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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드러지, 루퍼트 머독, 문선명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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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드러지, 루퍼트 머독, 문선명의 공통점은?

[장행훈의 광야의 외침] 보수 미디어의 삼각 편대

오늘날 미국 보수 미디어의 상징은 토크 라디오와 케이블 뉴스 채널이다. 하지만 이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보수 미디어의 기초를 닦아놓은 보수 신문의 역할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신문은 보수 방송 매체의 등장으로 이전 보다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으나 두 매체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아직도 보수 이념 선전에 자기 몫을 다 하고 있다. 여기에 뉴 미디어 인터넷이 등장해서 보수 매체 간에 연계 작용을 해 주고 있다.

데이브드 블록의 <공화국 소음 기계> 사례 제1부에서는 인터넷 미디어 <드러지 리포트(Drudge Report)>, 루퍼트 머독이 보수 이념 선전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뉴욕 포스트>, 그리고 수도 워싱턴에서 보수의 파수병 역할을 하고 있는 <워싱턴 타임스>의 활동을 소개 한다.

미국의 보수 미디어 관행을 고찰하면서 강하게 느끼는 것은 시장원리를 그렇게 강조하는 보수 우익이 자신들의 보수 언론 지원에 있어서는 시장원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보수 미디어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과 언론의 기본윤리를 무시하고 미디어를 상업적 이익과 보수 이념, 우익정당의 당략에 봉사하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래 소개하는 <드러지 리포트>, 머독의 <뉴욕 포스트>, 문선명의 <워싱턴 타임스>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이러한 우익 언론의 특징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가십에서 우익 뉴스의 확성기로, <드러지 리포트(Drudge Report)>

매트 드러지는 CBS방송의 선물 가게(gift shop)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던 사람이다. 웹사이트를 운영해 본 경력도 없고 언론인으로서 직업적 훈련도 받은 일이 없다. 드러지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드러지 리포트는 1990년대 중간에 출범한 것으로 처음에는 드러지가 선물 가게에서 주어들은 헐리웃 연예인 가십 뉴스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방문자 수가 늘어났다. 그러자 우익이 그의 사이트를 보수의 정치 어젠더가 될만한 '뉴스'를 내보내 반응을 시험하는 장소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드러지는 그의 사이트 뉴스가 80%는 정확하다고 주장했지만 허위 정보가 많았다. 미디어 비평잡지 <브릴스 콘텐트(Brill's Content-2001년 폐간>)에 의하면 드러지 리포트 '보도' 중에서 사실인 것은 30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드러지 리포트는 1990년대 클린턴 탄핵 파동 기간에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클린턴은 그의 희생양이었다. 드러지는 이 파동의 관찰자이면서 참여자이기도 했다. 반(反)클린턴 행동대들은 그들이 흘린 유언비어가 일반신문에 먹히지 않자 드러지 리포트에 원하는 정보를 흘렸다. 드러지는 이들이 만들어 입에까지 가져다 준 정보를 '스쿠프'라며 퍼트렸다.

그의 사이트 방문이 불어나자 드러지의 사업 영역도 넓어졌다. AOL과 계약을 맺게 돼 사이트 방문자 수가 더 늘어났다. 그는 <폭스 뉴스> 채널에 주 1회 인터뷰 쇼에 출연할 기회도 얻게 됐다. 내쇼날 프레스 클럽 연사로 초청되기도 했고 CNN, MSNBC에 이어 NBC의 신문과의 대화(Meet the Press)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ABC 네트워크의 라디오 토크쇼에 처음 출연했다. 드러지는 "모뎀과 전화통 값싼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응접실과 침실. 목욕실까지 달린 훌륭한 편집국을 만들 수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돈 안 드는 인터넷으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대표적 인물이다.

▲ <드러지 리포트> 일부. <드러지 리포트>는 우익 미디어 전체를 위해 제1차 뉴스 공급자 역할을 한다.

1999년에 이르면 드러지 사이트의 연간 방문자 수는 2억4000만. 2002년에는 14억을 기록한다. 인터넷 접촉 조사 사이트 Alexa com 에 의하면 2004년 현재 <드러지 리포트>는 "뉴스"사이트로서는 CNN, BBC News, <뉴욕타임스> 보다는 뒤진 6위지만 <워싱턴 포스트>나 <USA today>, <ABC News> 보다는 앞섰고 웹 방문자 수에 있어서는 세계 242위를 기록했다. 2003년 마이애미 헤럴드와의 회견에서 드러지는 그의 연간 수입(웹과 라디오 수입 포함)이 120만 달러에 달한다고 자랑했다. 드러지는 돈이 많이 드는 명예훼손 소송비용은 우익 재벌에 기대기도 하지만 자기 사이트는 광고수입으로 지탱했다. 우익 웹을 지원하는 반(反) 진보 재벌 리차드 스카이프(Scaife)가 운영하는 NewsMax와 루퍼트 머독의 <폭스 스포츠>가 단골 광고주다.

