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에 대해 야당은 22일 한 목소리로 정 총리의 "직접 사과"를 촉구했다. 자유선진당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세종시 특임총리'인 정운찬 총리는 국회를 총리실 산하기구로 폄훼하고 있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정 총리에 대해 "비겁하고 교활하다"는 거친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총리실의 오만한 권력 휘두르기…담당자 처벌하고 대국민 사과해야"
▲ 정운찬 국무총리와 총리실이 연일 정치권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말만 나오면 빨갱이로 몰아붙이고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독재시절을 연상케 하는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이명박 정권 들어 미네르바 사건, 시국선언 등 정권에 비판하는 시민을 탄압하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 기본이 된 듯 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공분을 모은 이 사건은 전날 이성남 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건이다. 국무총리실 소속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퍼와 게시한 일반 시민을 2달 간 내사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1차 조사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도 서장의 지시로 재조사를 벌여 검찰로 송치했고, 피의자 김모 씨는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관련기사 보기 : 총리실이 민간인 '불법사찰'…사찰 담당자는 '행방불명')
야당은 이 사건에 대한 총리실의 정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총리실은 즉각 사실 여부를 국민에게 명확히 알리고 담당 및 책임자에 대해 문책과 처벌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총리실의 최고 책임자인 정운찬 총리가 직접 나서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리, 이쯤에서 그만 깨끗이 물러나라"
정 총리의 수난은 이 뿐이 아니다. 지난 9개월 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세종시 수정안이 이날 상임위에서 부결됐다. 세종시 수정안은 민주당 등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 친박계도 명백한 반대였기 때문이다.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정 총리에 대한 공세도 탄력을 받고 있다. '수정안을 국회 표결에 맡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 이후에도 정 총리가 "애국심이 있다면 정략적으로 만든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지난 21일에도 전체 국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세종시 수정안의 통과를 호소했다.
이런 정 총리의 행보 탓에,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는 이들의 화살은 정 총리로 쏠리고 있다.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은 "총리직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어떤 막가파식 공갈협박으로라도 기어코 본회의 표결을 관철시키고야 말겠다는 오기와 독선, 치졸한 꼼수가 총리직 사임의 출구전략이 될 수는 없다"며 "정운찬 총리는 온갖 술수에 매진할 게 아니라 이쯤에서 그만 깨끗이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도 국토위에서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 직후 "공연히 이 문제를 가지고 총대를 메고 지난 1년 간 국민을 피곤하게 했던 정운찬 총리는 책임을 지고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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