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차관보다 조희문 영진위원장이 힘이 더 센가?"
'신 차관의 MB 정부 지분' 논란은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먼저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부적절한 행동을 놓고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과 신 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던 도중 "우리가 알기로는 신 차관이 이 정부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라고 말했다. 신 차관이 두 차례에 걸쳐 "조희문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위가 스스로 물러날 만한 사안"이라 언급했음에도 조 위원장이 자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의였다.
김부겸 의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김정헌 위원장은 사소한 이유로 해임됐는데 조 위원장은 공모비리, 점수 조작, 세칙 위반, 심사위원에게 사실상 압력으로 보이는 전화를 한 것까지 다 드러났다. 심지어 신 차관마저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는데 자진사퇴를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보면 조 위원장의 힘이 대단히 센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물었다.
김 의원의 '지분 논란'에 신 차관은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뒤이어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신 차관에게 "이 정부에 지분 몇 퍼센트나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신 차관이 "별 거 없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허위 사실이죠"라고 쐐기를 박았다.
신재민 차관은 <조선일보>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후보 경선을 할 때부터 캠프에 몸을 담았다. 대선 이후에는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정무기획1팀장을 지낸 바 있다.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임명됐고, 1년 만인 지난해 4월 제1차관으로 승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청와대 수석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독립영화 제작지원심사에 압력을 가한 조희문 위원장과 관련해, 신 차관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10일 두 차례에 걸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었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신재민 차관(오른쪽). ⓒ연합뉴스 |
유인촌 "김정헌과 조희문은 경우가 다르다"
때 아닌 지분 논란을 불러온 조희문 영진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전날에 이어 다시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 재료가 됐지만, 유인촌 장관은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유인촌 장관은 "지난 번 (김정헌 위원장) 건은 의원님들이 (해임시키라는) 의견을 안 줘도 스스로 해임시켰다"며 "그때는 분명한 근거가 있었지만 이번 (조희문 위원장) 경우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시간을 주고 기다리는 상황"이라 말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조 위원장은 이 정권에 전혀 도움이 안 되니 이 정권 사람이 아니"라며 "정권 바뀌고 난 뒤 산하기관장 많이 바꿀 때와 똑같이 적용해도 될 것 같다"고 몰아붙이기도 했지만, 유 장관은 "(김정헌 위원장 해임은) 정권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손발이 맞지 않아서였고, 해임은 법적 근거가 분명해야 하는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해임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재민 차관도 "영진위가 법률적으로 독립된 조직이라 본인 판단이 중요하다"며 "문광부 판단과 어긋날 경우 여러 가지 절차가 필요한데 아직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문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했던 조 위원장은 의원들의 거듭된 질타에 "심사를 공정하게, 원만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는데 이게 와전된 데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영화계와 소통하도록 하겠다"며 '자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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