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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출신 임인배 사장 '불성실' 답변 시비로 국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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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3선' 출신 임인배 사장 '불성실' 답변 시비로 국감 중단

"사장 한 번 해봐라…담당한테 물어봐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피감 기관장의 불성실한 태도 시비 끝에 중간에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논란의 대상이 된 임인배 사장은 한나라당 3선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이어서 야당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20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이 공사의 자료제출 미비를 문제 삼으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주 의원은 공사에 2008년도 감전사고 현황 자료를 요구했는데, 공사 측에서는 "조사가 안 됐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

주 의원은 이어 "전기로 인한 사고 발생 현황 요구에도 자료가 없다고 하길래 '기본적인 자료가 왜 없느냐'고 하니 지방 65개 지사에는 있어도 본사에는 없다고 답변하더라"며 "자료요구를 하면 본사가 지방에서 취합해 자료제출에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임인배 사장은 "그 통계는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이라며 "경찰청 등과 협조가 돼야 하는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 정장선 위원장은 임인배 사장의 자료제출의 미비와 기관장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전기안전공사에 대한 감사중단과 함께 임직원들에 퇴장하라고 한 뒤 국감을 재개했다. ⓒ뉴시스

"사장 한 번 해보시라"

여기까지는 그나마 험악한 분위기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임 사장이 "나도 산자위원(지식경제위의 전신) 3년 하면서 느꼈는데, 정말 한국전기안정공사가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니라 신이 버린 직장이다. 모든 게 미비하다"며 "나중에 사장 한 번 해보시라. 정말 눈물 날 정도로 힘드니까 이해를 하시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 의원이 말을 끊으려 하자 임 사장은 "이거는 시간에 안 들어가니까 들어보라"며 거침없이 발언을 이어갔고, 정장선 위원장이 중간에 제지하기도 했다.

또한 주 의원이 답변의 기회를 주자 임 사장은 뒤를 돌아보며 실무진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자세를 취하며 "기술이사가 이야기 해보라"고 하는가 하면, 주 의원이 '수감기관 자세냐'고 따지자 "사장이라고 모든 걸 디테일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담당한테 물어보면 될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주 의원과 임 사장의 언쟁을 막아보려던 정장선 위원장도 "지금 뭐하는 것이냐"며 국정감사 정회를 선포했고, 결국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는 추후에 다시 진행키로 했다.

이에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임인배 사장의 후안무치한 언행으로 국감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히 자질이 부족한 공공기관 사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를 무시하고 야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정치 철학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에 임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오만불손한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자료제출을 고의로 회피하거나 국감장에서 의회의 권능을 무시하고 야당 의원들에게 폭언을 한 기관장들의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도 논평을 통해 "'감전사고현황' 자료제출 미비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감전사고에 대한 것이 국가 보안사항도 아니고 국회의원에게 마땅히 제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사장을 해 보면 알 것'이라고 국회의원을 협박하기까지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전기안전에 해가 되는 임인배 사장이 바로 누전의 원인인 만큼 부디 자진사퇴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기자간담회 143회, 비용만 4800만 원"

한편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이날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임인배 사장의 '씀씀이'를 비난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임 사장은 지난해 10월 부임 이후 2009년 7월까지 10개월 동안 총 143회의 기자간담회(월평균 14회)를 개최하고 그 비용으로만 48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이 정도면 정치활동을 위한 기자관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임 사장은 최근 '위기 때는 1초 경영을 펼쳐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했는데, 공사 예산 540만 원을 들여 500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직원들 복리후생 차원에서 공사 예산으로 4340만 원을 들여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티켓을 구매해 지급했는데, 최 의원은 "임 사장 본인이 고문으로 있거나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문화단체의 공연"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와 같은 임 사장의 행보에 대해 "경영활동을 하는 것인지, 정치활동을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비난했다.

임인배 사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나, 2008년 18대 총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불출마 한 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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