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문 영진위원장 해임…온갖 논란 끝 불명예 퇴진

"독립영화 지원 심사에 압력 행사"…조희문 "억울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8일 2010년 상반기 독립영화 제작지원 사업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을 해임했다.

문화부는 이날 "조 위원장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4조 '이사의 충실의무'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해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지난 5월 영진위의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내부 조율' 등 표현을 써서 '꽃 파는 처녀' 등 특정 작품을 거론하는 등 심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의 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조 위원장이 이사의 충실의무 등을 규정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5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난 5일 조 위원장을 상대로 청문을 실시했지만 추가로 고려하거나 반영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어 관련 절차를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조희문 위원장은 취임 이후 △ 영상미디어센터, 독립영화 전용관 위탁 사업자 선정 편향 심사 논란 △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시나리오 '0'점 논란 △ 업무추진비 개인 사용 의혹 등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휘말리다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지난 국정감사에는 지난 6월 임시국회의 인사말을 '재탕' 한 자료를 배포해 국회 국감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의 해임에 따라 영진위는 당분간 부위원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며, 문화부는 조만간 신임 위원장 인선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의 해임 조치에 대해 조 위원장은 경우에 따라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문화부의 해임 결정은 절차와 내용 모두 받아들일 수 없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필요한 부분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영화 행정이 정치적 고려의 대상이 되는 게 안타까우며 이런 일은 영화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