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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눈물', MB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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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눈물', MB의 '미소'

[김종배의 it] 반드시 진실을 가려야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야 한다. 진실이 뭔지 반드시 가려야 한다.

국정원이 박원순 희망제작소 이사의 '거짓말' 때문에 명예훼손을 당했는지, 박원순 이사가 국정원의 정도를 벗어난 소송에 무고를 당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 못잖게 중요한 게 있다. 서민과 직결된 문제다.

우선 이것부터 보자. 박원순 이사가 어제 기자회견장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밝힌 국정원의 이른바 '사찰과 압력' 의혹 사례의 일부다.
ⓒ뉴시스

▲희망제작소가 하나은행과 함께 '하나희망재단'을 만들기로 하고 설립 등기까지 마쳤는데 등기 며칠 뒤 재단 이사회가 희망제작소와는 함께 못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로부터 한두 달 후 하나은행의 한 임원은 박원순 이사에게 "국정원 직원들이 이 사업에 개입해 희망제작소와의 협력관계가 중단됐다"고 얘기했다.

▲국정원 직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모 은행 담당자에게 전화해 "아름다운가게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오랜 시간 많은 돈을 지원했느냐"고 '문의'했다.

▲사회투자지원재단의 모 상임이사가 박원순 이사에게 정부부처로부터 투자를 받는 데 박 이사라는 존재가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정부가 이 재단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었다.

▲사회연대은행이 정부 지원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됐는데 사회연대은행의 모 상임이사는 이사진 가운데 참여정부와 친했던 인사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 사례엔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사찰과 압력'의 대상이 모두 '지원단체'다. 서민을 돕거나 영세업체를 돕는 단체들이다. 이른바 '사찰과 압력'의 이유가 모두 이념이다. 박원순 이사를, 아름다운가게를, 사회연대은행 이사를 '좌파' 또는 '운동권'으로 규정했다. 종합하면 국정원이 이념을 앞세워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단체에 압력을 가하고 지원을 끊었다는 얘기가 된다. 박원순 이사의 주장에 따르면 그런 얘기가 된다.

국정원의 '명예훼손', 박원순 이사의 '억울함' 못잖게 중요한 게 바로 이것이다. 박원순 이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야누스 행태를 버젓이 보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정부가 어제 발표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기부금, 그리고 휴면계좌 출연금을 모아 2조원 규모의 '미소금융중앙재단'을 만들어 서민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하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서울 청진동 소액서민금융재단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했던 말처럼 "사회 전체가 화합하고 인정하는 사회로 가는 길목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리려면 이명박 대통령의 또 다른 말처럼 "진심으로 우리가 '없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애틋한 심정"이 있어야 한다. 이 진정성만 갖춰지면 전시성 행정, 용두사미식 선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그리고 대표적인 '친서민 정책'의 사례가 될 수 있다.

헌데 걸린다. 바로 이 진정성 부분에서 걸린다. 박원순 이사가 주장한 국정원의 이른바 '사찰과 압력' 의혹 사례가 정부의 진정성을 갉아먹는다. 정부가 나서기 훨씬 전부터 민간기관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어렵게 펼쳐온 서민지원사업을 이념의 덫에 가둬놓은 채 정부 혼자 생색을 다 내려는 것처럼 비치게 만든다.

반드시 진실을 가려야 한다. 박원순 이사가 전망한 것처럼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권의 후반기로 들어서면 진실은 한순간에 터져나올 것"이라면 진실은 저절로 밝혀질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법의 심판에 의해서든, 언론의 펜대에 의해서든 기필코 가려야 한다.

서민 앞에서, 서민의 이름을 걸고 오가는 공방이고 논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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