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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없는 한나라, 더 심한 박근혜, 대변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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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전략 없는 한나라, 더 심한 박근혜, 대변혁해야"

[고성국의 정치in]<72>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

10.26 재·보궐선거 직후부터 시작된 한나라당 쇄신논의가 점점 미궁에 빠져들고 있는 양상이다. 쇄신의 과제도 불분명하고 쇄신의 경로도 불투명하다. 그런 중에도 청와대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 'MB노믹스'와의 단절을 통해 한나라당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어가고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이 느끼는 MB 정부와의 정책적 차별화의 강도, 새 깃발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요구 수준을 짚어보기 위해 한나라당의 대표적 이론가 중 한 사람인 나성린 의원을 지난 7일 만났다.

나 의원은 얼마 전 당비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한나라당 '뉴비전 보고서'를 발간했고 우파재집권 전략인 <대한민국을 부탁해>를 공저로 냈다.


▲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 ⓒ프레시안(최형락)

"문제는 쇄신의 방향…민주당 식 쇄신은 안 돼"

"여권은 쇄신으로, 야권은 통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쇄신의 방향이다. 쇄신파들의 주장을 보면 전혀 보수정당의 방향이 아니다. 민주당 식 쇄신이기 때문에 반발이 큰데다 그 사람들의 의견 개진 방식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불편해 하고 있다. 너무 언론을 의식하고 진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버핏세 도입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걸 주장하는 분들은 한나라당이 보수우파 정당이란 걸 잊고 있는 것이다. 보수우파라는 정체성을 근거로 개혁을 해야 하는데, 버핏세는 좌파 중에서도 일부만 주장하는 것이다. 부자들이 버핏처럼 착한 사람들이라면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인간이 그런가? 이기적인 동물이고 자신의 이익에 대해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아파트 관리비나 기름 값이 조금만 올라도 난리가 나는 나라다. 부자들은 이미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 재산세를 비롯한 사회보험료조차도 누진적 성격을 갖고 있다. 사회 1%가 세금 몇 십 퍼센트를 내고 있으니 많이 내는 것 아닌가? 거기서 더 내라고 하면 투자감소 등의 저항이 올 수밖에 없다. 언뜻 보면 버핏세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지만, 투자감소로 경제가 침체된다면 저소득층에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몇 십 년 동안 유럽사회에서도 없었던 정책인데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해, 부자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내세운 임기응변 아닌가. 이건 보수정당의 원칙에서 굉장히 벗어나는 주장이다."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결코 많은 게 아니란 주장도 있지 않나?"
"국가마다 상황이 다르다. 추가 감세 철회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2%포인트씩 인하하려다 결국 부유층에 대해서만 철회한 것 아닌가. 그걸 철회한 지가 고작 한두 달밖에 안 됐는데, 여기서 세금을 더 올리자고 하는 것은 굉장한 임기응변에 표를 의식한 것일 뿐이다."

"이른바 '부자감세' 철회논란과 관련해 나 의원도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나?"
"'부자감세'란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부자감세'가 아니라 '국민감세'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감세다. 용어부터 잘못됐다. 부자만 안 내린 건데 어떻게 부자감세인가? 야당의 주장을 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어떻게 여당 의원들이, 하지도 않은 감세를 '부자감세'라고 비판할 수 있나. 그러나 서민들의 경제상황이 열악하고 민심도 좋지 않으니 양해를 구하고 정치적 타협을 이루자고 얘기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당론이 변경됐다."
"정치적 타협의 차원으로 수용한 것이다."

"그걸로 인해 비판 받진 않았나?"
"그렇진 않았다.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면 당장 난리가 나지만, 혜택 받은 사람들은 조용하기 마련이다. 한나라당이 특정 계층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간 여러가지 선진화 정책을 내놨다. 그걸 일부에선 재벌을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경제 활성화를 이뤄 일자리를 창출하고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왜 재벌 정책인가? 우리당 지지자 중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 사람들은 경제가 활성화 돼야 일자리도 생기고 본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안다."

