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총학생회가 오는 13일 비상학생총회를 소집한다고 11일 밝혔다. 주요 안건 중에는 서남표 총장의 '경쟁 위주의 제도 개혁'의 실패 인정을 요구하는 안도 들어 있어 총회 성사 여부가가 주목된다.
카이스트 총학생회는 11일 학생회 홈페이지에 총회 소집을 알리면서 '학우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글을 통해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분명하게 드러난 점은 학교에 다니던 우리 학우들이 극단적인 길을 택할 만큼 '행복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이 와중에도 우리는 제대로 된 애도의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무너져가는 정신을 붙들고 학업과 일상에 전념해야만 하는 슬픈 현실에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카이스트를 꿈꾸던 한 고등학생이 '저라면 학생들을 학점에 몰아세우고 학교를 절대로 사랑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며 "미래의 후배들이 이곳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총학생회는 "선배 된 카이스트의 학생으로서 지금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지 못한다면 우리에겐 상처만 남긴 큰 사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른다"고 비상총회를 여는 배경을 설명했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총학생회는 "한국 산업 발전 중심에 카이스트가 있었던 이유는 훌륭한 인재들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뛰어난 학생들과 학문적 즐거움을 공유하고 자발적으로 열심히 공부했던 우리 과학도들의 오늘은 경쟁위주의 숨 막힌 제도들 때문에 막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서 총장 이래 카이스트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 개혁의 과정에 학생과의 소통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2008년 총장 간담회, 그리고 지난 8일 간담회를 통해서도 보였듯이 그동안 학생 사회는 학교와의 소통을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학교는 학생과 '소통'할 의지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우리가 힘을 모아 나서야 할 때"라며 "학생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될 수 없는 학교 의사결정체제 전반에 대해 변혁을 요구하고, 서 총장의 경쟁위주 제도개혁 실패를 알리는 비상학생총회 소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총회 안건으로 △비민주적인 원규 개정 요구안 △학생 요구안 관철 △서남표 총장의 '경쟁 위주의 제도 개혁'의 실패 인정 요구 등이 상정됐다.
총회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학부 학생회 전체의 8분의1 참여와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된다. 학부 학생은 총 4029명으로 의사정족수는 50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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