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에 따르면, 녹조현상이란 "하천과 호소 등에서 수온이 상승하고 물의 흐름이 완만해지면서 수중의 식물성 플랑크톤(녹조 또는 남조류)이 대량으로 증식하여 수체가 녹색 또는 남색을 띄는 현상"을 말합니다.
2. 녹조가 나타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 환경부가 내놓은 <'08 조류예보제 시행계획>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녹조가 나타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첫째, 질소·인 등 영양염류의 유입, 둘째, 적정수온(25~30도), 햇빛 등 기상조건, 셋째, 호소의 체류기간(30일 이상 체류호소에서 주로 발생)이 그것입니다.
3. 최근 녹조가 급증한 원인에 대해 정부와 환경단체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요?
⇨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으로 만든 보가 강물의 흐름을 막아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이 아니라 폭염과 가뭄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4.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 환경단체들은 최근 녹조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수온, 일조량, 영양염류, 물의 체류시간 등을 지적합니다. 반면 정부는 이번 녹조현상이 물의 체류시간과 무관하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양자의 주요 쟁점은 이번 녹조현상이 체류시간과 유관하냐, 무관하냐인데, 체류시간과 무관하다는 환경부 주장은 자신들의 기존 입장과도 배치(背馳)되는 것이어서 문제가 있습니다.
5. 환경부 주장이 그들의 기존 입장과 배치(背馳)된다는 증거가 있나요?
⇨ 꽤 많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환경부 문건 <'08 조류예보제 시행계획>에 따르면, 녹조현상은 하천과 호소의 "물의 흐름이 완만해지면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또 같은 문건에서 환경부는 녹조가 "30일 이상 체류호소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썼습니다.
6. 녹조가 주로 체류호소에서 발생한다는 증거가 있나요?
⇨ 환경부 문건 <'08 조류예보제 시행계획>에 따르면, 2008년 조류예보가 발령된 호소는 19개였고, 하천은 한강 하류 10개 지점이었습니다. "물의 흐름이 완만"해지는 지역에서 녹조가 나타난다는 환경부의 기존 주장을 스스로 확인한 것입니다.
7. 지난 10년간 조류예보가 가장 빈번하게 발령된 지역은 어느 지역입니까?
⇨ 대청호(대전광역시 인근)에서 가장 많이 발령되었습니다. 조류예보에는 주의보와 경보, 그리고 대발생이 있는데, 1998년부터 2008년 사이 대발생 예보를 받은 지역은 대청호가 유일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경보는 7회 발령되었는데, 그중 4회가 대청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청호는 주의보도 10회나 발령받았습니다.
8. 대청호에서 조류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 국립환경과학원은 2008년에 내놓은 보고서(<2008년도 조류예보제 시행결과보고서>)에서, 대청호의 체류기간이 유난히 길고 대도시 인근이라 영양염류 유입량이 많다는 것을 조류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9. 팔당호는 어떤가요?
⇨ 대청호 다음으로 조류예보를 많이 발령받은 지역이 팔당호입니다. 1998년부터 2008년 사이 11년간 7회의 주의보 발령을 받았습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횟수입니다.
10. 환경부도 과거에 보를 철거해야 수질이 개선된다는 의견을 내놓은 적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환경부는 2007년에 내놓은 <생태하천만들기 10년 계획>(2006~2015)에서 "현재 전국의 1만8000여 개 보 중에서 매년 50~150개가 폐기되고 있으나 하천에 방치되어 하천생태계 훼손이 심하다"고 진단하고, "용도폐기된 보를 철거하면 생태통로 확보, 수위저감, 수질오염 저감 등의 편익이 발생"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11. 국책연구소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과거에 이와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2008년 환경부에 제출한 <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및 수질개선효과>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보 철거로 수질이 매우 좋아졌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시 곡릉천 곡릉2보의 경우 보 철거 전 3.4~6.1ppm이었던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철거한 지 1년 후 1.6~2.1ppm으로 크게 개선되었고, 한탄강 고탄보의 경우도 보 철거 전 3.6~4.0ppm이었던 BOD가 철거한 지 5개월 후 1.3~1.8ppm으로 개선되었습니다.