"정두언 의원이 먼저 추가감세 철회를 주장했는데, 논쟁 자체가 상당히 오래 진행됐다."
"정치적 논쟁이었다. 일부 정치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 언론에 먼저 터뜨리고, 언론에서 부각이 되면 기자들이 찬반 의원들에게 질문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언론 상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차분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굉장히 정치적으로 논쟁이 진행됐다."

"학계에 오래 있다가 국회에 들어왔는데 그런 식의 정치적 논쟁은 체질에 안 맞을 것 같다."
"체질엔 맞지 않지만 변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웃음) 제가 학계에 있을 땐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항상 얘기했다. 그런데 국회에 와보니 그게 안 되더라. 모든 정책이 표로 결정된다. 표가 곧 정치논리 아닌가. 학자들이 아무리 얘기해봐야 소용없다. 저도 처음 정치판에 들어와서는 화도 많이 냈다. 제가 볼 때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천역덕스럽게 하고 있고, 뭐 이런 이상한 곳이 있나 싶었다. 그런데 많이 변했다. 정치란 것은 어느 한 쪽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것이고 항상 타협과 조정을 통해 결정되기 마련이다.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설득해야한다는 것을 배운 셈이다. 체질이 조금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야당과의 논쟁과 여당 내에서의 논쟁, 어느 게 더 어렵나?"
"아무래도 야당과 밀고 당길 때가 더 힘들지 않겠나. 같은 당내에선 가끔 격렬하게 논쟁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울타리 아닌가. 사실 친이-친박계 간 정책 논쟁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친박계 의원 대다수가 시장주의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정책에 태클을 많이 걸었다는 것이다. 아마 정치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한나라당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나중에 타협이 된다."

ⓒ프레시안(최형락)

"친박계 MB노믹스 비판, 정치적 이유에 따른 것"

"유승민 최고위원은 'MB노믹스' 폐기를 주장하면서 최고위원이 됐다. 어떻게 보나?"
"유승민 최고위원의 평소 철학이나 원칙으로 봤을 때 맞지 않는 주장이다. 유 최고위원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 있을 때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를 주장했는데 줄푸세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747 공약(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경제강국)과 차이가 없다.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 선진화의 기틀을 잡자는 내용이 동일하다. 747 공약에 대해서도 최근 비판이 많은데, 숫자는 의미가 없고 747은 일종의 비전 제시다. 줄푸세나 747이나,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입각해 국민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완전히 뒤집은 것은 유 최고위원 본인의 철학과 다른 거다.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표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정책을 발표했고, 선거 패배 이후엔 한국형 고용정책을 발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해 온 성장위주 경제정책에 대한 전환을 정책적 차원에서 대안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전 대표가 내세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 이건 우리 당이 쭉 해오던 정책이고 전혀 새롭지 않다. 이미 지난 7월 발표한 '한나라당 뉴비전'에 모두 언급된 것이다. 박 전 대표가 말함으로 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게 기가 막힐 뿐이다.

"그런 전략들이 당내에서 소통이 잘 안 되나?"
"우리당이 문제가 많은 게, 한나라당의 가치와 철학, 이념을 알고 들어온 사람이 별로 없다. 80~90%가 정책 철학을 잘 모른 채 국회의원이 되려고 들어온 것이다. 제가 국회에 온 이후 박세일 교수와 함께 쓴 <공동체 자유주의>를 의원들에게 모두 돌렸다. 자유주의 약점을 공동체주의로 보완, 성장과 복지의 조화,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복지,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 등의 철학이 여기 담겨 있다. 2006년 작성된 우리당 정강정책의 근본이념이 여기에 그대로 나와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런 당의 철학을 모른다는 데 있다. 확실한 철학과 이념이 서 있지 않기 때문에, 세계 경제위기로 어려움이 오니까 바로 흔들리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이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는 게 옳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믿음이 없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 '한나라당 뉴비전'도 나왔지만 의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MB정부가 성장만 중시한다고? 어디에도 그런 얘기 없다"

