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朴, 전문성 취하고 책임 장관제 버리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朴, 전문성 취하고 책임 장관제 버리나?

경제부총리도 '관료' 출신…미래부엔 벤처기업인 '깜짝 발탁'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의 진용이 17일 갖춰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6개 부처 장관 인선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기획재정부·미래창조과학부 등 핵심 부처를 포함한 11개 부처 인선을 발표하면서 내각 인선 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지난 1차 장관 인선이 국가고시 출신의 관료 일색이었던 반면, 이번 인선은 관료·정치인·전문가·기업인을 비교적 골고루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부총리 등 요직을 포함해 11개 부처 중 절반 이상에서 해당 분야에 종사해온 관료 및 전문가를 발탁해, 이번에도 '전문성'에 방점을 찍은 박 당선인 특유의 인선 코드가 적용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안정성 지향' 인선이 박 당선인이 그간 공언해온 '책임 장관제'와 부합하느냐는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위 왼쪽부터)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유길재 통일부 장관 내정자, 이동필 농림수산부 장관 내정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아래 왼쪽부터)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뉴시스

초대 경제부총리에 '경제 관료' 출신 현오석

먼저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임하는 초대 경제부총리엔 현오석(63) 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내정됐다. 충북 청주 출신의 현 내정자는 행정고시(14기) 합격 후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예산심의관, 경제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재무 관료 출신으로, 현 정부에선 KDI 원장을 맡으며 국가경쟁력강화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이밖에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지식자문위원회(KAC) 초대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국제경제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첫 경제부총리로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위기 상황을 이끌어 갈 경제분야 '컨트롤 타워'로서 현 내정자가 다소 무게감이 약하지 않느냐는 평이 나온다. 그가 '책임 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보다는, 결국 경제 분야의 주도권을 청와대가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룡 부처' 미래부, 벤처기업가 출신 깜짝 인선

가장 관심을 모았던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엔 김종훈(60) 알카텔-루슨트 벨 연구소 최고전략책임자가 깜짝 인선됐다. 서울 출신의 김 내정자는 중학교 2학년 때인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존스홉킨스대학과 메릴랜드대 대학원을 졸업한 공학 박사 출신이다. 박 당선인의 내각 인선 중에는 유일하게 기업인 출신이다.

그는 1998년 자신이 설립한 정보통신 관련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루슨트테크놀로지사(현 알카텔-루슨트)에 10억 달러에 매각해 '벤처 신화'를 쓴 인물이며, 그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미국의 400대 부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루슨트의 사업부문 사장과 메릴랜드대학 교수를 거쳐 2005년에는 벨 연구소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사장으로 취임했다. 벨 연구소는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 민간 최고의 연구개발기관이다.

관료·전문가 출신 줄줄이 발탁…통일 류길재, 농림 이동필, 환경 윤성규

이밖에도 통일부 장관엔 류길재(54) 한국북한연구학회 회장이 내정돼 외교안보 라인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인 류 내정자는 30여 년 가까이 북한 문제를 연구해온 학자 출신의 '북한통'으로, 전문성에 방점을 찍은 박 당선인의 스타일을 반영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합리적이고 경험적인 시각으로 대북 정책을 접근해 왔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해양수산부 신설로 기능이 축소된 농림축산부엔 이동필(58) 농촌경제연구원장이 내정됐다. 경북 의성 출신의 이 내정자는 영남대 축산경영학과, 미주리대 대학원 농경제학 박사를 마친 뒤 1994년 국무총리실 농업정책심의회 실무위원을 시작으로 농촌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온 인물이다. 2000년 한국농촌경제원에 들어간 뒤 2008년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업선진화위원회 분과위원장 등 관련 분야 활동을 두루 거쳤다.

통상 기능이 이관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엔 관료 출신의 윤상직(56) 현 지식경제부 1차관이 내정됐다. 부산 출신의 윤 내정자는 행정고시(25회) 출신으로 산자부 산업정책과장, 지경부 산업경제정책관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11년 지경부 1차관에 임명돼 산업경제·중소기업·무역·에너지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환경부 장관에도 관료 출신의 전문가가 내정됐다. 환경부 장관직에 내정된 윤성규(56) 한양대 연구교수는 충주공업전문고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기술고시(13회)로 공직에 입문, 이후 환경부 수질보전국장, 국립환경과학원장 등을 지내며 30여년간 정부 관료로 몸담아 왔다. 공직 퇴임 후인 지난해 7월엔 박근혜 당선인의 경선 캠프에 환경특보로 합류, 본선 캠프에선 지속가능국가추진단 단장을 맡아 환경과 에너지 분야 공약을 총괄했다.

고용노동부와 해양수산부 장관에도 관련 분야 전문가가 발탁됐다. 먼저 고용노동부 장관에 내정된 방하남(56)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같은 기관에서 고용보험연구센터 소장, 노동시장연구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맡고 한국연금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고용과 복지의 연계를 강조한 고용·노동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위에선 고용·복지분과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부활한 해양수산부 장관에 내정된 윤진숙(58)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 역시 1997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입사한 뒤 16년 동안 연구에만 매진해온 학자 출신이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친박계 정치인도 새 정부 내각 합류…보건복지 진영, 여성가족부 조윤선

친박계 정치인 일부도 장관직으로 직행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친박계 핵심 인사로 거론되는 진영(63) 인수위 부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됐다. 새누리당 3선 의원인 진 내정자는 판사 출신으로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아 측근에서 보좌했으며, 2010년 세종시 표결에서 여타 친박계와는 달리 찬성표를 던지며 독자 행보를 걸어 한때 '탈박(脫朴)'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뒤 지난해 5월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이한구 현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복박(復朴)' 인사로 불리며 박 당선인의 총선 공약 입법을 주도해 왔다. 지난 대선에선 박 당선인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대선 이후엔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직행하면서 승승장구해왔다.

그는 인수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후 줄곧 "인수위가 끝나면 국회로 돌아가겠다"고 말해왔지만, 정치권에선 그가 새 정부의 핵심 직책에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박 당선인을 '그림자 수행'해온 조윤선(47) 대변인 역시 새 정부의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깜짝 발탁됏다. 지난 2002년 이회창 대선 후보의 선대위 공동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한 조 내정자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 곧바로 대변인을 맡아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665일)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계파 정치에 휘둘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크게 '친이계'로 분류되어온 그는 지난 4.11 총선에서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면서 완전한 친박계 인사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의 유세 과정에 대변인으로 항상 동행했고, 박 당선인의 신뢰를 얻어 이후 '당선인 대변인'의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에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출신인 그는 여성계 관련 경력은 없지만, 선거기간 박 당선인으로부터 받은 신뢰가 이번 발탁까지 이어졌다는 평이다.

정치인 출신은 아니지만 서승환(57)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인수위원(경제2분과 위원)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직행한 케이스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의 서 내정자는 지난 대선 기간부터 박 당선인 캠프에서 주택·부동산 정책 TF(태스크포스) 단장을 지내며 박 당선인을 보좌해 왔다.

서 내정자의 부친인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 역시 박 당선인 집안과 인연이 깊다. 서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1기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9~1972년 육군참모총장을 지냈고, 1973~1977년엔 국방 장관을 역임했다. 박 당선인과는 2대째 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