12. 울산발전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 울산발전연구원도 2008년 <태화강 방사보 철거 후 생태·수질환경 영향조사>라는 보고서에서 태화강 보 철거가 태화강의 수질과 생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태화강 태화교의 BOD는 2003년 3.4ppm, 2004년 5.1ppm, 2005년 4.0ppm, 2006년 3.7ppm, 2007년 2.0ppm 등으로 보 철거(2006년) 이후 점차 개선되었으며 그 변동성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도 2009년 보와 준설사업은 환경 피해가 크므로 그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 당시 <조선일보>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KEI는 "보가 하천 생태계를 단절하고 (하천의) 자연성을 훼손하는 데다, 퇴적물에 의한 수질악화 등, 이득보다는 환경적 피해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 "보 설치지역과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14. 정부는 백두산 천지와 소양호를 예로 들면서 물을 가두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반대파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습니다.
⇨ 수질이 좋은 물을 가두면 수질은 장기간 쉽게 악화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질이 나쁜 물을 가두면 수질은 단기간에도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소양호 수질이 쉽게 나빠지지 않은 반면, 시화호 수질이 쉽게 나빠지는 이유입니다. 4대강 보들은 인위적으로 가둘 필요가 없는 물을 중하류에 가두었기 때문에, 과거 시화호와 유사한 운명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낙동강 녹조. ⓒ프레시안(허환주) |
15. 4대강 사업에 대한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사업이 홍수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홍수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지방의 군소하천이지 4대강 등 국가하천이 아닙니다. 한국방재협회가 2008년에 내놓은 <유역단위 홍수대책 추진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하천 관련 피해액 중 국가하천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작 3.6%에 불과했습니다. 국토부가 같은 해 발표한 '하천재해예방사업 기본계획'에서도 하천재해예방사업 투자우선지역에 투자되는 사업비 중 국가하천에 투입되는 사업비 비중은 고작 1.2%에 불과했습니다. 하천재해예방사업이 국가하천이 아니라 지방하천에서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명백하게 나타내 주는 자료들입니다.
16.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연간 4조 원의 재해복구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소방방재청이 내놓은 '재해연보'에 따르면 2000년대 10년간 연평균 재해복구비는 3조2580억 원(이하 2010년 환산가격)이었습니다. 2000년대 전반기에, 1980년대 이후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태풍이 두 차례나 전국을 휩쓸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4년간 재해복구비는 연평균 5555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추세적으로 기후변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4대강 사업으로 연간 4조 원의 재해복구비가 절약될 것처럼 국민들을 속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17. 정부는 4대강 중하류에 준설을 해서 지방하천과 지류의 물이 빨리 빠지도록 해야 홍수피해가 줄어든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류로 드러난 구시대적인 생각입니다. 과거 독일정부가 MB정부와 유사한 생각으로 라인강을 직선화해서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 적이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라인강이 범람을 키운다고 보고 그것을 직선화하자 하류에서 더 큰 범람이 일어난 겁니다. 감사원도 적절히 지적했다시피 홍수부담은 상류, 중류, 하류와 지천이 각각의 능력에 맞게 적절하게 분담해야 하는 겁니다. 과거 독일정부와 현재의 MB정부처럼 지류의 물을 인위적으로 빨리 빼내려 하면 본류에서 더 큰 범람이 일어납니다.
18. 그래도 4대강 사업에 22조 원을 투입했으니, 홍수예방효과가 약간이라도 있지 않을까요?
⇨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홍수예방효과가 약간이나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4대강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4대강 사업의 기회비용이란 2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혈세를 4대강에 투입함으로써 그 돈을 전국 지방하천이나 지류에 투입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포기한 데 따른 비용입니다.
19. 예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 예를 들어 1조 원을 4대강에 투입하면 매년 100억 원의 홍수피해 예방효과가 있고, 1조 원을 지방하천이나 지류에 투입하면 매년 500억 원의 홍수피해 예방효과가 있다고 가정할 때, 4대강 사업은 100억 원의 편익을 얻고 500억 원의 기회비용을 지불했으므로 결과적으로 연간 400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사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앞으로도 해마다 추가적인 준설이 필요하고 교각 보강공사 등 추가비용이 필요하며, 또 역행침식에 따른 추가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순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20. 지방하천 문제는 지역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은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됩니까?
⇨ 4대강 사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과 같은 국가발주사업과 지방하천 정비사업과 같은 지자체 발주사업은 그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21. 국가발주사업과 지자체 발주사업은 그 효과가 어떻게 다른가요?
⇨ 대한건설협회가 2008년에 내놓은 <건설업 통계연보>를 보면 비수도권 지역의 국가발주 공사액 중 그 시도에 소재한 건설사들이 수주한 것은 단지 25.1%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같은 해 비수도권 지역의 지방정부 발주 공사액 중 그 시도에 소재한 건설사들이 수주한 것은 74.8%에 달했습니다.