"한나라당 뉴비전은 안상수 대표 때 만들어진 것 아닌가?"
"외부인사 90명을 초빙해 6개월 동안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보수우파의 가치에 기반하되 정책적인 면에선 중도로 외연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여기선 정부의 역할에 중심을 뒀다. 경제 위기가 빈발하다 보니 국민의 불만이 커지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빨리 선진국에 가기는 어렵더라도 천천히 갈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문제 때문에 다소 시장원리에 반하더라도 당면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내놨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이 없다. 안상수 대표 체제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반감도 있고, 오히려 자유선진당에서 훨씬 열심히 읽었다. 언론도 <한겨레>, <경향신문>에서 더 열심히 분석했다. 요즘 문제가 되는 2040 대책 역시 이미 여기서 거론했다. 우리가 이 세대에 취약하니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상 어떤 대책도 없었다."

"그 말대로라면 한나라당이 진정한 우파가 아니거나 재집권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프레시안(최형락)
"당이 노력을 안 한다. 이건 쇄신파도 마찬가지다. 불만을 말하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한 번 해보긴 했나?"

"쇄신파 의원들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는데 뭘 사과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정치적 사과와 경제정책에 대한 사과 요구다. 전자의 경우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소통의 부재나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 등, 정치적 부분의 사과는 분명히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경제정책과 관련해 747 공약을 폐기하고 성장중심의 경제정책을 사과하라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 이명박 정부가 성장 지표 중심의 정책을 한다는 주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이 정부의 분명한 기조는 성장과 복지의 조화다. 성장을 잘 해서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 살도록 복지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어디서 '성장중심의 경제정책'이란 말을 찾아냈는지 모르겠다. '부자감세', '고환율', '재벌위주의 정책', 어떻게 야당이 하는 주장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우리당에서 비판할 수 있나? 정말 문제다."

"대통령과의 차별화? '창조적 진화'가 필요해"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불가피하다고 보나?"
"차별화보다는 '창조적 진화'가 필요하다. 기존의 것을 다 부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임과 동시에 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이다. 기존의 정부 정책 방향은 맞았는데, 문제점들이 생겨나 그걸 고쳐나가자고 하면 될 문제다. 쇄신파 의원들이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하는데 굉장히 잘못된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런가?"
"이명박 정부의 선진화 정책은 정책이 발표되던 2007년 말 당시 시대정신으로 볼 때는 올바른 정책이었다. 감세와 규제완화, 개방 확대와 공기업 선진화 모두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었다. 그런데 2008년 예기치 않았던 세계 경제위기가 터졌고, 정부가 추진하려던 것들이 일부 좌절됐다.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다. 3년 전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면에서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정부정책에 대해 포기하고 사과하라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정확하게 구별하자는 것이다. 분명히 성과가 있었지만, 미증유의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좌절된 측면이 있었다. 그건 우리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의 위기극복 능력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삶이 어려우니 그걸 고쳐나가고, 문제를 치유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까지 한 일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결국 민주당 식으로 가자는 것밖에 안 된다."

한나라당 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거침이 없다.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던 교수 시절의 나 의원을 보는 것 같았다.

"안철수, 정치권 뛰어들면 '원 오브 뎀' 될 것"

"우파는 우파끼리, 좌파는 좌파끼리 모여서 지지자들과 북콘서트에 토크쇼 같은 것들을 많이 하는데 막상 좌우가 모여 하는 끝장토론이나 담론 경쟁은 점차 사라지는 것 같다."
"2007년 전후엔 이른바 개혁적 우파와 합리적 좌파의 프렌들리한 경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서고 난 뒤 어느 순간 잠잠해 졌다. 이유를 보니 개혁적 우파 진영이 와해됐다. 뉴라이트로 대표되는 개혁적 우파 시민사회 진영이 국회나 정부에 대거 들어가면서 흐지부지 해졌고, 좌파는 패배의 충격에 휩싸여 한동안 활동이 잠잠했다. 그러다 최근엔 합리적 좌파보다는, 뭐랄까 전투적 좌파가 득세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이 야권 통합 역시 주도하고 있고…. 건전한 국가 발전을 위해선 이들 사이의 대화 채널이 회복되는 게 필요하다."

