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을 한국 정부가 알게 된 시점을 '12일 새벽'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전날 통보를 받았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언론에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자리에서 "어제 미국과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통보를 받았고, 우리는 새벽에 받고"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이날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어제 10시경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인지 시점이 언제쯤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 점을 확인해 드릴 수는 없다. 그러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와 미국, 중국 간에는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었다.
이 대통령은 박 당선인에게 "정부가 이양하는 상황에서 안보, 그런 게 걱정돼서, 사전에 당선인께서도 다 보고받으셨겠지만 함께 의논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 회동 의의를 설명했다.
박 당선인이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그렇게 강력하게 경고하고 만류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면서 "(이는) 세계적으로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당선인의 말 중간에 "글쎄, 그러게"라고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북한이 정권 교체기에 도발을 한 것은, 이런 시기에 우리 정부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혼란에 빠뜨리려는 게 아닌가"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공감하며 "북한의 시기 선택을 보면, 미국을 겨냥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을 겨냥한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박 당선인에게 "지난번에 박 당선인과 여야 지도부가 당정 회의를 하고 안보 사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 정말 보기 좋았고,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당파를 초월해서 협력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덕담을 건넸고, 박 당선인은 "이럴 때 정파를 떠나 합심해서 일사분란하게 대처해서 조그만 틈도 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은 오후 3시부터 20여 분 동안 진행됐다. 회동 이후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두 분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한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얻을게 없으며 국제사회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어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두 분은 정부 이양기에 흔들림 없이 일관된 대북 정책을 견지하자는 데에도 목소리를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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