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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전세대란'도 규제완화…부동산가 상승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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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전세대란'도 규제완화…부동산가 상승 부추겨

주거환경 후퇴 등 부작용 우려…재개발 분산해야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값이 27주 연속 오르는 등 전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정부가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단지형 다세대, 원룸 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주차장, 진입도로 등 건설기준이 대폭 완화되고, 사업자에게는 국민주택기금에서 건설자금으로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되는 등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가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공급 확대 정책은 당장 효과를 보기 힘든 '장기적 차원'의 대책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금의 전세값 폭등이 경제위기 대응책으로 정부가 확대적 재정-금융 정책을 쓰면서 유동성이 풍부해 짐에 따라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을 뿐 아니라, 재개발과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 급증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 확대 정책은 당장 효과를 보기 힘들 뿐 아니라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것.

뿐만 아니라 주차장 건설기준, 진입도로 폭 등을 대거 완화한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거환경의 후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대책인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전세값 폭등의 대안으로 '전월세 인상 5% 상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주택임대차 확정일자 신청시에 주택임대차계약서 사본을 제출하도록 하고 신고된 전세가액을 기준으로 5% 인상 상한제 도입(임대차기간 2년 기준)으로 하자는 것이다.

또 현재의 전세값 폭등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시작했던 뉴타운 사업 등 재개발, 재건축 이주 수요가 급증해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 이명박 정부가 23일 최근 전세값 폭등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프레시안

MB정부,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공급 촉진

국토부는 이날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을 촉진하기로 했다. 20가구 이상, 150가구 미만의 단지형 다세대, 원룸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자에게는 최대 5000만 원까지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로 건설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지형 다세대 분양과 임대는 가구당 최대 5000만 원, 원룸과 기숙사는 ㎡당 80만 원까지 대출해준다.

정부는 또 도시형 생활주택의 주차장 건설기준을 종전 '세대' 기준에서 '전용면적' 기준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는 주차장 면적이 종전보다 줄어들어 건축이 쉬워진다. 소규모 도시형 생활주택은 진입도로의 기준을 폭 6m에서 4m로 완화하고 상업지역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일반 공동주택과 혼합해서 짓는 주상복합 방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도시형 생활주택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전용면적 20㎡ 이하의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 소유자는 청약 시 무주택자로 간주해 보금자리주택 등 다른 아파트 청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런 규제 완화 효과로 연간 1만 가구 정도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용 60㎡ 이하에만 허용하던 오피스텔의 바닥난방은 전용 85㎡까지 확대해 사실상 중소형 오피스텔에는 모두 바닥난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업무용으로 취급하던 오피스텔을 사실상 '주거용'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주택 수 포함 여부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전세자금 대출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6000억-8000억 원 늘려 최대 5조 원까지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의 전세대출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1년간 한시적으로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거환경 후퇴…부동산가 상승 오히려 부추겨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도시형 생활주택 등 공급 확대책이 당장의 전세가 폭등에는 실효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주거환경의 후퇴, 부동산가 상승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차나 진입도로 폭을 대폭 완화해 주거환경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잇따른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은 땅값을 올릴 수 있다는 것.

또 공급 확대책은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서 2-3년 후에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1억 원 가까이 오르는 등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전세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연구실장은 "올 상반기에만 송파구의 전셋값이 22% 상승했고 과천이나 화성은 20~30% 올랐는데 정부가 대책을 좀 더 서둘러 내놓을 필요가 있었다"며 "공급 측면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은 6개월 내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 가을에 당장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이익 환수가 핵심

전세값 폭등은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과 별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23일 내놓은 대책은 최근 투기 열풍과 무관한 수요-공급 차원의 문제로만 '전세대란'을 보고 있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대책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 열풍과 전세값 폭등 모두 핵심은 재개발.재건축이다. 이명박 정부가 경기침체 상황을 부동산을 통한 경기부양을 통해 극복하려고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거 풀어준 것이 부동산 투기의 불씨를 지핀 셈이 됐다.

전세값 폭등도 이명박 정부의 대대적인 재개발 규제완화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단기간에 급증하여 잠재적 이사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이다. 또 재건축 소형주택 및 임대주택 의무건설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소형주택 공급부족 및 그에 따른 전세물량 공급의 부족 현상 발생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주택공급은 결과적으로 줄어든다. 주로 대형 위주로 물량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9일 내놓은 '서민 주거안정 대책'에서 현재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규제책을 다시 정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주택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완화는 가격 급등과 투기방지를 위한 예방조치를 먼저 강구한 후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전월세값 폭등에 대한 대안으로 '전월세 인상 5% 상한제' 도입을 주장했다. 또 전세금 및 월세를 주거비용으로 인정하는 '전월세 소득공제' 도입, 저소득층에 대해 최저주거기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대료 보조금 지급제도(주택 바우처) 제도 도입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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