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5월 09일 2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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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월곶’과 ‘배곧’
인천으로 가다 보면 이상한 지명을 볼 수가 있다. 월곶이라는 곳이다. 거기서 조금 더 시흥 쪽으로 가다 보면 ‘배곧’이라는 곳이 나온다. 처음에 지나갈 때는 ‘배곶’을 잘못 쓴 것이 아닌가 의아하기도 하였지만, 지명이므로 뭐라 할 것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그리고 오이도라는 곳으로 몇 번 가면서 이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수 년 간 언어(어휘)를 공부한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명예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기역’, ‘니은’은 누가 이름을 지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 글자(훈민정>한글)의 이름을 세종대왕이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은 세종대왕인 지은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기역(북한에서는 이것도 ’기윽‘이라고 한다)’, ‘니은’, ‘디귿’이라는 이름까지 세종대왕이 만든 이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세종께서는 그저 ‘ㄱ’이라는 글자(음소)는 군(君) 자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참사(慘事)’와 ‘깜빠니아’
필자는 11년 10개월째 아침이면 ‘최태호의 한국어교실’이라는 문자를 발송한다. 요즘은 계속해서 정겨운 우리말, 헷갈리는 우리말, 그리고 한자 성어 공부 등을 보내고 있는데,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모르고 있었거나, 잊었던 기억을 찾아주어 고맙다고 인사하는 독자들이 있어 힘을 얻는다. 지난 주에 아내와 함께 출근하다가 고속도로에서 추돌당했다. 병원에 입원해서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라면은 붇기 전에 먹어야 해
언어를 가르치다 보면 규칙적인 변화와 불규칙적인 변화를 어떻게 구별해 주는가 하는 것이 문제일 때가 많다. 말을 할 때는 자연스럽게 구분해서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하면 뭐라 답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어제 아침이 들어온 질문이다. 전문을 옮겨 보면 “교수님~~. 오늘도 문법 질문입니다. 걷다 - 걸으려면(0)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백수’로 살고 싶다
퇴직할 때는 꿈도 많았다. 아내와 세계 여행도 하고, 계절 따라 아름다운 우리나라 구석구석 유람도 하고 싶었다. 글자 그대로 ‘하얀 손(백수 : 한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데, 아직도 손에 분필 가루를 묻히고 있다. 오히려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한국어 교수 1세대인 관계로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헌법’과 ‘치과’의 발음
지난 주에 사이시옷에 관한 글을 썼더니 질문이 의외로 많았다. 사이시옷에 관한 이론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순우리말+순우리말’의 경우에 뒷말이 된소리로 나면 ‘ㅅ’을 붙이면 된다고 했더니, 그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 되냐고 되물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여러 가지 이론이 있는데, 한 가지만 말할 수도 없으니 결국 설명을 더할 수밖에 없다.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잠자리’와 ‘등불’의 발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외국인들보다 한국인에게 많은 질문을 받는 것이 ‘사이시옷’의 쓰임이다. 사이시옷에 관한 설명은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그래서 이번부터 이에 관해 연재하기로 하였다. 한국인 중에 ‘등굣길, 장맛비, 보랏빛’ 등의 표기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필자의 후배 중에 만날 때마다 이에 관해 짜증을 내는 친구도 있다. ‘등교길’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엉덩이’와 ‘궁둥이’와 ‘방둥이’
참 우리말은 재미있는 것이 많다. 어린 시절에는 글자를 가지고 놀던 적이 있었다. 특히 기술 시간에 자동차에 대해 공부할 때 여체에 비유하면서 놀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하우징이 어떻고 ……” 하면서 여인들의 엉덩이에 비유하면서 수업 시간에 까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친구 중 하나가 장난으로 “여자가 결혼하면 응할 응應 자 '응뎅이',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표준어는 변할 수 있다
필자는 원래 학부에서 한문교육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학을 전공했다. 필자가 한국어학과 교수라고 하니까 사람들은 무조건 한글 전용론자인 줄 알고 대화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삼국시대나 통일신라 시대 같으면 우리말만을 썼을 수도 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신라 시대 경주로 간다면 과연 대화가 통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백수’가 과로사한다
작년(2024년) 9월1일부터 백수가 되었다. 연금을 받으니 완전한 백수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편하게 백수라고 한다. 친구들보다 연금이 조금 많은가 보다. 질투하는 녀석이 있다. 그래서 “너는 42년간 연금 냈니?” 하고 물으면 아무 말 못한다. 사실이다. 1982년부터 월급에서 ‘기여금’이라는 명목으로 꼬박꼬박 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