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0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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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하고 지성 있는 개혁가, 왜 실패했나?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왕안석의 실패한 개혁
선거를 앞두고 너도나도 개혁을 부르짖는다. 모두 개혁의 화신처럼 보이며 다들 개혁의 성공을 자신한다. 인간은 공부를 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줄 알기 때문에 개혁은 어느 때든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사람은 오랜 훈련과 반복을 통해서 생존능력을 기르는 존재여서 과거를 지키려는 보수의 세포를 몸속에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이면 누구든 한편으론
장현근 용인대학교 교수
이정미 재판관이 말한 '법의 이로움' 속뜻은…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법이 강하면 나라가 강하다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며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놓은 집안은 전쟁이 나거나 흉년이 들어도 따뜻하게 살 수 있다. 반면 잘 먹고 잘 입으며 편안하고 즐거운 일로 서로를 보살피는 집안은 재난이 닥치면 처자식을 팔게 된다. "법을 치국의 원칙으로 삼으면 처음엔 고생스러우나 오래 이익을 얻게 된다." 반면 인(仁)을 치국의 원칙으로 삼으면 일시적
격동기 지식인의 일갈 "정치개혁으로 혁명을!"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미치광이 혁명가' 장타이옌의 분노
중국 저장(浙江) 성은 오늘날 대학입시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인 공부 잘하는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도 과거 시험에서 장원이 많이 나왔으며 근대에도 뛰어난 지식인이 여럿 출현했다. 근대 중국에서 창조적인 학문성과를 많이 낸 두 명의 국학대사 장빙린(章炳麟)과 왕궈웨이(王國維)도 저장성이 낸 대표적 인재들이다. 그들은 가까운 이웃 동네 사람이었으나 평생 만남이 없
'위대한 대통령' 되겠다는 욕망이 재앙의 뿌리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장자: 자유여! 영원함이여!
장자를 읽을 때면 잠이 몰려온다. 눈을 감는다. 나는 붉은 노을을 가슴으로 안으며 황야를 걷고 있다. 아무도 아는 이 없는 낯선 이국의 왁자한 시장터에 추레한 모습으로 서 있곤 한다. 깨어나면 다시 찬란한 태양을 등에 지고 사랑하며 싸우며 일상을 산다. 그리고는 이 시끄러운 부대낌의 현장을 홀연히 떠나 천하를 주유하고 싶어진다. 주유(周遊), 장자의 본명은
1500년 보수의 벽이 깨지다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공부는 깨침"이라 말한 왕양명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을까? 종교인들에게 이 질문은 터무니없이 들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없고 해본 적도 없었을 테니. 그래서 정치를 '변화하는 생물'이라 여기는 정치인이 종교를 믿는다는 말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진리와 변화의 실상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학자가 종교를 믿는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
'공자의 덕'에 가려진 중국의 알맹이 '상앙의 채찍'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법을 지배한 남자, 상앙(商鞅)
천년고도 시안(西安)을 가면 진시황의 무덤뿐만 아니라 한당(漢唐) 시대의 화려함을 엿볼 수 있다. 여유가 되어 화산에 오르면 그 장엄함에 감동하게 된다. 그 외에도 시안에는 가볼만한 곳이 많다. 시안시 창안(長安)구는 주나라의 수도 호경(鎬京)이 있어 세계 역사상 최초로 서울 경(京)자를 지명으로 가진 곳이다. 연접한 북쪽엔 진(秦)나라의 수도였던 셴양(咸
천만 촛불에서 되돌아 본 어느 시골 소년의 꿈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혁명으로 새 세상을 연 손문
촛불의 이미지는 조용함이며 타오름이며 빛이요 희망이다. 천만의 촛불, 그 고요한 함성의 궁극적 지향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주역의 마흔아홉 번째 혁(革)괘는 불 위에 물이 놓인 형상이다. 백성의 요구에 부응하여 천명이 바뀌는 것이어서 혁명이다. 혁명은 조건이 성숙되는 때와 맞아야 성공한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혁명(Revolution)은 단순한 정권교체가
'과거시험' 권력자들이 아직도 모르는 주자의 가르침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공부를 위해 산 사람, 주희
대강남북(大江南北)의 명산대천을 돌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머물고 싶은 곳이 있다. 나는 어느 바닷가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 가슴의 외로운 짐을 부리고픈 사치스런 꿈은 꾸어보지 못했지만, 어느 고요한 산자락에 초막을 짓고 책을 벗 삼아 하늘 위의 진리를 깨치는 데 매진하고 싶은 생각은 더러 한다. 머물고 싶은 곳, 무이산 주희(朱熹)가 성장기를 보내고 나중에
맹자의 가르침 "도적 같은 왕은 바꿔라"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맹자, 이익이 아닌 인의의 정치를 말하다
국정 '농단'으로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결국 이 아픔을 이겨내고 새 시대를 열 것이다. 농단이란 말의 출처는 맹자에서 비롯되었다. 맹자 공손추 하편에 이런 말이 있다. "옛날 시장에서의 교역은 자기에게 남는 물건을 가지고 와서 자기에게 없는 물건으로 바꾸었으며, 담당관은 그것을 감독했다. 그런데 어느 천박한 사내가 나타나더니 바락바락 높은
100만 촛불을 보며 강유위를 생각하다
[장현근의 중국 사상 오디세이] 이상과 현실의 갈등, 강유위(康有爲)
100만의 인파, 그 넘치는 에너지가 분노를 넘어 미래의 길을 밝히는 데 쓰인다면 우리 사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인은 언제나 어두운 현실과 불투명한 이상에 대해 갈등한다. 백여 년 전 당대의 지식인 최익현 선생은 촛불이 일렁이는 광화문 바로 그 자리에서 도끼를 등에 지고 엎드려 일본 사신을 처단하라고 상소를 올렸다. 그는 먼 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