"전투적 좌파란 누구를 말하는 건가?"
"전교조나 민노총의 경우 전국에 문제가 있는 곳은 모두 몰려가지 않나. 그 사람들이 현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정치권 주변엔 참여연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제가 경실련 등 시민운동도 해봤지만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좌파다. 그 출신들이 야권단일화나 좌파 쪽 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는 친노 그룹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전투적 좌파'로 보나?"
"문재인 이사장은 이념성향이 강한 것 같진 않다. 기본적으로 노무현의 아바타 아니냐. 그 분이 인기가 있는 이유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으로 사람들의 동정을 받고, 그 그룹에서 제일 괜찮은 사람이 누군지 찾다보니 문재인이란 사람이 떠오른 것이다. 사람이 합리적으로 보이고 욕심도 없고 젠틀하지 않나. 문제는 그 사람이 국가 비전을 한 번도 내세운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친노 그룹의 리더일 뿐이다."

"안철수 교수는 어떤가?"
"좌파라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좌우파 이념에선 벗어나 있는 것 같다. 굉장히 좋은 인재다. 최근 정치권에 휘말리면서 상처도 나고 참신성도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원래 안철수 교수는 IT계에 기여해서 젊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그들과 소통해 인기도 얻었는데 거기까진 좋다. 이 정부 들어와서도 경쟁력강화위원회 등에 들어왔던 걸 보면 국가 경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사회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의 한나라당 비판 역시 집권당이 한나라당이다 보니 나오는 것 아니겠나. 어차피 시대의 과오는 집권여당이 져야하는 것이다.

특별한 이념은 없지만 어떻게 보면 진보좌파 그룹에 의해 이용 내지 활용을 당하고 있다고 본다. 저는 가능하면 안철수 교수가 원래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비정치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 할 것으로 본다. 정치권에 들어오는 순간 망가질 수밖에 없다. 안 교수가 정치적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는 사람인데, 정치란 것은 갈등 조정과 타협 능력이 중요하다. 파벌간의 다툼, 자리 다툼, 그런 걸 조정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대단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능력이 없다. 안철수 교수는 자기 일만 해왔지 그런 일을 해본 경험이 없질 않나. 정치권에 들어오는 순간 안 교수 역시 '원 오브 뎀(one of them)'일 뿐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입장에선 대선 후보로 더 쉬운 상대 아닌가?"
"쉬울지 어려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정치권에 들어오면 일단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야권에선 안철수라는 개인의 상품 가치를 120퍼센트 활용할 것이다. 전략에 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안 교수 개인은 망가질지 몰라도 안철수란 상품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전략이 약하나?"
"아주 약하다. 전략이란 걸 짜본 적이 없는 정당이다. 역사는 가장 오래됐지만, 항상 기득권 주류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권위주의 시대엔 힘으로 밀어붙였으니 그런 전략이 필요 없었고, 민주화 이후에도 좌파에 비해 그런 전략이 훨씬 부족하지 않았나. 야당은 다르다. 항상 약자의 위치에 있었고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지만, 여기는 사실 그럴 필요조차 없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전략을 가장 잘 짜는 사람들이 좌파에서 우파로 전향한 이들이다. 그 사람들이 전략도 있고 전투력도 있다. 당 쇄신파도 그런 사람들이 주도하고 있지 않나. 다만 그 사람들이 두 가지 약점이 있다. 하나는 순수성,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고 또 하나는 그들이 어쩔 수 없는 소수란 점이다. 지금은 친박계와 손을 잡아 당을 주도하고 있지만 친박계와 그들은 이념과 정치철학이 완전히 다르다."