22. 예를 들어 설명해 주세요.
⇨ 예를 들어 낙동강 수계에서 몇 년에 걸쳐 10조 원의 하천공사를 한다고 할 때 국가가 4대강 사업을 하면 2조5000억 원만 낙동강 인근 지역 건설사가 수주합니다. 반면 지자체가 10조 원을 보조받아 지방하천 정비사업을 하면 7조5000억 원을 낙동강 인근 건설사가 수주합니다. 4대강 사업과 지방하천 정비사업을 비교해 볼 때, 전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후자의 1/3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23. 정부는 4대강 사업이 가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최근 1~2년 사이 산간오지 등 가뭄취약지역에서 피해가 극심했지만 4대강 사업이 이 지역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4대강 사업은 가뭄해소라는 포장지를 활용했을 뿐, 이것을 현실화할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 추진목표 중 일부라도 가뭄취약지역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있었다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로부터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계획을 별도로 세웠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24. 정부는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부족국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요?
⇨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부족국가라는 엉터리 신화는 과거 건설교통부가 UN 기구인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국민 1인당 연간 '물이용가능량'을 조사했는데 한국은 1520톤 밖에 안 돼 물부족국가로 분류되었다고 주장하면서부터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PAI는 인구문제에 관심이 많은 미국의 사설연구소일 뿐, 유엔의 기구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아닙니다.
25. PAI도 일개 학자의 분류법을 소개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 PAI가 Falkenmark 박사의 분류법을 소개하면서 이런 엉터리신화가 만들어졌는데요. Falkenmark는 빗물 중 하천으로 흘러들어 오는 양을 인구수로 나눈 값을 '물이용가능량'이라 보고, 이것이 1700톤 이상이면 물 풍요국, 1000~1700톤이면 물부족국, 1000톤 미만이면 물기근국으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PAI는 위 분류방법이 Falkenmark의 분류법일 뿐, 다른 수리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인류가 건강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의 기준으로 1000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26.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강수량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강수량은 전 세계 138개 주요 지역 중에서 32번째로 강수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38개 지역 중 연 강수량이 1250mm 이하인 지역은 98개 지역, 그 이상인 지역은 40개 지역인데, 서울은 40개 지역에 포함됩니다.
27. 건설교통부도 2006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이라는 중요한 문건에서 스스로 물부족국가론을 부정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이라는 문건의 174쪽을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발표한 지수는 인구증가로 인한 물부족을 경고하기 위한 성격이 강한 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수자원의 개발과 이용에 관한 일반적인 지표라고 보기는 곤란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 분류에 따라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로 분류하고, 물이 부족하므로 수자원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논리로 비약시키면서 이 지표의 유용성에 대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28.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는 같은 문건에서 최대 가뭄년이 도래할 경우 8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 건교부가 2006년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은 1일 1인당 생활용수 기준수요량을 450ℓ로 설정하고 생활용수 공급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므로 우리나라에 8억 톤의 물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1일 1인당 기준수요량 450ℓ라는 수치는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높은 것으로 현실성이 전혀 없습니다. 세계물협회(IWA)가 200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1일 1인당 물 사용량은 독일이 133ℓ, 영국 146ℓ, 일본 331ℓ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생활용수 기준수요량을 터무니없이 높게 설정한 결과 우리나라 물 수요가 일본에 비해 전체적으로 18억 톤 이상 과다추정되었습니다.
29. 1일 1인당 생활용수 기준수요량 450ℓ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에 터무니없다고 주장하는 겁니까?
⇨ 세계물협회(IWA)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들의 1일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 평균은 244ℓ였고, 일본은 331ℓ, 우리나라는 388ℓ였습니다.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가 1위였고 일본은 5위였습니다(일본은 1990년대 372ℓ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내려가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당시 건교부는 우리나라만큼은 그것을 453ℓ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나라가 그것에 미달하기 때문에 8억 톤의 물이 부족한 나라라고 우겼습니다. OECD 회원국들 중에서 1인당 생활용수 사용량이 가장 많은 나라에서 물부족국가라는 엉터리 신화가 형성된 겁니다.
30. 당시 건교부는 왜 이런 억지를 부렸을까요?
