데요.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요?
⇨ 정부가 이 제도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장했습니다.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몇 가지 가정을 전제로 제도 도입 효과를 추정했는데요. 그 가정들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것이었습니다.

4. 정부는 어떤 가정을 했나요?
⇨ 정부는 첫째, 8000만 원의 자기 자금을 가진 어떤 사람(A씨라 가정)이 수익형 모기지로 대출받은 경우와 전세로 사는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둘째, A씨가 선택하고자 하는 주택을 매매가 2억5000만 원, 전세가 1억7000만 원인 아파트로 가정했습니다. 셋째, A씨가 이 아파트를 수익형 모기지로 대출받은 경우 1억7500만 원을 1.5% 금리로 대출받는다고 가정했습니다. 넷째, 그가 전세로 산다고 가정할 경우 9000만 원을 금리 4.5%로 대출(전세 대출)받는다고 가정했습니다.

5. 정부는 A씨가 전세로 산다고 가정할 경우 9000만 원을 금리 4.5%로 대출(전세 대출)받는다고 가정했는데요. 이것이 현실성이 있나요?
⇨ 세상에는 독특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전세가의 절반을 금리 4.5%의 대출금으로 충당하는 사람들도 극소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정부가 극히 예외적인 사례를 끌고 와 정책 효과를 추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저는 전세 대출을 받는 사람들 대다수가 전세가의 10~20%를 대출받고 있으리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6. 일단 우리는 A씨가 전세가 1억7000만 원 중 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고 논의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 경우 정부가 주장한 수익형 모기지 도입 효과와 비교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옵니까?
⇨ 전세가 1억7000만 원인 아파트에 대해 대출금이 2000만 원이라면 자기 자금은 1억5000만 원입니다. 정부는 이때 자기 자금의 기회비용 금리를 2.64%라 가정했습니다. 예금 이자율이 그 정도라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정부의 계산식대로라면 이 경우 기회비용은 396만 원(자기 자금 1억5000만 원의 2.64%)입니다. 전세 대출 2000만 원에 대한 금리는 어느 정도일까. 정부는 4.5%라 가정했습니다. 정부의 계산식대로라면 이 경우 대출 이자는 90만 원입니다. 자기 자금의 기회비용과 전세 대출의 이자를 합치면 A씨의 주거비용이 나옵니다. 그것은 486만 원(=기회비용 396만 원+ 대출 이자 90만 원)입니다.

ⓒ정부의 8월 28일 보도자료를 토대로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작성.

7. 정부가 예로 든 아파트를 수익형 모기지를 활용하여 구입하면 결과는 어떻게 됩니까?
⇨ 정부가 예로 든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5000만 원이고, A씨의 자기 자금은 1억5000만 원입니다. 따라서 A씨는 그 차액인 1억 원을 수익형 모기지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 경우 A씨의 주거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위에서 설명했듯이 자기 자금 기회비용은 396만 원입니다. 그리고 1억 원의 수익형 모기지(금리 1.5%)에 대한 이자는 150만 원입니다. 둘을 합치면 A씨의 주거비용은 546만 원입니다.

8. 결과적으로 A씨가 전세가 1억7000만 원 중 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한 경우,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이 486만 원으로, 수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 546만 원보다 더 적군요?
⇨ 그렇습니다.

9. A씨가 전세가 1억7000만 원 중 4000만 원, 60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양자 간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표-1]에 나타나 있다시피 A씨의 일반 전세 대출금이 4000만 원인 경우,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과 수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은 동일하게 523만 원입니다. 그러나 일반 전세 대출금이 6000만 원인 경우 전자의 주거비용은 560만 원으로 500만 원인 후자보다 더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표-1]로부터 A씨의 전세가 대비 전세 대출금 비율이 23.5%(=4000만 원/1억7000만 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 수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이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보다 더 적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10. 손익 공유형 모기지의 개념은 무엇이고, 수익 공유형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 '손익 공유형 모기지'는 주택기금에서 집값의 최대 40%까지 지분 성격의 저금리 모기지를 공급하고, 시세 차익이나 차손이 발생할 때 기금과 그것을 공유하는 제도입니다. 금리는 5년까지 1%이고 5년 이후부터 20년 만기 때까지는 2%입니다. 수익 공유형과 차이가 나는 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익 공유형은 주택기금과 구입자가 수익만 공유하고 손실은 구입자에게만 귀속됩니다. 반면 손익 공유형은 주택기금과 구입자가 수익과 손실을 모두 공유합니다. 이때 수익과 손실은 지분율에 따라 공유됩니다. 둘째, 전자의 금리는 1.5%입니다. 반면 후자의 금리는 5년까지 1%이고 그 이후부터는 2%입니다. 셋째, 전자는 20년간 원리금을 분할 상환해야 합니다. 반면 후자는 20년 만기에 일시 상환해도 됩니다.

