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민주노총이 하루 총파업과 함께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권리보장 입법을 요구하며 실시된 이날 파업에 총 6만5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4만3000명 규모의 현대자동차 노조가 위원장 선거로 인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등, 이날 총파업은 예년에 비해 작은 규모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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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떨어진 음식 주워 먹으면 안 된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된 총파업 결의대회에는 2000여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8일 0시부터 파업에 돌입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신만수 위원장은 "하늘을 나는 우리도 노동자일 뿐"이라며 "비정규 투쟁에 끝까지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국비정규연대회의 구권서 의장은 "땅바닥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으면 안된다"고 한국노총의 비정규법 수정안을 강력히 비판한 후 "보수언론들이 비정규악법을 반대하는 행위는 극좌파들의 맹동이라는데 그러면 우리 비정규노동자들은 알카에다 정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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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결의대회의 맨 앞 자리는 중노년의 지하철, 학교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여성연맹 조합원들이 지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비대위 전재환 위원장은 "최저임금보다 단 10원을 더 받는 여성연맹 노동자부터 이른바 '귀족노조'라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 그리고 그 조합원들이 모는 비행기를 타고 이 나라에 온 이주노동자까지 다 함께 비정규악법에 반대해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의 남택규 위원장은 "대공장 노조가 싸움에 잘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죄송하다"며 "그렇다고 비정규직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노조는 오늘 오전 8시 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감색 우비로 맞춰 입고 물대포에 맞선 조합원들**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전국연합 오종렬 의장 등의 발언과 '사대주의 정권, 살인폭력 정권, 노동자 사기 정권, 사이비개혁 정권'이라고 적힌 허수아비를 불에 태우는 상징의식이 이어진 후 민주노총은 대표단을 선두로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미 경찰은 물대포가 설치된 경찰버스 등으로 겹겹이 바리케이트를 쳐, 국회로 가는 통로를 원천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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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이 경찰버스에 가로막히자 곧바로 노동자들과 경찰의 충돌이 시작됐다. 영하의 날씨 속에 물대포는 맹위를 발휘했지만 이에 대비한 듯 민주노총 노동자 200여 명은 감색 우비를 맞춰 입고 나와 경찰버스로 달려들었다.
전용철 농민의 사망 탓인지 경찰은 물대포만 발사하며 충돌을 애써 피하는 듯 했으나 우비를 입은 노동자들이 등장하자 병력을 직접 투입, 곧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약 한시간 여 동안 충돌이 계속됐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지 못했고 집회는 마무리 됐다.
***연이은 연말 일정 제시**
민주노총은 전국농민회 총연맹, 민중연대, 민주노동당 등과 함께 9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비정규권리보장 입법과 전용철 농민 사망을 규탄하는 제2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11일에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평화대행진, 17일 제3차 범국민대회 등의 연말 일정을 제시했다.
한편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벌어진 같은 시간, 바로 맞은 편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열렸다. 불의의 충돌을 염려한 경찰은 양 편을 철저히 갈라 놓았고 양 집회 주최 측 역시 참가자들에게 접촉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아 대한민국' 등의 '건전가요'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민중가요'는 양쪽 집회를 넘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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