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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 "안철수 쇄신안, 정치 부정하는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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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들 "안철수 쇄신안, 정치 부정하는 발상"

박상훈 "정치 없애자고 하면 안 돼", 이철희 "정치혐오적 태도"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발표한 '3대 정치쇄신안'을 두고 "정당정치의 영역을 위축시키는 방안"이라는 정치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혐오적 태도", "실효성이 전혀 없는 얘기"라는 날선 비판도 나왔다. 국회의원 정원의 대대적인 축소, 정당 국고보조금 및 중앙당 폐지 등의 방안은 현실성도 없을 뿐더러 정치 고유의 영역을 부정하고 관료 및 전문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란 지적이다.

박상훈 "정치 없애는 방식으로 가선 안 돼", 이철희 "정치 이해 수준 한심해"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정치가 문제인 것은 맞지만, 정치를 없애는 방식으로 가자고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서 시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정당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 쪽으로 개혁을 해야지, 무조건 정치를 없애자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의원 수를 100명 줄이면 1년에 500~1000억의 예산이 절약된다", "(줄인 국고보조금을) 시급한 민생에 쓰거나 정책개발에 써야 한다"는 등 정치 비용을 줄여 예산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정치적 비용은 국민들이 민주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기꺼이 지불하는 비용"이라며 "그 비용을 섣불리 줄이자는 것은 감세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인 얘기로, 세금을 줄이면 당장 (국민들은) 좋아하지만 세금을 통한 부의 사회적 분배를 줄여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사회적 약자에겐 나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역시 "정치의 영역을 위축시키고 모든 걸 시장 기능에 맡기자는 게 보수의 기본 전략인데, 전반적으로 (안 후보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치에 대한 이해 수준이 한심하다. 정치 혐오적인 태도를 갖고 개혁 동력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배 "국회의원 정원 축소? 숫자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

안 후보가 정치쇄신의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국회의원 정원 축소'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박상훈 대표는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면서 의석 수를 줄이자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우리나라는 지금도 인구 당 의석수가 많은 편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또 "큰 방향에서 보면 정치의 역할을 줄이고 전문가와 관료들의 행정을 늘리자는 것인데, 이는 전문가와 관료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야 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도 지적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역시 국회의원 정원 축소가 "불가능한 얘기"라고 못 박았다. 김 평론가는 "안 후보가 의원 정원 축소를 내건 것은 기존 정치권의 기득권 축소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이는데,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더군다나 비례대표를 늘리고 지역구를 줄이자고 하는데, (안 후보의 언급처럼) 200명으로 의석을 줄이게 되면 비례와 지역구를 반반으로 하더라도 154석이 사라진다. 문재인 후보가 얘기한 비례대표 100석 늘리는 것도 가능할지 의문인데,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평했다.

또 "사실 국회 운영의 효율화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라며 "입법이 의원 주도가 아니라 당 주도로 가는 상황에서, 국회 운영이 변하지 않는다면 의원 숫자를 줄인들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의원의 자율성이 더 중요하지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당보조금 및 중앙당 폐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상훈 대표는 "국고 보조금과 중앙당은 개선돼야 하는 제도이지 무조건 없애자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꼬집었고, 김종배 평론가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한국정치에서 과연 중앙당이 폐지되고 정당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라고 평했다.

다만 김 평론가는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에 대해선 "국고보조금이 금권 정치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도 있는데, 역작용으로 기존의 거대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강화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장단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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