11. 정부가 주장한 손익형 모기지와 일반 전세 대출을 비교해 보면 부담에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 우선 전세가 1억7000만 원인 아파트에 대해 일반 전세 대출이 2000만 원인 경우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A씨의 주거비용은 앞에서 소개했듯이 486만 원입니다. 그가 손익형 모기지를 활용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매매가는 2억5000만 원이고, 자기 자금은 1억5000만 원입니다. 따라서 A씨는 매매가와 자기 자금의 차액인 1억 원을 손익형 모기지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 경우 A씨의 주거비용은 자기 자금 1억5000만 원에 대한 기회비용인 396만 원과 1억 원의 손익형 모기지에 대한 이자인 150만 원(1.5% 가정)을 합친 546만 원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손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택 구입자의 주거비용은 일반 전세 대출의 주거비용 486만 원보다 60만 원 더 많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부의 8월 28일 보도자료를 토대로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작성.

12. A씨가 전세가 1억7000만 원 중 4000만 원, 6000만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양자 간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표-2]에 나타나 있다시피 A씨의 일반 전세 대출금이 4000만 원인 경우,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은 523만 원입니다 그러나 손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은 583만 원이나 됩니다. 후자가 전자보다 60만 원 더 많습니다. 그 다음 일반 전세 대출금이 6000만 원인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전자의 주거비용은 560만 원이지만 후자는 620만 원으로 역시 후자가 전자보다 60만 원 더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표-2]로부터 A씨의 전세가 대비 전세 대출금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와 상관없이 손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이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보다 더 많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13. 지금까지 나온 수익형 모기지와 손익형 모기지 관련 내용을 종합해 보면 어떤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까?
⇨ 수익형 모기지의 경우 우리는 A씨의 전세가 대비 전세 대출금 비율이 23.5% 이하인 경우에는 수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이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보다 더 많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또 손익형 모기지의 경우에는 그의 전세가 대비 전세 대출금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와 상관없이 손익형 모기지를 활용한 주거비용이 일반 전세 대출을 활용한 주거비용보다 더 많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익형 모기지와 손익형 모기지가 주택 구입자의 주거비용을 덜어주는 경우는 그의 전세가 대비 전세 대출금 비율이 23.5% 이상인 경우뿐입니다.

14. 정부의 이번 대책은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구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2010년 이후 발생한 전세 대란은 세 가지 요인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하나는 가격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가 낳은 매매 수요 실종, 다른 하나는 시장 금리와 전월세 전환율 사이의 큰 격차, 나머지 하나는 과다한 부채를 안고 있는 LH공사의 공공 임대주택 공급 능력 소진입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전세 대란을 유발하고 있는데요. 세 가지 요인 모두 해결이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결국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난 4.1대책 이후 5개월간 강남 4개구에서 나타난 매매가·전세가 지표가 정부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한 것 같습니다.

15. 지난 5개월간 강남 4개구에서 매매가·전세가 지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 4.1대책 이후 강남 아파트 매매가 동향을 보면 5월 중순까지 1.4% 상승했다가 다시 주저앉았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가는 6월 중순까지 1.5%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했습니다. 정부 관료들이 강남에서 나타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상반된 움직임을 보고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16. 정부가 8·28대책으로 전세 대란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 시장 금리와 전월세 전환율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하는 한, 전세 대란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다주택자 거의 대부분이 월세 전환을 모색하고 있고, 그 여파로 전세 물량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부의 이번 대책이 큰 효과를 가져오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정책의 효과와 무관하게 정부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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