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금호타이어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잠정합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금호타이어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잠정합의

이번엔 통과?…정리해고자 189명, '취업규칙 준수 확약서' 써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연관된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18일 다시 노사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번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 결과 부결된 지 9일 만이다. 채권단이 양해각서 체결 시한으로 못 박았던 20일을 이틀 앞두고 나온 합의였다.

문제는 내용이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조합원들의 43%만이 찬성해 끝내 부결됐던 지난 1일 합의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상여금 감소폭만 다소 조정했을 뿐, 597개 업무의 1006명에 대한 하청업체 즉, 도급직 전환은 그대로다.

그 외에 눈에 띄는 것은 '조건부 정리해고 철회'인데, 이는 1일 합의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1일 합의에서는 "정리해고 유보"였지만, 이날 합의에서는 "취업규칙 준수 확약서"를 내는 사람에 한해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 측의 정리해고 통보는 지난 9일 노조의 찬반투표 부결 후 나온 것이었다.

양 측이 또 다시 벼랑 끝 합의를 이뤄내면서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용을 놓고 보면 지난 1일 합의와 다른 점이 거의 없어, 또 다시 부결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반면 합의안이 한 차례 부결된 이후에도 노조 집행부가 사퇴는커녕 비슷한 내용의 합의를 다시 한 것에 대한 무력감으로 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리해고자만 조건부 철회, 1006명 도급직 전환자는 그대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연관된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18일 다시 노사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노사는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16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열고 이날 오전 전격 합의안을 내놓았다.

양 측은 우선 지난 10일부로 해고 통보를 받은 189명에 대해 취업규칙과 사규 준수 확약서를 받는 조건으로 정리해고를 철회하기로 했다. 단, 워크아웃 기간 중 확약서 위반할 경우 해고 철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기간 동안 파업 등 어떤 단체행동도 할 수 없도록 족쇄를 단 셈이다.

더욱이 지난 9일 노조의 찬반투표 부결과 정리해고 통보 이후 노조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였던 일부 조합원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 및 재발방지 약속' 등 회사가 정한 몇 가지 절차를 더 거쳐야만 해고 철회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의 복귀 시점은 회사가 정한 절차가 완료된 시점의 다음 날로 하되, 찬반투표 가결 후 열흘 이내에 하기로 했다.

그 외에 지난 노사 합의에서도 약속했던 597개 업무 1006명의 비정규직화, 즉 도급직 전환도 단계적으로 하기로 똑같이 합의했다. 단, 사 측이 노사합의 부결 이후 5월 10일로 예고했던 이들의 정리해고도 일단은 유보된다.

임금 부분을 보면, 워크아웃 기간 200% 반납을 약속했던 상여금은 올해에 한해 추석에만 100% 반납하기로 한 것이 유일하게 달라진 조항이다. 그 외에 △기본급 10% 삭감 △워크아웃 기간에 5% 추가 반납 △워크아웃 졸업 때까지 임금동결 등은 모두 지난 합의와 똑같다.

"찬성해 줄 명분이 하나도 없다" vs. "동의하지 않는 찬성 나올 것"

다시 합의안이 마련되면서 금호타이어는 또 한 번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8일 노조의 찬반투표 부결 이후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중단하는 등 불투명해졌던 금호타이어의 앞날이 또 한 번의 분기점을 맞은 셈이다.

문제는 노조의 찬반투표 결과다. 노조는 오는 21~22일 이틀 동안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노동계 관계자들은 "찬반투표 결과를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가결이 쉽지 않은 이유는 노사 합의안의 내용 자체에 있다. 지난 투표에서 50% 훌쩍 넘게 반대표를 던졌던 이들이 다시 찬성으로 돌아설 수 있는 어떤 명분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당시 부결의 이유로 많은 노동계 관계자들이 "동료 1006명을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꼽았음에도, 새로 나온 합의안에서도 '도급화'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또 일부 조합원들이 투표 부결 이후 노조 집행부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집행부가 다시 내놓은 합의안이다.

반면, "이번에는 가결될 것으로 본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노조 찬반투표 부결 이후에도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내놓은 집행부에 대한 회의감과 투표 부결 직후 곧바로 정리해고를 통보한 사 측, 워크아웃 중단 등 초강수를 둔 채권단에 대한 두려움이 '동의하지 않는 찬성표'를 던지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앞에 놓인 또 한 번의 운명의 날은 22일 밤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