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 핵실험에 대해 성공 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과 위력이 얼마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며 "소형화, 경량화 된 원자탄을 사용했는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실험인지 고농축우라늄을 활용한 핵실험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탐지가 안 되고 있다"며 "미국이 가지고 있는 WC135 정찰기가 기류상 누출된 방사능을 수집한다면 (어떤 핵실험인지)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풀루토늄은 (영변 원자로가 파괴된 이후) 더 이상 안 하는 걸로 알고 있고 고농축우라늄은 은밀히 하는 거라 파악이 안 된다"며 "고농축 우라늄이냐 플로토늄이냐, 아니면 두개를 합한 증폭된 것인가는 앞으로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었다"고 밝혀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한 핵실험임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고농축우라늄은 길이 3m, 지름 20㎝의 원통형 원심분리기 1000여 개를 1년 동안 가동하면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 15∼20㎏의 고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다. 600㎥ 정도의 소형 공간에서도 작업을 할 수 있어 지하시설에 설치할 경우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플루토늄을 얻기 위해서는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등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다. 시험과정이 필수적이고 외부에 노출되기 쉽다. 한국 정부는 북한 영변 원자로에 남아 있는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6~8개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지는 이유다. 고농축우라늄일 경우, 북한은 핵실험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우라늄 핵폭탄은 원자력 발전 설비 없이 농축 시설만 있으면 핵폭탄에 필요한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
김 장관은 "(핵실험에 이용된 원료를 파악하기 위해) 현재 정찰기를 운영한다는 보고는 받았다"며 "기류에 방사능이 포함돼 있는지에 따라 하루내지 이틀 정도 걸릴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방사능이 (기류에) 누출되는 것도 아니고 또한 풍향에 따라 (방사능 누출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북한 발표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김 장관은 북한이 발표한 소형화·경량화 원자탄 핵실험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며 "종합적으로 전문기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문기관에 대해서 "한미 간 전문 장비를 갖고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이 있다"며 "금명 간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서쪽 갱도 한 군데서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다른 나라를 보면 하루에 몇 차례 한 경우가 있으므로 추가 핵실험에 대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파악이 안 됐다.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북한 3차 핵실험 계획을 11일 오후 10시쯤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미국에 사전 통보했고, 미국은 바로 우리에게 통보해 어제 오후 10시쯤 알았다"며 "나는 합참의장에게 보고받고, 합참의장은 연합사령관에게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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