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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vs 홍준표, 진주의료원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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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vs 홍준표, 진주의료원 '정면충돌'

홍준표 '폐업 드라이브'에 박근혜 급제동

진주의료원 폐업을 위한 '경남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이 지난 12일 경남도의회 상임위에서 '날치기'로 통과됐다. 오는 18일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진주의료원은 폐업된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 : 진주의료원은 '강성 도지사의 해방구'인가?,"진주의료원 폐업이 고임금 때문? 홍준표의 거짓말")

현재 도의원 57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39명이다. 수적으로는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본회의 상정금지 가처분 신청 방침을 밝힌 가운데 몸싸움을 불사하겠다고 한다. 이에 도의원 개원 이후 처음으로 '질서유지권' 발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홍준표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15일 "공공의료를 빙자해 강성노조의 이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진주의료원은 도민을 위한 병원이 아니다"라며 "강성노조 배를 불리는데 도민의 세금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폐업 결정을 재확인했다.

그는 "얼마 전 당정협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설명했는데 참석 국회의원 대부분이 폐업 방침에 동의하고 있었다"고 강변하며 "중앙정부야 이번 사항을 처음 보고 듣는 것이지만 경남에서는 지난 14∼15년간 검토한 것으로 지역을 이끄는 분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지난 2월26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전격 발표한 후 지난 2일 한 달 간 휴업 발표, 21일에 의사 11명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 통보 등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 진주의료원 사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9일 경남 도의회 의장실에서 김오영 의장과 대화를 나누다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드러난 사실만 갖고 일 처리하면 안돼" 급제동

홍 지사의 일사천리 행보에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나서서 홍 지사의 '마이웨이'를 질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국회 보건위, 문광위 의원들과 오찬 자리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쇄 강행 방침에 대해 '왜 진주의료원이 방치됐는지 사실에 근거해 도민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진주의료원 문제를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어떤 사건이 터지면 사실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여론에 의해 밀려나가는데 진주의료원도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결론을 내려야지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갖고 일을 처리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홍 지사의 '폐업 드라이브'에 급제동을 건 셈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업무시행명령까지 검토 중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홍 지사의 '고집'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홍 지사는 요지부동이다. 홍 지사가 폐업을 강행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표면적인 이유는 강성노조로 인한 재정적자가 이유다. 실제 경남도 복지보건국이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진주의료원 부채는 2012년 기준으로 279억 원이다. 의료원의 자기자본금은 330억 원이다. 2008년 이후에는 연평균 56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회계장부상에는 잡히지만 현금으로는 나가지 않는, 건물 신축에 따른 감가상각비 30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 적자는 연평균 26억 원이다. 이 적자에는 신축건물 공사비 차입 상환금 2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진주의료원이 수년 안에 자기자본금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경남도의 주장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강성노조라는 진주의료원 직원들의 월급은 동결된 지 오래고, 그마저도 몇 달째 받지 못하고 있다.

홍준표, 무엇을 노리는가

시민단체와 야당에서는 홍 지사가 2014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남도지사 재선을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조치에 반대해 단식 농성을 벌였던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은 15일 라디오 방송에서 "홍 지사가 내년에 지방선거가 다시 치러지기 때문에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며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폐업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데도 강행한다는 것은 자기만의 독특한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홍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을 두고 도지사 재선을 의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폐업을 발표하면서부터 불거져 나왔다. 현 박완수 창원시장과 홍준표 도지사와의 관계가 근거다.

박 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도전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작년 경남도지사 재보선 경선에서 홍준표 현 도지사에게 간발의 차이로 졌다. 홍준표 도지사는 총 3024표의 지지를 얻어 박완수 후보(2788표)에게 이겼다.

절치부심의 박 시장은 내년에 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라도 나오려고 현재 준비 중이다. 문제는 박 시장의 표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경남도지사 재보선 선거 캠프에 있었던 인사는 "박완수 시장의 창원표는 압도적"이라며 "주목할 점이 창원표는 전체 경남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박 시장이 출마할 경우, 홍 도지사의 표를 상당수 갉아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재보선에서 홍 지사는 당 대의원 등이 참여한 투표에서는 압도적 지지를 얻었으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는 박완수 후보(41.6%)에게 35.5%로 패배했다.

이 관계자는 "홍 지사는 창원을 포기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매김 하려하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 보수적인 경남지역에서 '강성노조'라는 키워드를 통해 전반적으로 표를 끌어 들이려 하고 있다"고 현 진주의료원 폐업사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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