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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예산내역 한 줄"…예산 심사도 '돌관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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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예산내역 한 줄"…예산 심사도 '돌관공정'?

"세부 내역도 없이 심사 종용…정부가 국회 발목 잡아"

2010년도 예산안 심사가 '4대강 사업' 예산 논란으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사실상 정기국회 회기 내(12월 9일) 예산안 통과는 올해도 불가능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4대강 관련 예산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있지 않다며 정부에 각 수계 공구별 준설토, 보설치, 제방보강, 수질대책 등의 구체적 예산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여당인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에서도 민주당의 주장에 수긍하고 있는 형편이다.

"총액 한 줄로 어떻게 예산 심사하나"

민주당 예결산위원회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16일 오전 <YTN> 라디오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4대강 예산이 국가하천정비라는 이름으로 와 있으나 '국가하천정비 3조7350억 원' 딱 한 줄"이라며 "이런 식이면 내년 국가 예산 291조 원도 국회에 한 줄만 딱 보내버리고 정부가 다 알아서 하지 그러느냐"고 비난했다.

실제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중 4대강 관련 부분은 '국가하천정비' 부분 외에도 'OO강 수계 토지매입비', 'OO강 수계 시설비' 등의 총액계상 항목이 전부였다.

▲ 국회 제출 정부 예산(=이용섭 의원실 제공)
▲ 국회 제출 정부 예산(=이용섭 의원실 제공)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대정부질문 당시 "예산상으로는 국가하천정비사업으로부터 4대강 사업만 구분해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낙동강 수계 시설비 1조8608억 원'인데, 낙동강 1~48공구별로 준설토, 보설치, 제방보강, 수질대책, 생태하천 사업 등 각 세부사업별로 예산과 당해예산의 산출내역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문제제기가 이뤄지자 국토해양부는 일부 공구별로 세분화해 예산안 내역을 보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시종 의원은 "공구별로 낙동강 7공구 하도준설에 얼마, 다른 것에는 얼마 등 구체적인 사업액이 나와야 되는데 사업 내역은 전혀 없이 낙동강 7공구에는 1500억, 8공구에는 2000억, 이런 식으로만 돼 있다"며 "이건 심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16일 오전 국토해양위원회에서는 4대강 등 국토해양부 소관 예산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다른 법률안의 소위 회부만 하고 예산 심의는 다음으로 미뤘다.

이시종 의원은 "일주일 정도면 세부 내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12월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은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게 아니라, 정부가 국회 발목을 잡는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르면 11월 23일 국토해양부가 세부 내역을 제출하더라도 상임위 심사에 7~10일, 예결위 정책 질의에만 10일이 걸리고, 이후 소위를 구성해 심의를 해야 하는데, 12월 9일까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4대강 세부 예산 왜 없나?…"설계도 안 됐으니"

그런데 왜 세부 내역 없이 총액만 국회에 보낸 것일까? 이시종 의원은 "세부 내역이 작성이 안 된 상태에서 총액만 우선 결정하고 이렇게 보낸 것 같다"며 "총액 예산만 국회에 심의 요청하고 얼마 전에는 그냥 무조건 착공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일부 구간의 경우 아직까지 실시설계가 완성되지 않아 사업비 산출조차 되지 않았고, 토지보상비 뇌관도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다. 정부가 구체적 설계에 의한 예산을 산출하지 않고 지난 7월 발표된 '4대강 마스터플랜'을 기초로 총액만 산출해 국회에 보냈다는 것이다.

"4대강 보상비용이 마스터플랜에는 1조5000억 원으로 계획돼 있으나 8조 원으로 폭증할 것"이라는 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주장에, 국토해양부는 "최종 보상비 규모는 감정평가 결과가 나오면 확정되며, 현재까지 검토결과 보상비는 당초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해명은 '아직까지 보상비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밖에 민주당은 농식품부, 환경부 예산으로 편성된 하천 관련 예산도 각 세부 내역을 평가해 일부 예산은 4대강 사업으로 분리해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토해양부가 세부 내역을 제출한다고 하더라도 논란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논란이 번지자 12월 9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던 한나라당 소속인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정부에 4대강 예산 내역을 보완하라고 주문했다. 심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선 "낙동강을 먼저 하고 영산강, 금강을 나중에 하는게 어떻겠냐"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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