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1일 2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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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해져야 생존하는 세계, 상상력으로 현실 바꿀 수 있을까?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위키드>
사악해져야 생존할 수 있는 세계 영어 형용사 queer(괴상한), weird(기이한), bizarre(별난)는 정상성에서 벗어난 비정상적이라 여겨지는 대상들에 붙여진다. 정상성에서 벗어난 존재들이기에 이 단어 속엔 부정적, 때로는 혐오적 시선과 감정들이 담겨져 있다. 하나의 기호로서 단어에 담긴 뜻과 뉘앙스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재구성된다. 혐오 표현이었
이동윤 영화평론가
2024.11.24 18:00:28
대도시의 사랑'법'을 해석하기 위한 몇 가지 단초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대도시의 사랑법>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과 영화가 정의하는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작가는 책 제목으로 대도시에서만 특별하게 존재하는 사랑법이 있음을 전면에 내건 바 있다. 작가가 전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을 좀 더 이해하려면 그의 단편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에 담긴 네 편의 단편 소설들을 모두 종합해 보아
2024.10.06 11:00:04
<베테랑2>가 관객에게 던진 '찝찝한 질문'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베테랑2>
*영화 <베테랑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5년, 서도철(황정민) 형사는 재벌가 2세 조태오(유아인)의 범죄행각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자본 권력의 폭력을 받아내야 했다. 마치 조선 시대 왕의 액운을 없애기 위해 그 기운을 대신 받아내 건강을 잃어야 했던 액받이 무녀처럼, 그는 도심 속 시민들의 핸드폰 카메라가 응시하는 현장 속에서 스스로를
2024.09.14 12:04:01
에이리언의 공포, 그 이면에 숨겨진 윤리적 질문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에이리언: 로물루스>
20세기 폭스사의 에이리언 vs.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1978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에이리언>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공포영화 가능성을 열어젖히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했다. 첫 번째 작품의 흥행 성공과 평단의 호평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은 후속작 연출을 적극적으로 희망했으나 판권을 쥐고 있던 20세기 폭스사에 의해
2024.08.17 13:00:34
故 이선균 유작 <탈출>, 장르적 관습도 막을 수 없는 상실의 아픔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이 글에는 영화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재난 영화는 일반적으로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불가항력적인 재앙을 중심에 두고 서사를 펼쳐낸다. 사건이 불가항력적이다보니 그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들은 각자의 성격과 개성을 뽐내고 드러내기 보다 죽음 앞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적극적으로 생의 의지를 드러낸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재난 영화 인물들의 욕망
2024.07.13 17:00:48
오물 풍선 오가는 재난적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하이재킹>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는 실제 벌어진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이재킹> 또한 마찬가지다. 1971년 1월 23일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기에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과거의 실제 사건과 이를 둘러싼 이데올로기를 함께 살펴봐야만 한다. 물론 한 편의 영화가 지니는 독립성과 생명력을 충분히
2024.06.21 15:58:25
조지 밀러 감독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제작해야만 했던 이유
[무비 언박싱] 우리는 어떻게 잔혹함에 맞설 것인가?
2015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분노의 도로>)가 개봉한지 9년 만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가 개봉한다. 서사의 흐름상 작품 공개 순서가 서로 바뀌었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처음부터 두 작품은 자웅동체처럼 함께 기획되었다. <분노의 도로> 시나리오가 집필되는 1
2024.05.25 13:02:05
동성애와 이성애, 그 사이 어딘가를 탐험하는 <챌린저스>의 인물들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챌린저스>, 루카 구아다니노의 새로운 변곡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그의 영화 세계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온 주제는 인간의 은폐된 욕망이었다. <아이 앰 러브>(2011), <비거 스플래쉬>(2016)가 결혼제도에 억눌린 욕망을 탐구했다면 <콜미 바이 유어 네임>(2018)은 동성애적 욕망을, <서스페리아>(2018)는 체제
2024.04.27 12:06:38
온 세상이 밈이라면? <댓글부대>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거짓이 진실 같은 세상 속에서 정의를 추구하기란?
기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다수의 영화는 주인공이 은폐된 진실을 파헤쳐 이를 폭로하고 정의를 수호하는 영웅적 모험담으로 서사를 직조한다.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제아무리 속물적 인간 유형이라 할지라도 불의 앞에 눈을 돌리지 못한다. 기어이 피해자의 억울함과 고통에 동감하여 결국 사건 속으로 뛰어든다. 특종을 잡기 위한 욕망으로 가득 찬 세속적 유형조차도 자신
2024.03.26 05:01:33
상상, 그 이상! <듄: 파트2>가 펼쳐내는 스펙터클의 향연
[이동윤의 무비언박싱] <듄: 파트2>
<듄: 파트2>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작년 말 개봉 예정이었으나 미국배우조합의 파업으로 연기되어 많은 팬의 궁금증을 더욱 키워왔기에 작품을 향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어떤 작품이든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법하지만 <듄: 파트2>는 무엇을 기대했던 그 이상의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애초에 영화가 ‘볼거리’로부터 시작했음을 돌이켜 본
2024.02.23 19:4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