'전략 없는' 한나라당, 그보다 심한 박근혜계

"쇄신파가 친박계와 손을 잡고 있다면, 사실상 당권파 아닌가?"
"두 연합이 한나라당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그 둘이 이념적으로 맞는 게 아니다. 전략적으로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그 전략이 시행이 잘 안 될 수밖에 없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야권은 민주당 내 후보단일화와 외부 후보 단일화를 했다. 굉장한 시너지 효과다. 우리는 그 전략을 뻔히 보면서도 못하지 않았나.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저쪽에선 민노당까지 끌어들이는 야권단일화 전략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저 같은 사람이 보수대연합 해야한다고 말해도 제대로 안 되고 있지 않나. 한나라당에서 치열한 경선을 한 뒤 바깥 보수시민단체와 연합하고, 나중엔 자유선진당까지도 함께 해야한다는 방향은 분명한데, 누구도 강하게 주도권을 갖고 이를 추진하지 못한다. 이 점을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략에 약하나?"
"원래 전략보단 원칙과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인데, 주변 참모들 중 전략가가 거의 없다. 우리당에서 전략에는 좌파 운동을 하다가 우파로 전향한 사람들이 가장 능하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박 전 대표 주변에 없고, 측근들 대부분이 모두 주류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때는 이재오 의원이 그런 전략가 역할을 했나?"
"이재오 의원도 그런 역할을 했고, 당 바깥에 그런 책사들이 몇몇 있었다. 이름을 거론할 순 없지만 이 책사들이 지금 대부분 시대의 흐름에서 밀려났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실망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몸을 던져서 도와줘야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전략이 있는 야권과 전략이 없는 한나라당. 이렇게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 전략이 있는 쪽이 승산이 더 있는 것 아닌가?"
"정치권에선 당연히 그렇다. 제가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나라당의 대변혁이 반드시 필요하고, 보수대연합과 같은 전략도 시급하게 짜야한다는 것이다. 그 대변혁엔 외부의 참신한 인사에 대한 과감한 영입도 포함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보니 이곳이 굉장히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집단이다. 외부인사 영입 노력도 별로 없고, 밥그릇 빼길 걱정부터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당 외부의 보수우파 집단이 당에서 모두 멀어졌다. 이 사람들이 좌파정권 10년 동안 우파정권 창출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인데 이들을 당에서 별로 대접하지 않았다."

"전략의 시작이 기득권의 포기라는 뜻인가?"
"완전한 포기가 아니더라도, 상당한 정보의 양보는 있어야 한다."

"홍준표 대표가 혁신안을 낸다고 하다가 한미FTA를 이유로 미뤘는데, 지도부가 자리를 보전하면서 혁신한다고 하니 별로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홍준표 대표뿐만 아니라 당의 대혁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고, 공천개혁에 대한 주장도 많은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희생을 바탕으로 해야 진정성이 보일 것이다. 자신의 이권이나 자리는 잘 챙기면서 상대방의 변화만을 요구한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원희룡 최고위원과 김형오 전 국회의장 두 사람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나?"
"박희태 대표도 사석에서 말했다고 한다."

"자기 기득권부터 내려놓는 불출마 선언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그분들의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별다른 파장이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희생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를 따라 하고, 대변혁의 출발이 되어야 하는데 하나하나 고립되어서 끝났다."

"둘 다 비중 있는 정치인인데, 왜 그런가? 역시 전략의 부재인가?"
"원희룡 의원 같은 경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일부에서 순수하게 보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전 그렇게 폄훼하고 싶지 않지만 서울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원 의원이 사무총장 할 때 주류 쪽으로 갔지만 그만두고 나서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힘을 더 크게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김형오 전 의장의 경우 국회의장까지 지낸 분이다 보니 사람들이 '그만둬야 하는 사람이 그만뒀다'고 보는 것 아니겠나. 박희태 의장도 마찬가지다. 그만두지 않아야할 사람이 그만두면서 깃발을 올려야 하는데 흐름이 이어지지 않겠나."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 있다고 보나?"
"나타나야하지 않겠나. 결국 누가 진정성을 갖고 깃발을 들고 당과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의 문제다. 꼭 나타나야 한다."

