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슬픔에 향이 피어오르듯
언어가 침묵으로 살아있는 공간이 내 안에 있을까
밥상 앞에 두고 왜 이리 초라한지
백지 위에 씌여진 행동하는 양심 자꾸 지운다
눈빛 하나면 족할 것을
눈물 한 방울이면 다 아는 것을
몸도 성치않은 장남이 올리는 꽃 한 송이
자꾸 떠올라 잠 못 이룬다
나이 마흔이 넘으니 양심이 때론 고통스럽고
처자식 생기니 행동 하나 하나 쉽지도 않다
사과 한 알 햇빛 받아 익어가듯이
바람 앞에서 그만큼만 마음 가는대로 살고 싶었다
운명따라 사는 것도 고달프지만
한 줄의 싯구에 나의 절망은 부질 없는 노래가 된다
내 나이 스무살 운명처럼 각인된 책 하나있어
당신이 가신 날 새벽이 다 되도록 마음 하나 피워보려
가슴 쓸어 안고서 백지 위에 버려진
행동하는 양심 쓰고 또 쓴다
조인선. 1993년 시집 [사랑살이] 1997년 문학과사회 [구두를 찿아서]외 3편 발표 2002년시집 [황홀한 숲]등. 현재 경기도 안성에서 한우 사육 |
DJ서거, 독자 기고를 받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18일 오후 1시43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서거했습니다. 향년 85세로 서거한 김 전 대통령은 오랜 민주화 투쟁, 50년만의 첫 정권교체, 외환위기 조기 극복, 분단 이후 첫 남북정상회담, 한국인 최초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한편 87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분열에 따른 지역주의 심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의 사회적 양극화 심화, 정권 말 잇따라 터진 측근 비리 등 부패정치의 미척결 등은 정치적 오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10년간 민주정부를 이끈 두 지도자가 세상을 떴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정치지도자가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됩니다. <프레시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된 독자 여러분의 기고를 받습니다. 기고를 다음 메일로 보내주십시오. 보내주신 글은 편집 과정을 거쳐서 <프레시안>에 게재됩니다. (inform@press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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