<드러지 리포트>는 우익 미디어 전체를 위해 제1차 뉴스 공급자 역할을 한다. 그는 뉴스를 여과해서 우익 매체인 <워싱턴 타임스>, <뉴욕포스트>, <위클리 스탠다드>, 우익'컬럼니스트들과 작가들, 우익 웹사이트 등에 '뉴스'를 링크해 준다. 드러지는 이들 "뉴스'와 뉴스의 주인공들을 부각시킨 기사를 토크 라디오와 모든 케이블 채널에 전송해서 우익 조직이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우익의 입장을 선전하는데 불가결한 어젠다 소재를 제공한다.

" 루퍼트 머독의 <뉴욕포스트>, 'S커브'로 가득찬 신문"

▲루퍼트 머독의 <뉴욕포스트>.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에 의하면 "<뉴욕 포스트>는 더 이상 언론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악의 세력"이었다.ⓒ뉴욕포스트
호주 태생의 신문 재벌 루퍼트 머독이 70년대부터 뉴욕 보스톤 시카고 등 미국 각지에서 신문을 사들이면서 미국 저널리즘은 모습이 완전히 바뀐다. 머독은 리버럴 신문의 편파성을 규탄한 에디트 에프론(Edith Efron)이 <뉴스 왜곡자들(News Twisters)>에서 주창한 우익 자유방임주의 철학의 화신이다. 그는 저널리즘은 이익을 내는 것 외에는 어떤 책임도 느끼지 않는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은 하나의 사업일 뿐이라고 믿는다. 그는 미디어에서 경쟁과 공공책임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원의 결정 같은 것은 딱 질색이다.

머독의 전기 <미디어 제국 구축>을 쓴 윌렴 쇼크로스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편집 정책 또는 저널리즘 원칙은 시장지향이다. 그의 신문들은 별 내용 없는 신문이거나 저속한 타블로이들이다. 그러므로 어떤 신문도 우수한 기자들을 유치하기 어렵다. 그의 미디어 철학은 독립적인 탐사나 문제의식 있는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워터게이트 탐사보도를 비난하면서 대통령직을 사임한 닉슨과 가까이 지낸 머독은 "나는 적대 저널리즘에 대한 예찬이 때로는 전복 수준에 도달했다고 믿는 점에서 이 나라 대다수 언론인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머독은 1995년 타임지에 미국에서 대통령과 연방 준비은행 총재, 빌 게이츠 다음으로 네 번째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 그러나 머독은 언론 '엘리트'들이 자신과 자기 독자들을 깔보고 있다는 자격지심의 포로로서 자신이 이들 엘리트와 전쟁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점에서 그는 닉슨과 생각이 같았다. 그는 지나친 경쟁을 유발해서 재력이 약한 경쟁신문이 살아남기 위해 신문의 질을 떨어트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뉴스테이츠맨(New Statesman)은 이렇게 질을 떨어트리면서 자사 부수를 올린 그의 타블로이드 신문 <선(the Sun)>을 "똥 신문"(shit sheet)라고 경멸했다. 그의 <뉴욕 포스트>도 워싱턴 저널리즘 리뷰로부터 S커브(섹스 스켄들 센세이션)로 가득 찬 신문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에 의하면 "<뉴욕 포스트>는 더 이상 언론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악의 세력"이었다.

진보에는 머독과 같은 미디어제국은 없다

머독은 객관적이고 불편부당한 보도를 지향하는 미국의 언론 전통 따위는 염두에 없다. 그는 지주회사 뉴스 코퍼레이션 휘하의 뉴스 매체들을 자신의 상업적, 이념적, 당파적 어젠다를 선전하는 도구로 사용하는데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 머독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선전하고 자기 반대자를 중상하는데 미디어를 사용하는 거대 언론사 사주는 없다. 미디어 재벌 머독이 대량의 컨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유통하는 수단까지 장악함으로써 부와 권력을 확장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보수정치인들이 통신 산업의 규제를 완화해 주도록 연방통신위원회에 압력을 가해서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은 오락과 신문, TV뉴스, 잡지, 책 출판 분야에서 세계적인 미디어 왕국이 됐다. 그는 매주 4000만부의 신문을 발행, 영국 호주 뉴질랜드의 미디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머독의 지주회사는 폭스방송 네트워크, 10여 개의 TV방송국과 폭스뉴스 채널, 영화 TV제작사인 20세기 폭스, 하퍼 콜린출판사 등을 거느린 미디어 제국이다. 진보 진영에서 이처럼 많은 미디어를 거느린 재벌은 하나도 없다. 미국 사회가 지난 한 세대 동안에 급격히 보수화된 원인이 어데 있는지 자명해진다.