"박근혜, 친박 발전적 해체 시작으로 보수대연합해야"

"박세일 교수의 신당 창당 얘기가 많은데, 한나라당에 들어와야 한다고 보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제가 보수대연합을 누차 강조하는데, 한나라당 바깥의 세력을 누군가 묶어내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개혁해 종국엔 당과 연합해야 한다. 이들을 정치세력화 하도록 누군가 묶어내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박세일 교수 외엔 없다. 그 분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그쪽 그룹에 속한 이들이 보수신당을 만들자고 하는 모양인데, 저는 박 교수에게 보수신당과 같은 제3당을 만들어 성공한 사례도 없고 어렵다는 의견을 누차 피력했다. 한국 정당사상 신당이 성공하려면 분명한 지역기반이 있든가 정말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또 엄격한 정치자금법 때문에 결국 창조한국당처럼 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신당을 창당하기 보다는 정치결사체로 남아달라고 얘기하고 있다."

"박세일 교수가 이를 주도할 경우, 그간 박근혜 전 대표와 대립적이었던 박 교수의 행보가 '박근혜 흔들기'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보수세력의 분열로 귀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잘못된 지적이다. 박세일 교수와 박 전 대표는 정책적 이견이 있었지만 인간적 신뢰는 갖고 있다. 박 교수가 주장하는 것도 역시 보수분열이 아니라 보수대연합이다. 박 전 대표가 대권 후보가 된다고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지, 분열을 위한 게 아니다."

"보수대연합엔 자유선진당도 포함되나?"
"당연하다. 합당이 될지 정치적 연합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제가 볼 땐 총선 땐 정치적 연합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고 대선 땐 충청권 확보를 위해 합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 다만 무리할 필요는 없다. 일단은 정치적 연합체로 가는 게 좋다고 본다."

"미래희망연대와는 언제 합치나?"
"합치는 건 이미 늦은데다 별 실익도 없지 않나.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실히 자리 잡았기 때문에 결국은 따라올 사람들 아닌가."

"그들도 정당이니 후보를 내고 선거를 해야 하나? 아니면 당을 없애야 하나?"
"없애고 들어와야 하지 않겠나. 합당이 안 되는 이유가 2~3가지 있는데 일단 빚이 있는데 빚을 갚아주는 게 정치자금법상 문제가 있다. 또 그 사람들이 굉장한 지분을 요구하는 데 도에 넘치는 지분이다. 자연적으로 흡수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범보수 세력이 야권에 못지않게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연합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 같다."
"저는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는다. 당내후보로선 대세론이 맞지만, 전체로선 아니다. 박 전 대표 지지율이 35%정도 되는데 그 중 상당수가 호남 지지표다. 이 표들은 대선이 임박하면 빠져나가게 돼 있다. 20~40대의 지지가 없고, 수도권의 지지 역시 취약하다는 사실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그렇다면 이미 대세론이 아니다.

저는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을 발전적으로 해체하면서 외연을 확대해 경쟁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내 경쟁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당내에서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치루고 여기서 이기면 경쟁자들을 끌어안아 외부의 보수우파세력과 연합해야 한다. 마지막엔 자유선진당과의 연합이 있을 것이다."

"그런 논리라면 야권연합을 '야합'이라고 비판하면 안 되지 않나?"
"그건 야합이 맞다. 나쁘게 말하면 야합이고 좋게 말해도 정략적이다. 거긴 가치가 다르지 않나. 민노당과 민주당은 가치나 철학이 완전히 다르지만 표를 얻기 위해 연합하는 것 아닌가?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은 가치가 다르지 않다."

보수논객답게 나 의원은 어떤 현안이든 답변에 망설임이 없고 거침이 없었다. 그의 앞으로의 정치가 궁금했다. 비례대표는 두 번하지 못하게 돼 있다.