⇨ 건교부 예산을 많이 확보해서 댐을 많이 만들려고 그랬겠지요. 일부 토건족 공직자들의 치기어린 목표가 4대강사업이라는 코미디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 4대강 사업 공사 현장. ⓒ프레시안(허환주) |
31. 경제성 없는 보를 유지하느니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의 연간 유지보수비가 1조~2조 원에 달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보는 해체하는 게 좋습니다. 설령 보의 유지관리비가 1년에 1000억~2000억 원에 그친다 하더라도 편익이 그에 못 미친다면 해체하는 게 좋습니다.
32. 4대강 사업에 투입된 22조 원이 아깝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 경제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매몰비용(sunk cost, 지출되었기 때문에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은 무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A씨가 실수로 부실기업 주식 1억 원 어치를 샀는데 현재 가치가 2000만 원이라 합시다. 그리고 몇 달 후면 그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시다. 바보가 아니라면 하루라도 빨리 그 주식을 매각하는 게 좋습니다. 그게 바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4대강 사업 시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몰비용에 연연하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33. 우리나라 보수언론들도 매몰비용에 연연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적이 많다고 합니다.
⇨ <매일경제>는 2010년 4월 14일 기사에서 "매몰비용은 엎질러진 물"이라며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매몰비용에 대한 철저한 무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아일보>도 2007년 1월 31일 기사에서 "매몰비용은 어떤 일을 결정해야 할 때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그 대신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추가로 들어가야 할 비용만을 비교하면 된다"고 썼습니다. <조선일보>도 2010년 2월 20일 기사에서 "매몰비용의 포기를 자원의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워런 버핏(Buffet)의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인용했습니다.
"당신이 구덩이에 빠져 있음을 깨달았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삽질을 그만 멈추는 것이다."
34. 국토연구원이 보고서에서 4대강 사업 시설의 유지관리비가 6000억 원 이상이라 추정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습니다.
⇨ 국토연구원이 추정한 6125억 원은 4대강 사업 유지관리비가 아닌 국가하천 유지관리비입니다. 여기에서 국가하천이란 "국토보전상 또는 국민경제상 중요한 하천으로서 국가가 관리하는 하천"(하천법 제7조)을 말하는데, 전국 국가·지방하천(소하천 제외) 3833개소 중 4대강을 포함하여 61개소가 이에 해당합니다.
35. 정부는 4대강 사업 시설의 연간 유지관리비를 어느 정도로 추정하고 있나요?
⇨ 연간 20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올해 4대강 시설 유지관리비가 1400억 원 정도라 강변했으나, 그 속에는 지방정부 부담분이 빠져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라 볼 수 없습니다.
36. 정부와 국토연구원의 추정치가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정부와 국토연구원의 추정치에는 재퇴적과 재준설로 인한 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최근 한 토론회에서 4대강 사업이 시행된 여러 지역을 조사한 결과 총준설량 대비 재퇴적량 비율이 50%가 넘는 지역이 많았으며,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그 비율은 25% 이상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정부가 박창근 교수가 추정한 재퇴적량 전부를 다시 준설하려면 1년에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입니다.
37. 재퇴적량 비율을 10%로 잡고, 4대강 시설 유지관리비를 추정해 보면 대략 어느 정도 되나요?
⇨ 재퇴적량 비율이 10%라면 이것을 다시 준설하려면 1년에 70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갈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추정하는 4대강 시설 유지관리비 2000억 원이 추가로 소요되고요. 정부가 지자체에 전가한 추가비용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입니다. 이를 모두 합치면 4대강 시설 유지관리비는 1년에 최소한 1조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38. 정부가 지자체에 전가한 추가비용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어디에 있나요?
⇨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역행침식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한 충분한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 몫이 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각종 수변시설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정부의 기본입장은 이 시설의 유지관리비는 지자체 몫이라는 것입니다. 향후 지자체가 이런 시설들을 무용지물로 방치하면 모를까 스스로 유지관리비를 부담한다면 그 비용도 엄청나게 많을 것입니다.
39. 선진국들은 환경을 살리기 위해 댐이나 보를 속속 철거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허재영 대전대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1912년부터 최근까지 650개의 보와 댐을, 2007년에만 54개의 댐을 철거했습니다. 처음에는 보나 소형 댐을 철거하다가 최근 들어서는 대형 댐을 없애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300여 개의 댐을 철거했고 대형 댐 건설 공사도 속속 중단하고 있습니다.
40. 대선주자들이 보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을까요?
⇨ 두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만 지난 총선과정에서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의 대표자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점에 비춰볼 때, 대선주자들이 얼마나 이 운동에 적극성을 보일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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