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가사는 적지 않기로 한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인디밴드 펑카프릭 부슷다가 장난스럽게 던져놓은 저 말들은 가사라기보다는 농담, 농담이라기보다는 풍자, 풍자라기보다는 독설이다. 지금까지 'Revolusong' 코너를 통해 소개된 어떤 곡보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직설적인 이 노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래의 일반적인 스타일을 무시하고 과장되게 부각된 신디사이저 연주에 툭툭 코멘트를 던지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이건 뭐지" 싶다가도 "파라면 파고, 까라면 까, 왜 이렇게 개겨? 빨갱이야?"라고 묻는 첫 대사부터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것은 전주와 노래, 간주와 노래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노래의 전개방식 대신 연극적인 대사를 코믹하게 던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저 멘트가 현 정부를 구성하는 한나라당과 보수주의자들의 정신 세계라고 확신할 수는 없더라도, 설사 그것이 우리의 상상과 편견일 뿐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는 이들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토론과 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현 정부의 모습을 이처럼 자기화해서 들려준 노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치를 비판하는 방식은 단지 직설과 정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오히려 지배층의 언어를 되돌려 들려주는 방식의 풍자는 직설과 정론이 선사하지 못하는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저항의 언어를 더욱 새롭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펑카프릭 부슷다의 곡 <어린쥐 오르가즘>은 바로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며 'Revolusong'의 의미를 더욱 확장하는 것이다.
계속 이어지는 노래는 희극적인 비트와 함께 현 정부의 속내같은 이야기들을 계속 들려준다. 가진 것 없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발언들을 믹스해서 리드미컬하게 들려주는 노래 아래 흐르는 음악은 바로 '잘 살아보세'이다. 이른바 경제개발 시대의 국민가요로서 일상화되었던 노래를 함께 연주함으로써 현 지배층의 의식이 개발독재 시대의 마인드와 전혀 다르지 않음을 폭로하고 우리 역시 '잘 살아보세'라는 경제중심의 마인드를 극복하지 못해 현 정부의 시대를 선택한 것은 아닌지를 되묻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곡의 중반부터는 영어 중심의 정부 정책에 대해 장난기 가득한 비판을 감행하는 음악은 마찬가지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지배층과 우리 모두의 신화가 된 영어중심의 마인드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것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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