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3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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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마을책방, 자전거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작은것이 아름답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책방이 있는 마을을 꿈꾼다
피아니스트와 아나운서 사이에 앉았다. 방송국 스튜디오가 아니고 콘서트홀 무대도 아니었다. 다름 아닌 책방이었다. 그것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은 독립 서점. 지난 6월 말, 해가 졌는데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저녁나절, 나는 일급 피아노 연주자 김석란 교수와 KBS 클래식 FM 아나운서 이미선 씨 사이에 앉아 있었다. 에릭 사티와 쇼팽의 피아노 연주
이문재 시인
도시의 미래, 걷기에 달렸다
[작은것이 아름답다] 걷기, 텅 빈 충만
한동안 걷지 못했다. 메모장을 들춰보니 지난해 가을부터 걷지 않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올랐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시간이 나기를,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를 기다리다가 지는 나뭇잎과 솟아나는 새순을 차창을 통해 보고 말았다. 세 계절을 걷지 않았다는 것은 내가 나로 살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다. 나에게 걷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낮달
[별, 시를 만나다]
낮달 일터는 동쪽에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동트는 걸 보며 집을 나서고 노을을 향해 돌아와야 한다고 하셨다 언제나 앞이나 위에 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낮달이 떴다 늙은 아버지가 나를 낳으신 나이 나는 아직 아버지가 되지 못하고 동가숙
언론 없는 민주주의,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
[창비 주간논평] 시사저널 사태, 그 절망과 희망
시사저널 사태의 핵심은 단순하다. 한 문장이다. '편집권은 어디에 귀속되는가.' 선택지는 둘로 압축된다. 편집권은 편집국에 있다. 아니다, 경영진에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이 빤히 보인다고 해서 해결책이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양자택일이 더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시사저널 사측과 노조는 사태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나고 있는데도 서로 거리를 좁히지 못
이문재 시인, 전 시사저널 취재부장
이 '살의'를 어찌 할 것인가
[전태일통신 29] "새만금 방조제는 지구에 찔러넣은 칼"
이문재(시인) 잘못들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아퀴를 짓는 것이었습니다. "저런 새끼는 아주 죽여버려야 해. 살려 두면 시끄럽기만 해". 그 자리에서 내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택시가 달리는 중이었고, 닫힌 입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두 다리가 다 떨렸습니다. 오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