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깨끗한 공천' 외치던 박근혜, 또 '돈 사건 악몽'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깨끗한 공천' 외치던 박근혜, 또 '돈 사건 악몽'에

새누리, 현대판 '매관매직' 사건에 패닉

'현대판 매관매직(賣官賣職) 사건'으로 불리는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천위원과 유력 정치인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의 경우,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된 뒤 비례대표로 당선된 유일한 인물이어서 의혹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당사자들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공천위원)을 지낸 현기환 전 의원은 2일 오전 입장문을 낸데 이어 이날 오후엔 국회를 직접 찾아 사태 진화에 나섰다.

▲ 지난 4.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의 대가로 3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이 2일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정론관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찾은 '현종복'…"공천 헌금은 사실 무근"

부산 사하갑 출신의 현 전 의원은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로, 지난 총선 당시 공천위원을 지내면서 역시 '친박 실세'로 불렸던 최경환 의원·권영세 전 의원과 함께 '최재오(최경환)·권방호(권영세)·현종복(현기환)'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18대 총선 공천을 주물렀던 과거 친이계 실세들(이재오·이방호·정종복)을 빗댄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주어진 것.

현 전 의원에게 3억 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현영희 의원과는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 전 의원은 "현영희 의원은 부산시의원을 지냈던 분이고, 2010년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부산시민이 어지간하면 다 알만한 위치에 있는 분"이라며 "개인적인 관계를 연관시켜서 가능성이 있다고 몰아가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현 의원이 지역구 공천에서 떨어진 뒤 비례대표 후보로 오른 유일한 인물이란 지적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공민권에 제약이 없으면 비례대표 신청 자격이 있다"며 "(공천위에) 비례대표 소위가 따로 있었고, 거기서 심사해 전체 회의에 올라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밖에도 현 전 의원은 "공천위원회 구조가 한 사람이 공천이나 낙천시킬 그런 구조가 아니다"라며 "(사건을 제보했다는 현영희 의원의 비서) 정모 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제보가 있다면 제보에 대해 당사자 조사가 우선돼야 하는데, 당사자에겐 일언반구없이 언론에 흘리는 선관위를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검찰이 빨리 소환해서 조사해, 국민에게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혔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의원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 역시 "공천 헌금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불쾌하다"며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현영희 "보좌관 요구하던 수행 비서가 협박"

정작 논란의 중심에 선 현영희 의원의 경우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입장문 하나만 발표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현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저에 대한 혐의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선관위에 제보한 정모 씨는 제가 19대 총선 예비후보자 시절 수행 업무를 도왔던 사람으로, 선거 이후 저에게 4급 보좌관직을 요구했으나 요청을 거절했고 이후 저와 가족에게 협박을 했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불순한 목적을 가진 음해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정 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의원은 새누리당 부산시당 대외협력위원장과 부산시의원을 두 차례 지냈으며, 지난 30일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지난 4.11 총선 당시 부산지역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낙천된 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 23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현 의원이 돈을 건넨 시기로 지목되는 지난 3월이 지역구에서 낙천된 뒤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시기다.

선관위 신고 내역에 따르면 현 의원의 재산 규모는 181억5200만 원에 육박해, 비례대표 중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9대 국회의원 평균 재산은 28억4700만 원이다.

'깨끗한 공천' 약속했던 박근혜, 대선가도 '치명타'

사건 연루자 모두가 '무고'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선을 4개월여 앞두고 터진 이번 사건으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박근혜 후보의 대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박 후보 스스로 "공천이 쇄신의 첫 단추"라며 깨끗한 공천을 강조했던 만큼,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박 후보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친박계 핵심 인물까지 사건에 연루되면서 부담감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과 올해 초 터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돈 문제로 갖은 홍역을 치렀던 새누리당이 대대적인 쇄신을 내걸며 당명을 바꾼 뒤에도 '공천 장사'를 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박근혜 책임론'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날 새누리당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는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전반을 이끌었던 박근혜 후보가 책임져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민주당 역시 "조선시대 매관매직에 버금가는 현대판 국회의원 매관매직 사건"이라며 "최고지도부인 박근혜 후보가 이 일을 몰랐을 리 없다"고 후보직 사퇴를 주장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