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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지사 "자리 연연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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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지사 "자리 연연하지 않겠다"

'세종시 수정'에 자존심 상한 충청…불만 고조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수정'을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관망'에 가까웠던 충청 지역 민심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이완구 충남지사는 정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대학 2~3개로 교육도시?"

이 지사는 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충청 500만의 뜻과 정서를 받들어야 할 자리에 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정 총리의 발표 내용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상당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우선 '내용이 없다'는 것. 이 지사는 "어느 정도 방향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구체적이고 확정된 대안이 없고 현재도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면 정말 큰 일"이라며 "대단히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정 총리의 '통일 대비' 발언에 대해서는 "통일을 전제로 하면 헌법, 법률 등 국가 사회 시스템 전체가 문제가 된다"며 "언제 올지도 모르는 통일을 가정하고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교육과학산업 도시론'에 대해서도 "솔직해졌으면 좋겠다"며 "이미 원안에는 기업, 교육, 과학 등이 다 들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백번 양보해서 한다 치더라도 보스턴에는 하버드나 MIT 같은 대학교가 29개, 옥스퍼드가 있는 도시에는 38개"라며 "두 세 개 정도 확실치도 않은 대학을 이전한다고 하는데,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또 "전국에 기업도시가 6개이고, 경제자유구역에 6개, 1억7000만 평"이라며 "지금 그 쪽도 안 돌아가서 난리인데, 평당 200만 원 하는 세종시가 이런 용도가 될 수 있겠는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1월 대안 제시'에 대해서도 시기상 정치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가 사실상 5월말인데,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휘말리면 간단하게 의견이 수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밖에 "지방에는 병원이 없는 시군이 전국에 10개나 되고, 충남에도 산부인과조차 없는 군이 두 개나 있다"고 격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충청 민심 불만 고조

한나라당 소속인 박성효 대전시장은 "행정기관 효율성이 문제이면 국회도 같이 옮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역시 여당 당적인 정우택 충북시장도 '원안 고수' 입장을 정하고 야당 일색인 충청지역 의원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충청 지역이 지역구인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정운찬 총리에게 "말조심 하라"고 경고했다. 노 대변인은 "정 총리는 세종시가 인구 10만도 안 되는 유령도시가 될 거라는 망언을 했다"며 "인구가 10만도 안 되는 도시는 다 유령인가. 그렇다면 10만도 되지 않는 도시에 사는 국민들은 다 유령인가"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와 민주당 양승조 충남도당위원장은 '총리 퇴진 운동'을 경고했고, 충남 부여·청양 지역구의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정부 저항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충청 출신인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나 역시 충청출신으로서 정말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대전·충청지역 10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행정도시 무산음모 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도 전국 각지의 혁신도시 대책위원회와 함께 공동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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