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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교수협 "학교는 빚더미, 총장은 특허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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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교수협 "학교는 빚더미, 총장은 특허도용"

카이스트 교수들 "서남표 총장 물러나라" 개교 이후 첫 집단행동

카이스트(KAIST) 교수들이 서남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이스트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1971년 개교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경종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장은 10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제는 서남표 총장의 개혁이 '보여주기', '자신의 업적쌓기', 그리고 독선과 불통, 그리고 '교수들을 폄하하고 편 가르기' 하는 것"이라고 시위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경 교수는 "작년 9월 29일 교수 71% 투표해 유효표의 87%가 사퇴요구를 했으며 금년 1월 12일 교수들의 72%가 투표해 그 중 76%인 289명이 이사회가 총장을 해임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남표 총장의 카이스트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영어 강의 의무화, 차등적 등록금 제도 등이 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지난해 4명의 학생과 1명의 교수가 잇따라 자살하면서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후 차등적 등록금 제도가 일부 완화되고 영어 수업이 축소됐지만 카이스트 교수협의회의 반발은 여전한 상태다. 최근에도 카이스트 학부생이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서 총장이 독선적 학교 운영, 구성원 간 분열 조장, 카이스트 위상 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15일까지 사퇴 선언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교내 행진을 했다.

집단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경 교수는 10일 인터뷰에서 "서 총장이 학교 구성원과 소통하려는 자세나 능력이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잇따른 자살 사태 이후 교수협의회가 혁신비상위원회를 꾸려 26개 항의 요구 사항을 도출했지만 학교의 재정손실 책임, 손실 책임에 대한 사과, 부채 상환계획발표 등 중요한 내용은 수용이 안 됐다는 게다.

서 총장의 특허 도용 의혹 역시 중요한 쟁점이다. 경 교수는 "(서남표 총장이) 국정감사에서는 자신의 단독특허가 4개라고 했지만 그 중 특허 하나가 본인 게 아니고 평교수의 것임이 드러났고 이것을 2년 4개월 동안 총장이 부적절하게 보유하면서 이것으로 국제특허도 출원하고 발명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 교수는 "지난 8개월 동안 서 총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거짓말을 수차례 하고 국회에서는 위증까지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2009년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윤식 교수가 발명한 모바일 하버관련 특허출원자 명의가 서남표 총장으로 바뀌었고, 특허사무소에서 다시 발명자를 서남표에서 박윤식으로 바꿨다며 특허 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관련 교수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편,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서 총장이 15일까지 사퇴를 선언하지 않을 경우 평교수들이 학교 행정에 협조를 거부하고 교내에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내거는 등 추가행동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 다음은 지난 8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

KAIST는 너무 오랜 기간 무의미한 고통 속에 처해 있습니다. 서남표 총장의 사익 추구, 독선 경영, 거짓 증언, 약속 파기, 재정 손실 책임 기피, 조직 확장 방만 운영, 수 백억 원 부채 문제, 보직자에 선심 보상 등 조직 사유화, 일부 보직자들의 초법적 행위, 학사 및 연구 지원 행정 업무의 난맥상 등 학교 행정의 폐해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교수들은 더 이상 서남표 총장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KAIST 교수들은 지난해 9월 29일에 총 교수협의회원의 70.7%인 369명이 투표하여 그 중 63.4% 인 234명이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10%인 35명이 총장 퇴진에 반대, 27.1%인 100명은 기권) 그 이후 이사회와 여러 채널을 통한 구성원과 사회 각 층의 소통 노력과 경영 개선 촉구에도 불구하고 서남표 총장은 새로운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였습니다. 실망한 교수들은 금년 1월 12일에 총 회원의 71.5%인 383명이 투표하여 이들 중 75.5%인 289명이 총장의 해임 촉구 결의에 찬성, 이사회에 해임 촉구를 요청하였습니다.

특허는 교수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연구의 동기이자 산물입니다. 물론 총장도 특허를 낼 수는 있지만 특허 출원이 총장에게 맡겨진 본연의 업무는 아닙니다. 교수와 학생의 연구를 지원해야 할 총장이 KAIST 재임기간 중 60개의 특허를 직접 내고 보유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입니다. 더구나 총장이 지난 재임 기간 중 그 특허를 기반으로 기업체를 국내외에 만들어 공적인 자금으로 직.간접적 지원을 해온 것은 심각한 모럴 해저드입니다.

급기야는 금년 2월 20일에 서남표 총장이 평교수의 특허를 부당하게 장기간 보유한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총장은 특허의 원발명자인 교수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교수와 이를 밝힐 것을 요구한 두 명의 교수협의회 교수를 사문서 위조와 명예훼손으로 3월 7일에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총장이 타인 -그것도 자신이 보호, 지원해야할 대상인 KAIST 구성원인 교수- 의 특허에 대한 단독 발명자가 되어 그 특허를 2년 4개월 간 보유하면서 해당 특허의 출원경비 지불, 특허청으로부터의 2차의 거절에 대한 보완 수정 제출, PCT 국제 특허 출원, 해당 특허를 포함한 4개의 단독 특허의 홍보 등 적극적인 보유행위를 하여 온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총장은 특허의 원 발명자인 교수와 이를 밝히려는 교수들을 경찰에 고소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교수들은 매우 경악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관리 감독자로서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지는 않고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경찰 수사까지 동원한 서남표 총장의 폭압적인 직권 남용에 항거하여 최근 16개 학과.대학의 교수 262명이 실명 서명으로 총장의 즉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였습니다. 자신이 연루된 개인적인 특허 관련 의혹을 피하기 위하여, 명백한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해당교수에게 사과하기는커녕, 학교와 자신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학교의 자원과 이름을 써가며 송사를 벌인 것입니다.

KAIST는 지금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서 총장의 불통, 오만, 독선, 사욕, 거짓말 속에 학교는 망가져 가고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지쳐가고 있습니다. 대외 관계가 모두 망가지고 빚이 300억 원이 넘었는데도, 자신의 업적만 홍보하려 하고, 보직자 수당만 올리고 측근들만 챙기는 총장이 있는 한 어떤 학교도 번창할 수 없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입니다. KAIST 교수들은 다시 목놓아 외칩니다. KAIST 는 진실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사람을 제대로 보고 뽑아야 합니다. 그럴듯한 피상적인 경력만 보고 사람을 뽑아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진실, 열정, 올바른 비전, 성실과 겸손, 소통을 갖춘 사람이 필요합니다.

교수들은 KAIST의 극심한 위기였던 작년 4월에도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을 총장이 보여주기를 인내하며 기다렸으나 총장은 신의와 약속을 버렸습니다. 사퇴 요구 이후 7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나 학교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이제는 학교의 내면은 실로 극심한 참상에 이르렀습니다. 교수들의 마음은 실로 비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KAIST는 더 이상 이런 교착상태에 머무를 수 없으며 속히 이 굴레에서 벗어나 창의와 자유의 기상, 배려와 화합의 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비상해야 합니다. 방황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KAIST 교수들은 다음과 같이 서남표 총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 서남표 총장은 특허 사욕과 자신의 명예만을 지키려는 잘못을 사과하고 경찰고소를 즉각 취하하라.

- 서남표 총장은 독선적 학교운영, 구성원간 분열조장, KAIST 위상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

- 서남표 총장은 KAIST를 총체적 난국으로 빠지게 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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