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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거지같은 회사로 돌아가려는 이유는…"

거리농성한 지 만 4년, 학습지 노조 재능지부

이불 한 장 깔고 천막에서 생활한 지 만 4년이 됐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노동조합 사상 유례없는 재산 압류가 진행됐다. 살고 있는 집이고 동산이고 모두 압류돼 경매로 넘어가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탈퇴하지 않으면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 상당수 조합원이 탈퇴서를 내기도 했다.

회사에서는 노조 집행부가 불매운동을 했다며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노조 간부는 신용불량자로 등재돼 신용카드는 물론 모든 대출까지 정지됐다. 12월 20일로 거리에서 농성을 한지 만 4년이 되는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이야기다. 거리에서 지낸 지 4년이 됐지만 사측의 태도는 변한 게 없었다. 되레 노조를 압박하는 수단은 더욱 집요해졌다.

하지만 노조를 지키는 조합원들의 '악다구니'도 여전했다. 이날 재능교육지부 조합원과 사회당 당원 등은 서울 대학로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4주년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유명자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지부장. ⓒ프레시안(허환주)

"우리는 일개 기업과 싸우는게 아니다"

재능교육 투쟁이 장기화 되는 것은 사측이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학습지 교사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아 일체의 노조 활동을 불허하는 것이 핵심 이유다. 1999년 만들어진 노조는 한때 조합원이 3000명에 달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지금은 열 명 남짓 남았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유명자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지부장은 "회사가 우리더러 하는 말처럼 우린 '독종 같은 년'처럼 싸우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 지부장은 "학습지 교사의 처우는 너무나 열악하고 너무나 비상식적이다"라며 "이런 대우를 하는 기업이 어떻게 교육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능교육지부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노동계에게도 쓴 소리를 던졌다. 유 지부장은 "모두들 재능지부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연대가 이뤄지지 않는 듯하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실제 이날 대회에 참석한 인원은 50여 명이 고작이었다. 유명 정당 대표나 노동계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유 지부장은 "비록 우리의 싸움이 일개 기업에 맞서 싸우는 싸움이지만 우리는 마음 속으로 늘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고 생각했다"며 "민주노조가 만들어지는 그날,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날을 위해 이번 투쟁은 반드시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 지부장은 "4년 전 12월 20일 싸움을 시작했다"며 "이제 와서 포기할 수 없다. 우리가 노조를 처음 만든 마음을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능지부,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보여준다"

오수영 재능지부 사무국장은 "회사 앞에서 집회를 하면 회사는 물청소를 한다면서 우리에게 물세례를 했다"며 "그럼 우린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조합원 자동차 바퀴에 미세한 구멍을 여러 개 내서 교묘하게 차량 바퀴가 터지게도 했다. 또한 선전전을 하는 방송차량 엔진에 모래를 넣어 차를 아예 고치지도 못하고 버리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오 국장은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거지같은 회사로 되돌아가려고 애쓴다"며 "현장에서 동료와 웃으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날을 다시 찾고 싶어 아직까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안효상 사회당 대표는 재능지부의 지난 4년간 싸움을 두고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표현했다. 안 대표는 "이들은 노조가 설립된 99년 이후부터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며 "이들의 싸움을 보며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100일이면 곰도 사람이 된다던데, 1400일을 훌쩍 넘겼다"며 "그간 곰의 뚝심과 끈기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 우리 투쟁의 중심으로, 한가운데 서서 싸워주길 바란다"며 "우리 역시 재능지부와 같은 처지에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연대하자"고 독려했다.

한편, 재능지부는 거리농성 4주년을 맞아 재능지부 본사 앞에서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거리선전전, 1인 시위, 문화제, 결의대회 등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재능교육은 학습지 교사는 대법원, 대검찰청, 행정법원, 고용노동부, 노동위원회에서 모두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재능교육이 교사들을 계약 해지한 이유는 조합 활동 때문이 아니라 2009년 7월부터 불매운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재산압류 관련해서는 학습지 교사들이 위법행위를 계속함에 따라 법원을 통해 가처분위반사항에 대한 간접강제금을 부과하고 압류조치를 단행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2011년 9월, 강종숙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취하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관련해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추진했고 대화가 중단된 이후 실효성이 사라짐에 따라 2011년 9월, 해제를 요청, 강종숙 씨를 제외하고 현재는 모두 해제됐다고 알려왔습니다.

-회사 임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 및 자동차 바퀴에 구멍을 넣는 행위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 해지교사 복귀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에 의해 단체협약은 어렵지만 해지교사 12명을 전원 단계적으로 복귀시키고, 민형사상 고소 취하, 복귀기간 동안 생계비 지원' 등의 합의안을 학습지노조에 제시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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