머독의 미디어 세계는 우익 싱크탱크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 싱크탱크는 그의 인쇄매체와 TV뉴스의 컨텐츠를 상당량 공급한다. 머독은 나중에 보수 싱크탱크인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와 후버 연구소(Hoover Institute)운영에도 참여한다. 머독은 공화당에 수백만 달러의 정치헌금을 기증하며 미국의 정치와 금융 미디어 세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적으로 25년 째 적자를 보면서 <뉴욕포스트> 신문을 경영하고 있다. <뉴욕 포스트>는 민주당을 공격하는 기사를 싣고 공화당에게는 응원을 하며 뉴욕 정치에서 하나의 세력이 되고 있다. 보수 성향인 수많은 칼럼니스트를 고용해서 보수 여론 확산의 선봉에 서있다.

"종교-정치 분리는 사탄이 가장 원하는 것" 문선명과 <워싱턴 타임스>

머독 다음 가는 우익 미디어 거물로는 한국 통일교회 교주 문선명이 있다. 자신을 메시아라고 말하는 문선명은 1982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보수 이념을 지키는 신문으로 <워싱턴 타임스(Washington Times)>를 창간했다. 그는 창간 15주년 기념사에서 "15년 전 세계가 냉전에 와중에 있을 때 이 세계를 구하려는 하나님의 절실한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워싱턴 타임스>를 창간했다"고 창간 동기를 피력했다. 그는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것은 사탄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에서 기독교 우익과 보수 정치인들의 결합을 정당화하고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위험한 발언이다.

▲ 문선명은 1982년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보수 이념을 지키는 신문으로 <워싱턴 타임스(Washington Times)>를 창간했다
그는 "유태인들이 한 사람 예수를 죽임으로써 2000년을 고통을 받았다"고 말하고 예수를 죽인 유태인들의 죄를 씻기 위해 600만 명이 살육당했다"고 말할 정도로 반 유태주의자이기도 하다. 브록은 이 같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우익 기독교인들과 네오콘 유태인들이 문선명이 제공하는 후한 후원금을 덥석 받아쓰는 태도에 고개를 갸우뚱 했다.

문선명은 많은 공화당 정치인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닉슨을 위해 금식기도를 올리기도 한 보수 우익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조지 부시는 문선명이 신학교를 세운 남미에 문선명과 함께 여행하고 연설 사례금으로 10만 달러를 받았다. 부시는 연설에서 <워싱턴 타임스>가 "내가 보기에는 수도 워싱턴을 건전하게 만드는 신문"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문선명이 "편집의 독립을 존중"한다고 치켜세우고 그를 "비전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는 그가 추진하는 "신앙에 기초한 이니샤티브" 사업을 문선명 그룹에 맡겨 문선명 그룹은 부시정부로부터 많은 자금을 지원받았다.

문선명은 진보적인 <워싱턴 포스트>와 이념 경쟁을 벌이기 위해 창간 이후 <워싱턴 타임스>에 1년에 1억 달러씩 수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타임스는 1980년대에 반공 십자군 역할을 자임하면서 워싱턴의 이념 "방향을 더 오른쪽으로 움직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워싱턴 타임스>의 논설란 편집자 토니 블랜클리에 의하면 부시 "대통령이 아침 식탁에서 읽는 신문은 셋뿐이다. 그의 고향 텍사스 지역신문과 <워싱턴포스트> 그리고 <워싱턴 타임스>이다."

<워싱턴 타임스>는 머독의 <뉴욕 포스트>보다도 뉴스 보도에 있어서 리버럴 미디어의 독점을 파괴하는데 더 열성이었다. <워싱턴 타임스>는 성공 가망이 없는데도 언론 내부에서 리버럴 저널리즘을 전복하는 보수 언론의 베이스 캠프를 자처했다. <워싱턴 타임스>의 우익 편향 때문에 창간 편집인 제임즈 휠란(James Whelan)을 비롯해서 창간 간부들이 문선명 팀의 편집 간섭을 비난하면서 사임했다. 1980년대에 '편집국장' 웨슬리 프루덴은 기사 제목과 리드 기사를 공화당 노선에 맞게 자주 가필해서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그래서 편집국에서는 '프루덴 가필"(Prudenizing)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워싱탄 타임스>는 지방신문 보다 부수는 적으면서도 수도 워싱턴에서 발행된다는 사실 때문에 그렇지 않았으면 생각할 수 없는 선전 효과를 발휘했다. 1990년대에 들어와 우익 라디오와 케이블 토크 TV가 위력을 발휘하게 되자 두 신문은 이들 보수 매체와 시너지 관계에서 오는 엄청난 선전효과를 거두게 됐다.

다음 회에서는 우익 방송과 기독교 우익 방송의 탈선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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