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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용산 참사' 5~8년 구형…"중형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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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용산 참사' 5~8년 구형…"중형 불가피하다"

이충연 씨 등 3인 징역 8년 구형…변호인 측 "피고는 '무죄'다"

검찰이 용산 참사로 기소된 이충연 용산 철거민대책위원장 외 9명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죄를 적용, 징역 5년~8년의 중형을 내렸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용산 재판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농성자들이 망루 4층에서 시너를 뿌린 뒤 화염병을 던져 참사가 발생했다"며 폭력 행위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는다면 제2, 3의 용산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와 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이충연 씨를 비롯한 철거민 3인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김모 씨 등 다른 4명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한 불구속 기소된 조모 씨와 김모 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죄를 적용해 각각 6년형과 5년형을 구형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죄가 적용된 이충연 위원장 외 7인은 망루 4층에서 경찰특공대와 극렬해 대치하다 화재가 발생한 뒤 망루 밖으로 탈출 한 뒤 연행됐다. '치상' 죄가 적용된 2인은 경찰특공대가 망루에 진압할 당시 곧바로 연행됐다.

검찰은 이충연 위원장을 두고 "화염병을 추가 제작하도록 하고 시너를 망루 4층으로 운반하도록 지시하는 등의 행위를 했기에 가장 중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면서도 "고 이상림 씨의 유가족임을 감안해 구형을 내렸다"고 밝혔다.

ⓒ뉴시스

"과격한 행동은 법의 엄중한 처벌이 없어서 발생한다"

검찰은 이번 구형과 관련해 "농성자들은 화염병을 안 던졌다고 하지만 동영상과 증인 진술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이들이 망루 내에 시너를 뿌린 뒤 화염병을 투척했다는 것"이라며 "이들이 던진 화염병이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경찰의 '강경 진압' 논란을 두고도 "변호인단은 특공대가 농성자를 해산하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고 주장하나 특공대는 여러 차례 위험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했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검찰은 "망루 진압 당시 방패와 진압봉, 소화기만 소지한 채 진압 작전을 펼쳤다"며 "위험 상황을 종료시키기 위한 작전이었기에 위법한 사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진압 과정에서 6명이 죽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 건 피고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며 "농성자가 시너와 화염병을 던져 발생한 사태의 책임을 경찰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에 "경찰 특공대의 진압 작전 자체가 위법한 것으로 호도되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철거민의 과격한 행동은 법의 엄중한 처벌을 받지 못해 반복해서 일어난다"며 "만약 이번 폭력 행위가 제대로 처벌을 받지 못한다면 모든 단체들이 화염병을 들고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렇게 된다면 사회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갈등은 법원이 아닌 거리에서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차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철거민들이 집행유예를 받고 다시 투쟁 현장에서 위법한 행위를 하고 있다"며 "법이란 분쟁을 조정하고 위반할 경우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이라고 법원의 엄중한 결단을 촉구했다.

"특공대원조차 화염병을 못 봤다고 진술한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구형을 두고 "적절한 것인지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두 가지 쟁점을 제시했다. △과연 농성자가 화염병을 던졌는가 △이로 인해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가.

김형태 변호사는 "검찰은 화염병 투척이 발화 원인이라고 하지만 정작 진압 작전을 벌인 특공대원은 2차 진압 당시 화염병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농성자와 대척점에 있는 특공대가 굳이 화염병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은 유의미하다"고 검찰의 주장에 반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화염병을 던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검찰이 공소장에서 철거민 중 한 명이 화염병을 '권모 대원에게 던졌다'는 내용과 관련해서 "정작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 모 대원은 화염병을 못 봤다고 진술했다"며 화염병이 발화 원인이었다는 검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진압 작전에 투입된 특공대 모두가 화염병으로 인해 불이 났다고 진술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단 2명만이 망루 안에서 화염병을 봤다고 진술했지만 그것이 화재로 연결됐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에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증명하라고 한다"며 "이는 관념적, 추상적 의심까지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인데 지금 화염병 투척이 발화 원인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이에 부합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과 관련해서도 그는 "공무집행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에 의하면 필요한 최소한만 적용하고 과잉 적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특공대의 망루 진압이 위험 극복의 적당한 수단이었는지를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공대를 두고 "그냥 밀어붙이는 점에서 서부 활극에서 나오는 엉터리 보안관과 똑같다"며 "최소한의 침해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기에 '공무집행방해치사', '치상'죄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28일 오후 2시 피고인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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