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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서울' 외치는 오세훈, '장애인 차별'은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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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서울' 외치는 오세훈, '장애인 차별'은 방치"

장애인단체 모니터링 "공공시설 625곳 중 597곳 장애인 차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서울 지역 공공기관과 공공장소에서조차 법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자인 서울'을 기치로 내건 서울이지만 정작 선진국 척도인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5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공공 근린시설 625곳 중 96%인 597곳에서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2010년 4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했고, 기자회견 직후 조사 결과 자료와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너무나 많은 차별적 요소가 버젓이 방치돼 있는 공공 근린시설의 차별 방치를 시정하기 위해 집단 진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프레시안(허환주)

"언제까지 이렇게 거부당하고, 차별당하고 살아야 합니까"

이번 서울 지역 근린 공공시설 모니터링 조사 결과, 버스정류장에 전자문자안내판이 설치된 곳은 조사장소 54곳 중 10곳에 불과했고, 버스 내 전자문자안내판이 설치된 버스는 단 1대에 불과했다.

또한 모니터링 한 경찰서 7곳, 도서관 4곳에는 모두 수화통역사가 상주하지 않고 있었으며 우체국 47곳, 주민 센터 14곳 중 각각 한 곳만이 수화통역사가 상주하고 있었다. 병원 8곳 중 5곳에서는 세균감염을 이유로 보조견 접근을 거부했으며, 조사한 10곳 보건소 중 7곳에서도 보조견 접근을 금지했다.

조사한 57곳의 주민 센터 중 컴퓨터 시설 및 대체 입력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은 48곳이나 되었고, 조사한 우체국 7곳, 파출소 5곳은 모두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들은 "가파른 경사에 설치된 리프트, 전동휠체어가 들어가기엔 너무 좁은 화장실 입구, 유도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은 공원, 청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화장실 알림장치 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은 공공장소들이 너무나 많았다"고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에 참여한 김민정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활동가는 "장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장애인들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며 "밖에 나가면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업무도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정 활동가는 "우리는 언제까지 거부당하고, 차별당하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살아가길 바란 뿐이다"라고 밝혔다.

조임숙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공동대표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 진정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겨우 4%에 불과했다"며 "결국 지속적으로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진정 대상 제외 수치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서재경 상임활동가는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은 도시의 미관을 좋게 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 편의 시설 확충 등 복지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에만 몰두하며 정작 장애인들을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모니터링에는 지체장애인,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등 총 35명의 장애인들이 주민 센터, 우체국, 지하철 역사, 경찰서, 국공립병원, 보건소, 공동도서관, 구민회관 등 총 623곳을 민원인으로 찾아다니며 조사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정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편의 시설 설치 비용상의 문제도 있어서 하루 아침에 개선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점진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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