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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씨 때문에? KBS, 비겁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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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미화 씨 때문에? KBS, 비겁한 변명입니다"

[기자의 눈] 질문도 안 받고 도망간 KBS를 수배합니다

한국방송(KBS)이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김미화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KBS 블랙리스트'에 관한 반박 기자회견이었다. 김 씨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뉴스9>에서의 비난보도에 이은 기자회견, 말하자면 '3연타'인 셈이었다. 이슈가 이슈이니만큼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장에는 꽤 많은 기자들로 자리가 찼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한상덕 KBS 홍보국장은 "기자회견 끝난 후 일문일답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전 김미화 씨가 '이번 일이 자신의 본의와 달리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전해왔고 이번 일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 확산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자리에 앉은 조대현 KBS 부사장은 '김미화 씨 트위터 발언과 관련한 KBS의 입장'을 읽어내려갔다. "김미화씨가 트위터에서 언급한 '블랙리스트'는 KBS에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 "KBS의 진행자, 출연자의 선정과 교체는 제작진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이번 일로 말미암아 KBS는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2분 가량 입장문을 읽은 직후 조대현 부사장은 즉각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이 "진짜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냐", "이렇게 할 생각이라면 보도자료를 배포하면 되지 왜 굳이 기자회견을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KBS 관계자들은 '김미화 씨가 오해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어이가 없었다.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가 연 이날 기자회견이 제대로 되려면 그간 끊임없이 제기된 'KBS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당당하게 밝히는 자리가 됐어야 한다. KBS의 변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해명'이 아닌 김미화 씨에 대한 비난과 반박을 위한 자리로만 생각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날 기자회견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기자들로부터 제기됐을 질문들은 대략 이랬을것이다. KBS에 '블랙리스트'는 정말 없는가? 단순한 '문건'이 아니라 KBS에 출연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은 이미 있지 않은가. 김제동, 윤도현 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아무런 근거없이 일제히 교체된 수많은 KBS 라디오 진행자들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들은 다시 KBS에 출연할 수 있는가?

또 이런 질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미화 씨에 대한 고소는 누구의 결정인가. 김미화 씨의 트위터 글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는 과도한 것 아닌가? 이미 KBS가 <뉴스9>을 통해 김미화 씨를 맹비난한 것처럼 KBS는 자사의 보도를 통해 충분히 해명, 반박할 수 있는데 명예훼손 고소부터 했어야 했나?

실제로 KBS는 김미화 씨 핑계를 대며 기자회견의 질의 응답은 받지 않으면서도 김미화 씨에게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 건은 취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강덕 대외협력국장은 기자회견 직후 따라나온 기자들에게 "김미화 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잘못'이라고 바로잡고 결자해지 하면 모를까 그전에 고소를 취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화 씨가 '백기'를 들지 않는 이상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다. KBS는 27년간 국민들을 웃기고 울려온 대표 코미디언을 '매장'하고 싶은 것인가. 김미화 씨가 트위터에서 제기한 의혹은 윤도현 씨, 김제동 씨 하차 등을 거치며 이미 숱하게 제기되어 왔다. 김미화 씨라서 특별히 다른 것은 무엇인가. 혹시 이것도 김미화 씨의 후배 연예인들에게 주고 싶은 '일벌백계'의 본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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