"내년 총선 출마 준비하고 있나?"
"4개월 전부터 강남을에서 준비하고 있다. 당내에선 왜 비례대표가 쉬운 곳으로 가느냐는 얘기도 있는데 전 20년을 그곳에서 살았고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학자면서 정치인이다. 강남 지역이 보수우파의 핵심 지역이 아닌가. 제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실천형 정치인 보다는 정책형 정치인에 가깝다. 제 자신이 그런 한계도 잘 알고 있다."

"강남 좌파랑 싸우러 강남 우파가 간다?"
"그렇게 봐도 좋다. 사실 대학에 돌아갈 수 있지만 제가 구태여 정치를 한 번 더 하려는 이유는 저 같은 사람이 없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상당히 포퓰리즘으로 흐를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제정책은 더욱 그렇다. 민주당이나 민노당은 항상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도 최근 포퓰리즘이 상당히 득세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굉장히 문제가 될 것이다. 자칫하면 선진화가 물 건너 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저 같은 사람들이 당이나 국회에서 파수꾼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중도 보수정당으로 외연 확대해야"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간층을 공략해야 하는데 나 의원이 강조하는 것은 '보수의 정체성'이다. 이 둘은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
"그 충돌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 뉴비전'과 <대한민국을 부탁해>라는 책을 썼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선진화라는 기존의 비전에만 집착하면 이길 수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이념 성향도 많이 달라졌다. 중도가 상당히 진보 쪽으로 쏠렸다. 20~40대의 경우 한나라당에 7대3 내지 8대2 정도로 불리한데, 그 세대에게 우리의 스탠스만을 고집해선 안 된다. 우리의 기본가치나 철학을 버리지 않더라도 상당한 정도 중도로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다. 2040 세대의 경우, 맞춤형 정책과 함께 소통과 공감을 위한 노력을 해야 이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보수정당이 아닌 중도 보수정당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극보수층의 반발은 있을 수 있지만, 중도보수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

▲ 나 의원이 펴낸 '한나라당 뉴 비전'과 <대한민국을 부탁해>. ⓒ프레시안(최형락)

"'한나라당 뉴비전'이 좌클릭이란 비판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
"각종 언론에서 '좌클릭'이란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뉴비전은 중도로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지, 좌클릭이 아니다.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여기서 한 발 더 왼쪽으로 가면 반시장적인 좌파정책이지만 이 정도까진 용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좌클릭의 한계와 마지노선을 제시한 셈이다."

"한나라당 쇄신 논의가 백가쟁명 식으로 쏟아지는데, 앞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나?"
"당명을 포함해 확 바꿀 필요가 있다. 재창조에 버금가는 변혁을 하되, 보수우파의 가치에 근거해 획기적으로 해야 한다. 정책노선의 진화도 필요하고, 행태의 변화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행태의 변화가 중요하다. 보수우파의 가치를 지키며 낮은 자세로 가는 것이 필요한데 저는 김문수 지사의 승리에서 길을 찾자고 한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김 지사는 보수우파의 가치를 확실히 지키면서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 그게 한나라당이 나아갈 길이다.

이밖에 부자정당, 웰빙정당, 권위주의 이미지도 하루 빨리 탈피하고 직접 민주주의의 변화에도 빨리 적응해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대의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효력을 상실했는데 여기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물갈이도 분명히 필요하다. 공천 문제를 아직까지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문제도 빨리 정리해야 한다."

▲ 고성국 박사. ⓒ프레시안(최형락)
나 의원은 자신의 강남을 출마를 얘기할 때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인터뷰를 끝내고 인사를 하는 중에도 한나라당의 정책 노선에 대한 설명을 계속했다. 보수우파 논객, 보수우파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와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집권당 의원으로부터 받는 이런 느낌을 필자는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여러 번 받은 적이 있다. 그 답답함을 해소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은 결국 좌초했는데 한나라당은 어떨지 하는 생각이 설핏 스쳐갔다.

국회 밖으로 나오자 FTA 시위대를 저지하느라 국회 담벼락을 겹겹이 둘러싼 경찰차들과 전경들의 앳된 얼굴들이 보였다. 그들 위로 초겨울의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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