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원 M&M 전 대표의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이 미국 유력 일간지 <LA타임스>에도 소개됐다. 이 신문은 특히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며 재벌의 비행에 관대한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데 비중을 뒀다.
LA타임스는 1일자 세계면 톱기사로 "노조 활동을 하던 유홍준 씨에게 한 대에 1000달러, 나중에 3000달러를 주고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폭행했다"는 등 사건을 비교적 상세히 묘사했다.
이 신문은 "최근 몇 년 동안 재벌경영진이 사기, 배임, 횡령 등을 저질렀으나 대부분은 곧 감형되거나 사면을 받았다"면서, 특히 "2009년에는 탈세 혐의의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사면받았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이 전 회장이 돕기를 원했고, 대통령 역시 한 때 현대건설의 사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자신의 아들을 폭행한 술집 종업원을 폭행했다가 사면 받은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누리꾼들 3만여 명이 "이 사회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면서 최 전 대표 구속을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그동안 한국 사회가 재벌에게 관대한 이유를 분석했다.
이 신문은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재벌은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억제하기 쉽지 않은 존재라는 인식 때문에 재벌에 대해 엄정하지 않은 분위기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또한 "1960년대 군사정권 하에서 번성했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재벌 스스로가 스스로를 감시하는 능력을 잃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기사에서 'chaebols'이라는 한국어 발음 표기 단어를 고유명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나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재벌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한국의 힘 없는 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하찮은 취급을 받아왔다"는 유홍준 씨의 말로 기사를 끝맺었다.(☞기사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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