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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블랙홀' 현실로?…삼성·SK·한화·웅진 등 입주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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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블랙홀' 현실로?…삼성·SK·한화·웅진 등 입주 윤곽

효성·포스코도 저울질…타 지자체 반발 가시화

11일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공식 발표를 앞두고 세종시에 입주할 대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전체 매각 토지의 평균조성원가의 6분의 1 정도에 불과한 3.3㎡ 당 36-40만 원 선에서 토지를 제공하고 병원, 아파트 등 개발권도 주는 등 정부의 파격적인 '특혜' 약속 덕분에 삼성, SK, 한화, 웅진 등 대기업들이 세종시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효성, 포스코 등도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처럼 대기업들이 검토하고 있는 신수종 사업 등의 입지로 세종시를 선택함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지지부진한 기업 유치 실적에 허탈해하고 있던 다른 기업도시, 혁신도시 예정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가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선 세종시와 동일한 수준의 '특혜'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 유치를 명분으로 헐값으로 땅을 제공하고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결국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세금을 털어 대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과 인터뷰에서 "다른 혁신도시나 경제자유구역에도 (세종시처럼) 땅값을 싸게 해주다 보면 몇십조가 들어갈텐데 그 재정부담을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우려했다.

언론 통해 속속 세종시 입주 기업 윤곽 드러나

언론보도와 각 기업들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7일 현재까지 세종시 입주가 사실상 확정된 기업은 삼성전자, SK, 한화, 웅진 등이다.

지난 연말 이건희 전 회장의 '원포인트 사면'으로 세종시 입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는 정부에 5년간 5000억 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분야를 입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LED 분야 등 추가로 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신수종사업을 입주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상용화를 앞둔 SK에너지의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입주를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은 국방사업을 포함한 태양광사업 등 신성장동력 분야의 연구.개발(R&D)센터와 일부 생산라인 등을 세종시에 입주시키는 계획을 정부와 최종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와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등 계열사의 공장 증설을 세종시에 하는 방안과 함께 그룹 차원의 통합 R&D센터 설립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은 기술연구소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석래 회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일에 협조할 생각이 있다"며 "세종시에 기술연구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포스코도 "세종시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보고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입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TK에 수도권까지 반발…김문수 "경기도는 세종시 100분의 1도 배려 안해"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입주 대기업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 뿐 아니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까지 '세종시 블랙홀' 현상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이들은 세종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땅값을 낮춰줄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7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재투자하는 기업에도 세종시처럼 국세감면 혜택을 받아야 한다"며 "지방의 혁신도시, 경제자유구역, 국가산업단지 등에도 국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땅 분양가도 파격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범일 대구시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에 (대구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중복되는 기능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입주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세종시에 주어지는 땅값, 세제 혜택 등과 같은 혜택이 반영되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새벽 성남 인력시장을 방문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에 비하면 경기도는 (배려가) 100분의 1도 안된다"며 "홀대를 해도 유분수지.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봐라. 나중에 표로 보여주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했다.

이상면 전남도 행정부지사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가 경제자유구역 수준의 인센티브와 파격적인 부지공급가격으로 비수도권 지역의 기업유치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수도권 기업 1곳이 (나주혁신도시) 이전 논의를 중단하는 등 지방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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