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 인하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내려…성장률 전망도 하향 조정

한국은행이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3.25%->3.0%) 3개월 만에 다시 인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낮아진 것은 2011년 2월(2.75%) 이후 20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에 금융 당국이 무게를 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다수의 전문가가 예상한 사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에 광공업 생산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73.8%)도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그 전달보다 13.9% 급감했다. 또한 9월에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8% 줄어들며 석 달 연속 감소세였다. 이에 더해, 물가는 불황형 안정세다. 이처럼 경기가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금리 인하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덜한 상태라는 것이 많은 전문가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근거다.

기준금리 인하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올해 16개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이 30번에 걸쳐 자국의 기준금리를 내렸다. 미국과 일본은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몇 년째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바닥으로 내려앉은 자국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또한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대폭 내렸다. 이전(3.0%)보다 0.6%포인트 낮춘 전망치다. 이에 더해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도 3.8%에서 3.2%로 낮췄다.

그간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낮췄지만 3%대는 유지했었다(2011년 12월 전망치 3.7%, 2012년 4월 전망치 3.5%, 2012년 7월 전망치 3.0%).

한국 경제 성장률이 3%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3년 만이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세계 경제 위기가 터진 2008년 2.3%를 기록하고 그 이듬해 –0.3%로 곤두박질친 후 다시 높아졌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대외 여건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악화됐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