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지면서 금융사기 등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피해를 당한 사이트 중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과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도 포함돼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는 '믿을 곳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1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중국 해커로부터 사들인 2000여만 건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최모(25) 씨 등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이 유출시킨 규모는 피해 사이트마다 중복되는 인원을 감안하더라도 1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 2월 옥션 해킹 사건 1081만 명, 2008년 9월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 1125만 명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규모도 규모지만 국내 유명 백화점,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대출업체, 골프 회원권 판매업체, 중고차 판매업체, 리조트 운영업체 등을 가리지 않고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데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1개 사이트당 많게는 1100여만 건에서 적게는 1만~2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개인의 금융 및 신상정보는 담겨있지 않지만,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ID, 비밀번호 등의 민감한 정보가 대거 포함돼 있었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이들 정보를 이용한 명의도용, 금융사기 등의 피해 가능성이다.
범죄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금융거래를 시도하거나 문자메시지, 전화, 이메일 등을 이용한 스팸 확산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정보가 중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금융사기조직 등에 흘러 들어간다면 계속해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피해마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데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개인적인 주의 외에는 사실상 거의 없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온라인에 있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홈페이지 비밀번호를 자주 변경하고 검증이 안된 컴퓨터 파일을 내려받지 않는 등의 개인적 단속을 잘 하는 것 외에는 예방책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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