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서 총장은 공개토론회 등을 열고 구성원과 대화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내 여론은 그간 서 총장이 보인 태도를 고려해 볼 때, 이런 조치에는 "진정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카이스트 학부생으로 구성된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 20여 명은 21일 서남표 총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대전 카이스트 본관 앞에서 저녁 6시까지 '공부 시위'를 벌인다.
▲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연합뉴스 |
카이스트 학생들, 본관 앞에서 '공부 시위'
이들은 '공부 시위'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카이스트는 구성원 간 대립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총장은 교수를 고소했으며, 교수들은 기명 성명을 발표하고 거리행진을 벌이는 등 총장의 퇴진을 재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생들도 학내커뮤니티 '아라'에 올린 게시글과 댓글을 통해 '더는 독단적인 총장님을 원하지 않는다'며 사퇴를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06년 7월 취임해 2010년 7월 연임된 서남표 총장은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한 때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며 "하지만 강도 높은 교육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교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학을 독선적으로 운영하는 등 수많은 갈등과 문제점을 양산했고, 결국 카이스트는 총체적인 난국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카이스트에서는 2011년에 4명의 학생과 교수 1명이 자살했고 올해 4월에도 학생 한 명이 15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이들은 "소통에 집중하며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총장은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결국 그 끝에는 말 바꾸기와 무시, 진정성 없는 대화와 독선적인 태도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환골탈태를 기대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총장에게 더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적이고 상식적인 학교, 학생들의 꿈과 열정이 생동하는 학교의 복원을 위해 이제는 총장이 떠날 때"라며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총학생회, 이틀간 총장 거취 관련 설문조사 시행
카이스트 총학생회는 21일부터 22일까지 전체 학부 학생 대상으로 총장 거취 관련 설문조사를 시행한다. 이들은 이 결과를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지난 14일, 서 총장은 사퇴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이에 학부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총학생회가 공식적인 활동 방향을 확정할 수 있도록 전체 학부과정 학생들에게 서남표 총장 거취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여론을 확인하고 총학생회의 공식적인 향후 대응 방향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김도한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은 "지난 몇 년간 학생들의 노력에도 총장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었던 점, 특히 지난해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처하는 총장의 모습을 보면서 총장을 믿었던 많은 학생이 지친 것 같다"고 학내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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