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내에서도 서남표 총장에게 반기를 든 교수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11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한상근 수리과학과 교수는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서 총장이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이 네 번째로 자살한) 지난 7일 사퇴하는 것이 적절했는데 이제 명예로운 퇴임 시기는 놓친 듯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한 교수는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말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서 총장 취임 후 카이스트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해야만 했다. 이로 인해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한 교수는 "영어 강의가 그나마 매우 적은 교수와 학생 간 인간적 접촉을 단절해 버리고 이미 많은 삭막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 뿐이라고 판단했다"고 우리 말 강의를 하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 교수는 "영어 강의는 각 교수들의 선택에 맡기고 대신 졸업을 하려면 일정 학점 이상의 영어강의를 수강토록 하는 등 졸업요건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친구들로부터 '애들 좀 그만 죽여라'는 소리를 들어서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남표 총장이 "미국의 명문대는 자살률이 더 높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며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 총장은 카이스트 교과개혁을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학생과 가진 면담에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는 15일 열리는 카이스트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학생들의 자살사건과 관련한 현황 보고와 함께 학교 측이 내놓은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회의에서 서 총장의 해임 등에 관한 안건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자리에서 서 총장의 거취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높다.
서 총장은 지난 8일 열린 학생과의 간담회에서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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