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이유로 불법사찰을 벌였던 민간인 김모 씨가 경찰에서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의 정치자금 지원 여부 등을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김모 씨는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무총리실과 경찰이 내 블로그에 올려진 이 대통령 관련 동영상 제작과 유통 경위를 조사하면서 이광재 당선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는지, 촛불집회에 자금을 지원했는지 등을 거듭 조사했다"고 밝혔다고 25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김 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요청에 의해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진행됐다.
김 씨는 "경찰은 처음에 횡령과 명예훼손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가 동작경찰서장의 보완수사 지시가 있은 뒤 명예훼손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며 "수사 당시 경찰 관계자로부터 상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 ㅇ씨가 2008년 9월 ㅋ사를 찾아와 회계자료를 불법 압수수색한 뒤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도 정치자금 제공 여부 등을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원들이 총리실에 여러차례 가서 정치인 후원금과 촛불 후원금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면서 "조사가 끝난 뒤 한 조사관이 '김 씨의 정치자금을 밝히지 않으면 회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광재 당선자와 관계에 대해 "이 당선자와 나는 강원 평창 출신으로, 동향인 것 외에 일면식도 없다"며 "총리실이 이 당선자와 촛불집회의 주변을 샅샅이 뒤지는 과정에서 엉뚱한 사람의 꼬투리를 잡아 개인의 삶을 파괴시켰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실은 지난 21일 민주당 신건·이성남 의원이 폭로하면서 알려졌고, 총리실은 현재 고혈압으로 입원 중인 해당 공무원을 24일 대기발령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광재 당선자와 관계 등 정치사찰 주장에 대해선 "현재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자 측 관계자는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로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면서 "하지만 경찰 등에서 이 당선자 관련 주변인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진 사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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