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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탕평 인사' 한다더니…'호남 홀대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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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탕평 인사' 한다더니…'호남 홀대론' 고개

朴 첫 내각, 수도권·관료·서울대 출신 일색

새 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이 17일로 완료됐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그간 '대탕평 인사'를 공언해온 것과 달리 특정 지역 출신들로 편중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 호남 인사들을 줄줄이 발탁하며 '대탕평'을 인사 철학의 제1원칙으로 강조했지만, 이번 내각 인선에서 호남 출신은 2명에 그쳐 '호남 홀대론' 역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경기 9명, 영남 5명, 충북 2명…호남은 1.5명?

이날까지 발표된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 총 18명의 출신 지역을 따져보면, 서울이 7명으로 가장 많다. 이날 3차 인선에서 발표된 김종훈(미래창조과학부)·류길재(통일부)·조윤선(여성가족부)·서승환(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들이 모두 서울 출신이며, 지난 13일 발표된 윤병세(외교부)·황교안(법무부)·서남수(교육부) 장관 내정자도 서울 태생이어서 18명 국무위원 가운데 모두 7명이 서울을 연고로 하고 있다.

여기에 인천 출신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 유진룡 문화부 장관 내정자까지 포함한다면 서울 및 수도권 출신 인사들이 총 9명으로 전체 18명의 절반에 달한다.

▲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이 17일로 완료됐다.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공언과는 달리, 국무위원 18명이 수도권과 서울대, 관료 출신으로 편중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영남권 출신 인사가 5명으로 뒤를 이었다. 정홍원(경남 하동)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김병관(경남 김해) 국방부 장관 내정자, 이동필(경북 의성) 농림축산부 장관 내정자, 윤상직(경북 경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윤진숙(부산)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등이 이른바 TK(대구·경북) 또는 PK(부산·경남) 출신이다.

이에 비해 충청과 호남 출신은 각각 2명에 그쳤다. 충청 출신의 국무위원 후보자는 윤성규(충북 충주) 환경부 장관 내정자와 현오석(충북 청주) 경제부총리 내정자 둘뿐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호남 출신 국무위원 후보자는 전북 고창 출신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와 전남 완도 출신의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전부다.

그러나 진영 내정자의 경우 한국전쟁 중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을 뿐 줄곧 서울에서 자라, 부친의 고향인 고창 출신으로 보기에도 어렵다는 평이 나온다. 진 내정자 스스로 "전쟁 중에 태어나서 출신지라고 하면 아버지 뿌리를 찾아 전북 고창이라고 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서울에서 자라 (고향이) 서울이라고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호남 인사로 분류되는 방하남 내정자 역시 출신지에 대해 서울이냐, 호남이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갈 정도로 호남 색채가 약해 박 당선인이 공언해온 '대탕평 인사'에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강원과 충남, 제주 지역에선 새 정부 초대 내각에 단 1명의 인사도 배출하지 못했다.

박근혜, MB '고소영 인사' 비판하더니…"역대 최악의 편중 인사"

역대 정권과 비교했을 때에도 '최악의 지역 편중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영삼 정부의 첫 내각은 영남 8명, 호남 6명, 충청 4명으로 비교적 균형을 이뤘고, 호남을 기반으로 출범한 김대중 정부 역시 호남과 영남권에서 각각 5명, 충청이 4명, 서울·경기 각각 2명을 내정하면서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

노무현 정부 역시 PK와 호남이 각각 4명, TK가 3명, 충청이 2명, 서울·경기 3명, 강원과 제주, 이북 출신이 각각 1명씩 발탁돼 지역 안배에 공을 들였다.

반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인사'라는 비판을 들은 이명박 정부에선 첫 조각 인사로 TK와 PK 출신이 각각 5명, 호남·충청·서울 출신을 각각 2명씩 배정해 비판이 거셌다. 이명박 정부의 이런 '인사 편중'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비판해온 박 당선인이 정작 자신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 논란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이번 인선을 놓고 '호남 홀대론'을 제기하고 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그간 발표된 장관 후보자 중 충청과 호남 인사가 각각 2명에 불과해 이것이 당선인이 이야기해온 '대통합'과 '대탕평'에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실무형' 인수위? 이번에도 '출세 관문' 인수위

출신 지역을 떠나서도 특정 직업군에 편중된 인사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지만, 총 17명의 장관 후보자 중 관료 출신 8명에 교수 출신이 5명에 달해 편향성이 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정치인 출신은 유정복·진영·조윤선 내정자 등 3명에 그쳤고, 기업인 출신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내정자 1명뿐이다.

출신 대학으론 서울대(현오석, 서남수, 윤병세, 유진룡, 윤상직, 진영, 조윤선)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유정복, 서승환)가 2명, 성균관대(황교안)·육군사관학교(김병관)·영남대(이동필)·한양대(윤성규)·한국외대(방하남)·부산여대(윤진숙)·외국대학 출신(김종훈·존스홉킨스 대학)이 각각 1명씩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강세를 보인 고려대 출신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내정자 한 명뿐이었다.

"인수위원들은 임무가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것"(김용준 인수위원장)이라는 애초의 공언과 달리, 인수위원들의 내각행(行)도 눈에 띄었다. 결국 낙마했지만 초대 총리직에 지명됐던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내각행 1호'였고, 진영·윤병세·윤성규·방하남·조윤선·서승환 내정자 등 6명이 모두 인수위 출신이다. '실무형 인수위'라는 선전과 달리, 이번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차기 정권 실세로 가는 '출세의 통로'로 작용한 셈이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여성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단 두 명에 그쳐 성비 균형 역시 미흡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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