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야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실 왜곡에 나섰다"고 규탄하며 전면 대응을 선포했다. 특히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도 공동전선을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28일 새벽에 이어 29일에도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사실왜곡이 너무 많았다"고 구체적 사례를 들어 비판했다.
"대통령이 직접 사실 왜곡"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문서까지 제시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하천 정비 계획에 40~80조여 원을 들이려 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민주당 정 대표는 "국가적인 방재 시스템에 대한 종합계획을 만들어 놓은 것을 갖고 극히 일부인 4대강 사업과 비교시키는 것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실왜곡"이라며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 국가원수가 할 일인지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설득하는 자리에서 설득은 없고 국민 통합 대신 국민 분열만 낳은 계기가 됐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이 대통령의 세종시 관련 발언에 대해 "부끄럽고 후회스럽다는 말을 썼으나 그것은 시늉이었을 뿐 자신이 갖고 있는 고집과 편견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자리였다"며 "자신의 거짓과 말바꾸기를 합리화하는 말잔치였다"고 맹비난했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은 세종시에 행정부처가 이전해도 1만400명의 공무원은 이사가지 않고 서울로 출퇴근할 것이고 자족도시 기능이 생길 수 없다고 말했는데, 세종시는 행정부처 이전 외에 별도의 도시 자족기능을 복햅해 건설되는 도시이므로 공무원 퇴근하고 나면 자족기능 없어진다는 대통령의 말은 세종시의 개념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이 총재는 특히 "대전에 이미 이전된 11개 행정기관의 예를 보더라도 소속 공무원 중 89%가 대전에 이주해 살고 있다"며 "대통령의 말은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한강에 보를 만들어 물이 많아지고 맑아져 황복이 돌아왔다고 말하는데, 이는 강물이 살짝 월류해 흐르도록 설치된 보(수중보)이지만 정부가 하자고 하는 보는 10m 높이로 솟은 댐 수준의 보"라며 "준설해 물을 가두겠다는 것은 대운하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태풍 루사로 인해 200명 가까이 사망하고 피해액이 5조 원'이라는 이 대통령의 사례 제시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4대강 사업의 이유인 월류에 의한 것은 단 3건이고 기존 제방에 구멍이 뚫려서 일어난 것이 453건"이라며 "스스로 집착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를 엉뚱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과의 대화 '긍정평가' 여론조사 조작 의혹
또 '대통령과의 대화' 직후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충북 청원에 있다가 세종시 문제 등에 대한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는데, 이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찬반여부를 묻더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 기법상 찬성할 수밖에 없는 문항이었다"며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해 지지가 많았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될 것"이라며 "조작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반론권 차원에서 이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35개 방송국이 자료영상까지 보여주면서 일방적인 정권홍보를 해 TV를 바보상자로 만들었다"며 "야당에게도 이에 대한 반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 야권연대…선진, 의원직 총사퇴 배수진
민주당은 앞으로 정기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원내외 투쟁 전략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는 투쟁의 고삐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원외 전략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거점으로 해서 세종시 백지화와 4대강 공사 밀어붙이기 반대 목소리를 확산시켜 나갈 것이며, 전국 지역위원장 회의를 소집해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소상히 알리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전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원내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예산안 심사를 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4대강 공사에 대한 잘못된 점과 세종시 백지화 반대 등 전반적인 이명박 정권의 국정운영 실정을 철저하게 따지고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권 공조'와 관련해 정 대표는 "야4당・자유선진당・친박연대와 박근혜 의원이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하게 입장을 여러 번 얘기했기 때문에, 힘을 모아 여권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무효로 끝나도록 최선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당은 전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해 이 총재에게 위임한 상태로, 세종시 특별법이 수정되면 곧바로 의원직을 총사퇴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의 원안수정을 위한 어떠한 조치에도 저항할 것"이라며 "입법음모나 시도에 대해 원안관철을 위해 항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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