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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조선적 재일동포 입국 거부는 위법"

지구촌동포연대 "국적 전환 요구하는 암묵적 관행에 경종"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조선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재일동포의 입국을 막은 조처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성지용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재일동포 정영환 씨가 일본 오사카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여행증명서 발급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조선적'은 해방 직후인 1947년 당시 일본에 살고 있던 재일동포 가운데 대한민국이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적을 갖지 않고, 일본에 귀화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일본 정부가 부여한 적이다.

정 씨는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열리는 한·일 공동심포지엄의 토론자로 참석하기 위해 영사관에 여행증명서를 신청했다. 그러나 영사관은 정 씨가 국적을 한국으로 바꿀 뜻이 있는지를 물었고, "바꿀 이유가 없다"고 답하자 여행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다고 구두로 통보했다.

또 영사관은 정 씨가 소송한 이후에는 정 씨가 재일조선대학교에 다녔다는 점 등을 들며 "간첩활동 등 국가의 안전보장, 공공질서 등에 위험이 되는 행위를 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판부는 "영사관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여행증명서를 발급하면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나아가 정 씨가 이미 이전에도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여러 차례 대한민국을 방문해 국제심포지엄에 참가하는 등의 학술 활동을 했고, 그 과정에서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10일 같은 사건을 두고 '인권 침해'라고 결정한 뒤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조선적 재일동포에 대해 여행증명서를 발급할 때 국적 전환을 강요, 종용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하는 관행을 시정하고 이에 부합하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 관련 활동을 펴온 단체인 지구촌동포연대는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조선적 재일동포가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고국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임을 확인했다"며 "그간 주일영사관에서 받은 온갖 인신적 모욕이나 국적 전환 요구 등 암묵적인 관행에 경종이 울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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